뱀발.
1. 주말 책을 빌리러 아***에 들러 시집몇권 삼국장 우*훈 책을 납치하다. 식사할 겸 간 곳이 목*홍탁집이다. 막걸리에 이야기도 달고, 단 이야기에 꼬들빼기같은 물음을 섞는다. 우리는 혹 멈춰서야할 지점을 빨리빨리 통과해버리려고 하는 것은 아닐까? 고민을 해야하는 지점에 서면, 그 고민을 애써 회피하고 싶은 것은 아닌가? 고민을 처리하는 습속이 어느덧 배여버린 것은 아닌가? 한겨레 신문에서 잠시 본 흔적은 내내 둥둥 떠다닌다. 어떻게 할건데는 없고, 누가 해결하겠지? 그리고 누군가 처리해줄 것이라고 굳게 믿는 것은 아닐까? 우리의 고민은 무엇인가? 진짜 고민은 무엇인가? 우리의 물음은 무엇인가? 우리 모임, 우리 단체...그 물음은 유사한 무늬를 지니고 있는 것은 아닐까?
2. 물음에 정지하는 연습은 어떨까? 절망의 바닥을 이야기하는 블랑쇼의 흔적은 무엇일까? 글쓰기 앞에 저렇게 묵직한 납덩어리를 둔 이유는 무엇일까? 희망을 이야기하지 말고 절망의 바닥을 살피라는 목소리는 무엇을 이야기하는 것일까?
3. 현실이라는 바다는 예상한대로 펼쳐지지 않는다는 평범한 진리. 그 진리는 대행업자가 로고스에 가득한 현인이, 경험많은 자가 풀어주고 이끌어주는 것이 아니다. 그렇게 현실이 예측가능하다면 그렇게 가는 것이 맞겠지만, 현실의 꼬리를 잡기에도 허둥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어차피 현실이 그러하다면 현실이라는 이무기가 움직이는 아래와 위를 가능한 한 넓게 잡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그리고 그 막다른 지점에서 보험업자같은 대행을 바랄 것이 아니라, 될 수 있으면 다른 처지와 위치, 관점을 모으는 것이 현실이라는 괴물의 행동의 반경을 가급적, 그래도 더 가시적으로 볼 수 있는 것은 아닐까?
4. 그런 이유로 물음에 맞닥뜨려 하여야 할 것은? 다르고 다르게 나누는 것이다. 머리도, 가슴도, 몸도, 마음도 모두모두 필요한 것이다. 갑의 관점과 을의 관점과 비추는 것이 다르면 다를수록 현실이란 괴물의 윤곽을 볼 수 있는 것은 아닐까? 그놈이 요동치는 범위를 알 수 있는 것은 아닐까? 지금 이대로, 대행만 바란다면...저렇게 저렇게 민**총처럼 괴물에게 상납만 하는 자멸의 길로 들어서는 것은 아닐까?
5. 취기는 오르고 깊이 물음을 찾지 못하며 흐른다. 몸의 연대에서 마음의 연대로... ...날이 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