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o o 8 년에 대한 작은 돌아봄 (3)

여기저기 생각뿌리를 두다보면 그것들이 한데 엉겨붙지 않는다. 이미 세상은 혼자 어쩌지 못하는, 할 수 있는 것이 별반 없는 사회다. 흐름이 생겨 몰려다니기엔 서로 정보도 많고, 갈 길의 갈래도 많다. 씨앗들이나 마음들이나 고민들이나 고생들이 몸에 붙지 않을 때, 혼자 감당해내는 것이 아니라 마음도 고민도 연애하듯 종자돈처럼 뭉치지 않을 때 할 수 있는 것이 별반 없다는 것에 절감한 해이다.

아마 경험이 많치 않아서일 수도 있겠다. 아니면 생각 또한 깊지 않아서일 수도 있겠다. 그런 부분은 경험을 쌓으면서 후에 되돌아볼 나머지를 둔다. 좁은 사고와 행동밖에 할 수 없는 지금에 비춰 돌아볼 뿐이다. 상상력이라는 것도 그것을 별반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이다.

아마 그동안 마음을 줄 필요가 없었는지도 모른다. 마음이 섞이는 것이 아니라 거울면처럼 반사되기 일쑤였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아마 마음이 전달될 수 있거나 온기처럼 따듯해지는 것이라고 호수 수면의 동심원처럼 퍼져나갈 수 있다는 느낌때문이었는지도 모르겠다. 늘 겉돌던 마음이나 생각들이 더 늘 수 있다는 가능성때문인지도 모른다. 현실은 늘 가능성보다 작게 되는 것은 알지만, 아마 갈피를 제대로 잡지 못해 이렇게 추스리고 싶은지도 모르겠다.

그런 면에서 머리의 의욕이나 기억이나 지식보다 몸과 가슴이 훨씬 더 적확하다. 하고자 하는 것으로 뭉치면 1년, 2년을 넘기기 힘들고, 가슴만의 연대는 무엇을 할지몰라 불만 태우다가 말 뿐이며, 몸의 연대는 진하고 오래가기는 하지만, 가슴과 머리를 만나지 못하면 외롭기 그지없고 울림없는 삶으로 지칠 수 있는 것 같다.

몸도 가슴도 머리도 서툴다. 몸이 더 서투르고 그래서 늘 마음주는 공부라도 해야할 듯싶다. 마음을 받아 챙기는 것도 서투르다. 지나간 뒤 한참에서야 그 마음들을 눈치채기도 하는 것처럼 느리다. 나란 울타리도 너무 좁게두어 영토확장을 잘하지 못한다. 어불성설이기도 하지만 너를 이야기한다는 것. 나의 울타리를 희미하게 한다는 말은, 지금 나를 넘어서는 일인지도 모른다. 머리에 머무는 것을 선언하고 마는 것일 수 있다. 아마 나를 아는 사람이라면, 아니 자신을 알아가는 나이긴 하지만.

일터에도 마음도 몸도, 마음을 섞기위해 이런 저런 시도를 해본다. 아마 거울면을 뚫거나 조금은 뜨듯하게 덮혀졌는지 모르겠다. 아주 조금 마음을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간간이 보였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그 속도보다 점점 커지는 외로움이나 각박함의 속도는 더 크다. 그 각박함보다 그 안의 따듯함에 마음을 섞는다는 일이 훨씬 위험하기 때문에 주저하는지도 모른다. 그 따듯함으로 각박함을 감싸 너머설 수 있다는 것이 훨씬 어려운 일이기에, 자칫 기우뚱하다가는 스스로 망칠 수 있는 일이기에 그 줄타기를 하고 있는지 모른다. 따듯한 온기에 한눈파는 순간 저멀리 또 다른 외톨이가 될지도 모른다는 수지타산이 더 익숙해서 일 수도 있다.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너무 작다. 하지만 덜 각박해지거나 최소한 미지근하는데 도움은 주었을지도, 저 넓은 대양에 물한방울 보탰는지도 모르겠다.

그 많은 따듯함의 연대에 몰염치했던 나이기에 아마 보지도 못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일터에 녹아있기보다는 외도의 마음들이 비치었기에 다가서지 못했는지도 모른다. 그만큼 스스로 서툰지도 모른다. 그 양쪽 사이에 아마 내가 있을 것이다. 이 또한 자신을 위로하는 해석이자 소회일 수 있다.

대학생 친구 한명만 있으면....청년 전태일의 한마디다. 세상을 뚫고 간다는 일. 혼자 해내야하는 일도 할 수 있는 일도 혼자 하는 일도 아니다.  마음을 담은 [몸-가슴-머리]의 연대가 불씨가 되지 않는 이상. 단 한사람의 마음도 녹일 수 없다. 그렇게 마음들이 응겨붙지 않으면, 가슴과 몸의 눈길을 느낄 수 없다면, 모임의 고독감으로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것은 아닐까? 따듯하지 못한 이유를 여전히 이들의 연대가 아니라 이 가운데 하나일 것이라고 추정하는 이상, 따듯해지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온기에 목마른 시절, 또 다른 찬바람이 불지 않기 바래본다.

하고싶은 것, 해야하는 것, 할 수 있는 것에 잠재되어 있는 혼자의 옆좌석에 같이나 함께를 태우고 이렇게 구분해볼 수 있는 것, 그리고 그것이 회자되는 2 o o, q(Q)년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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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운영, moim 3.0 그리고 우석훈, 소통 (酌)
    from 木筆 2009-02-16 16:54 
    1. 090214-15   +: 삶과 지금 고민의 연결, 방향성 있는 고민의 숙성. +: 평범한 주부를 대상으로 하며 기획의 결과가 미친 영향은 무엇인가? 자체 세미나로 삶의 결에 대한 고민, 방향의 결을 모을 수 있는 것일까?(초기 운영단위에서 목적의식은 공유되었는가? 강사와 대상과 이야기한 논제에 대해 공감하였는가? 대상의 의도와 추진주체의 의도사이에 어떤 차이가 있었나? 활동가 프로그램으로 접맥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