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1028 시민독서프로젝트(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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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엄마와 나]의 세미나에 앞서 '혹시' 하는 느낌이 든다. 나눌 이야기나 까칠함을 나누는 독서 모임상 전제를 건드린 전력이 있어 왔다는 점. [엄마와 나]에 빠져들고나서는 다른 관계나 관점으로 사라져버린다. 개인적 경험이 온전히 그 안을 휘젓고 다니게 마련이다. 혼자 읽기를 떠나 함께 읽게 되면서 느끼는 점의 요지는 접힌 글처럼 홀로관점의 흔들림이다.

2. 아빠와 나도 아니고, 아버지와 나도 아니고, 왜 엄마와 나여야할까?라는 물음에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함께 읽는 초입,부터 제기되는 문제는 오로지 책속의 [엄마와 나]의 바깥을 볼 것을 요구한다. 가정에 가족에, 혈연의 끈에 함몰되지 않는 딱딱한 무엇도 놓치지 말 것을 바라는 것은 아닐까 싶다.

3. 함께 읽는 독서 기획의 생각씨는 지역 사회단체에서 먼저 제기되었다. 그 노력들이 모여 그나마 제도권?의 공간으로 스며들고 공명하게 된 것. 기획의 마음줄기가 지금까지 온전히 이어지는 선상에 있는 것은 아닐까 싶다. 일전 시민지식네트워크라는 연결망으로 서울 수유너머를 중심으로 [부서진 미래] [KTX..], 비정규직의 문제를 가지고 사회적 독서를 시작한 바 있다.(먼댓글 참조) 개인적인 참여경험도 있구. 하지만 생각이나 마음들이 그곳으로부터 자라지 않음. 문제제기의 심오함의 연유에 대해 아쉬움이 많았다. 일회의 파고가 아니라 잔잔하지만 여파가 있지 못하는 안타까움들 말이다.  흔들리거나 자란 마음들이 뭉쳐지지 못하는 싸락눈같은 상황들. 뭉글뭉글해지거나 아직 그렇게 마음들이 따듯해지지는 않은 상태란 잠정적인 결론을 내리기도 하였지만 말이다.

4. 책선정 과정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들었다. 있는 사실을 드러내는 것도 은연중에 저어했던 것, 하는 것은 아닐까? 위축되어 있는 것은 아닐까? 그대로 드러내고 나누는 것에 익숙하지 못한 것은 아닐까? 어쩌면 읽는 대상들을 지나치게 염두에 두는 것이 우리는 아니였을까? 이런 속내를 들었다. 동화읽는 어른모임, 도서관운동하시는 분들의 내공도 섞여있다고 한다.

5.  (2)의 이런 선밖의 전제, 서로 다른 가족사를 염두에 두고, 가족으로 품을 수 없는 다른 제도와 문제를 안고 저자의 시선으로 녹아들어가는 것이 더욱 좋을 것 같다. 이것이 일차 함께 읽고 나눈 소회이다. 이차 모임이 있다면 또 다른 관점이 녹아날 것이다. 한편 다른 생각을 해본다.  이 사회는 어쩌면 [때문에]를 달고 사는 것은 아닐까? 엄마때문에, 아빠때문에, 잘되지 않은 것에 누구탓을 많이 한다. 부모를 잘못만나서 이거나, 시류에 회자되는 조부모의 재력까지 아이키우기에 동원령을 내리는 세상을 보면, 그 탓에 너무도 익숙하게 만든다.  그것이 불화로 커지고 트라우마로 자라고 그 경계를 넘어서지 못하고 서로 짓누르고 살아가는 것은 아닐까? 우리의 엄마가 아니라 우리의 아빠가 아니라 늘 내아빠 내엄마만 되는 것은 아닐까? 그 손짓을 홀로서거나 함께서는 나와 너가 아니라 늘 너때문이라고 손가락질 해왔던 것은 아닐까 싶다.

6. 책을 읽다보면 따듯한 가정, 따듯한 엄마,아빠를 압박하며 살아지게 만드는 사회 속에,  엄마, 아빠를 가슴에 따듯하게 품어보자는 것이 저자의 평화의 마음은 아닐까 싶다.  왜 나를 낳으셨나요가 아니라 함께 세상을 살아가는 동료로서 그 숱한 덫과 트라우마을 따듯하게 품어 넘을 수는 없는 것일까? 책 속에 행간을 보며 아픔과 슬픔을 가져온다. 아파하고 슬퍼하고, 그 상처를 서로 보듬고 어루만지지 못할 때, 또 다른 시선을 길러내지 못하면 그 역시 함께하는 독서의 의미는 퇴화하는 것은 아닐까? 하나의 책, 하나의 달을 보며 비추는 만개의 생각과 느낌을 나눌 수 있다면 그래도 이 한밭은 그래도 따듯하지 않을까 싶다.  081211 아*** 책방 아홉분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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