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퍼의 그림을 보면 대부분 시선이 그림 밖을 향하고 있다. 그리고 숲은 건물과 대조적으로 어둡고 침침하다. 그 시선과 밝지 않음은, 밝더라도 응시한 시선으로 인해, 어긋나는 시선으로 인해 다른 무엇인가를 이야기하려 한다. 침침한 곳이나 문이 있는 곳도 여전히 손잡이가 없어 어둠이나 침침함이 도사리고 있다. 사람의 시선이 없는 곳은 건물의 시선이나 영문자막의 시선이 있다.

 이렇게 시선과 침침함, 그리고 대조되는 밝음을 섞다보면 어느새 과거의 시간과 지금을 벗어난 시간이 한 공간에 섞여있는 것은 아닐까 싶다. 시간을 이렇게 가두어두거나 멈춰두거나 서성이게 만드는 것은 아닐까 싶다.

뱀발. 급히 서울 출장을 가는 바람에 흔적을 남기지 못하다. 그림책 세권을 주말에 보다. 익숙한 그림들일텐데 잘못 알려진 그림들도 있는 듯하다. 독서로 분류된 그림은 자세히 보면 편지다. 호텔방이란 그림말이다.  곰곰 거듭 음미하다보니 시간을 품는 화가로 둔다. 실제 그림을 대면하면 또 다르겠지만, 보통의 그림 소개에 이어 좀더 많은 그림들이 있어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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