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무너뜨리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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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림 송년모임 날. 식구들이 먼저가구. 일터 동기와 저녁을 먹구 움직일 요량을 한다. 몇순배하니 술이 얼콰하고 움직이지 말아야지하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그리고 대물림 사람들 얼굴 기억이 긴가민가 하며 깨니 옷을 입은 채이다. 안해가 하는 말. 왜 이리 술을 많이 마셨어. 오는 길 차에서 내리려고 하지 않나.?   가려고 하지 않았는데 가고, 대물림 식구들에게 나누고 싶은 마음들이 잔뜩인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게 대면하고 싶은 것은 아닌 것도 사실이구. 하지만 그렇게 대면하는 것이 나이다. 챙피하고 부끄럽다는 사실보다 그것이 나인 것. 자존심을 세우는 나의 경계가 아니라 그렇게 경계가 희미한 것도 나. 경계가 무너진 것도 나일뿐.

그렇게 생각해본다. 추스리는 나. 망가지기를 저어하는 나의 정체가 아니라 희미한, 무너지는 나에 대한 연민을 해본 적은 있는 것인지 말이다. 추스리려는 생각뿐은 아니었는지? 망가져 의탁해본다고, 내가 되지 않는 것은 아닐런지?  일터 일로, 힘든 동료를 생각하며 챙긴다는 것이 오버였겠지만 그렇게 챙겨주지 않으면 되지 않을 것 같았다. 정작 나도 챙겨야 하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지만, 어제까지는 그렇게 챙겨야 했고, 죽음의 문턱에 간 동료의 삶에 대한 문제도 진지하게 얻을 수 있음이다. 어제의 한순간이 그에게도 나름 의미가 있었을 것이다. 나의 흐릿한 동선에 대한 측은지심도 든다. 뱉어내지는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왜냐하면 늘 그런 나를 뱉어내었다는 점이다. 그렇지 않음에도 말이다. 이 소리가 더 망가지겠다는 것은 아니겠지. 그ㅡ렇게 추스리려고 하니 더 망가진 것인지도 모르겠다는 점이다. 맛이갈 분위기의 날에 대한 예상력이 높아진 것인가? 굳이 나를 이기려고 하는 마음은 줄어드는 소리인지도 모르겠다. 나의 경계를 흐릿하게 놓아본다. 흐릿흐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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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발.

1.

이어서 흔적을 남기려니 부끄럽고 중딩은어로 뭐한 이야기다.  최근들어 술도 약해지고 마음을 가누지 못하는 경우가 늘었다. 여성분들이 읽으면 마초같은 이야기일수도 있지만, 많은 속이야기 듣고 나누기에 뒤풀이 만한 것이 없다. 그런데 어찌하다보니 듣거나 고민들을 품는 습관이 부쩍 줄어들었다 싶다. 말들을 흘려버리거나 품기보다는 밋밋함들이 스며들면서 기억이 중동나는 경우들이 생긴다. 극히 개인적인 이야기지만 솔직히 말해 연민보다 지금 흔적을 남기는 와중에도 추함으로 규정을 짓고 있는지도 모른다. 술먹고 취하는 이야기를 하자는 것이 제정신이냐고 되물음도 할 수 있겠지만, 아니 다 그런 것이라고 경계를 넘은 분들도 있겠지만 그렇게 생각끈을 부여잡는다.

2.

나에 대한 알량함이 더 고개를 내민다. 알량한 나. 술마시고 중동난 기억을 쯧쯧하고 용서하지 못하는 나. 알량한 자존심으로 그대로 들여보지 못한다. 어쩌면 그 자존심이 나를 더 흔드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불쑥들어 이렇게 커밍아웃하는지도 모르겠다. 형 몸 좀 챙겨하는 소리도 듣지 못하고 그렇게 나대는 스스로에 대한 조심인지도 모르겠다.

3.

술권하는 사회가 아니라 술마시게하는 사회에 대한 반푼의 치기인지도 모르겠다. 무슨 세상을 핑계삼아 술만 마시냐는 핀잔을 부르는 이야기인지도 모르겠다. 하여튼 나에 대한 경계선을 흐릿하게 하고 싶은 마음에, 혼자 고민을 감당하고 싶은 생각이 추호도 없기에 이 수작을 거는지도 모르겠다.

4.

어쩌면 술을 빌미로 해서 너-나의 생각점을 만들고 싶긴한데, 늘 어처구니없는 나날이 이어지는 것은 아닌가하는 되짚음일 수도 있겠다. 꾸미고 치장하는 것에 결벽이 있는 나로서, 단무지에 익숙한 공대생의 순수로 유혹의 기술이라곤 도무지없는 나에 대한 반추이다. 그게 좋다. 우물에 들여다봐도 그게 좋다. 거기에 화려한 무늬를 수놓고 싶지 않다.

5.

어쩌면 나에 대한 결벽에서 벗어나고 싶은지도 모르겠다. 나의 경계를 이쁘게 수놓고 화장하고 너에게 주고 싶은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이런 나를 즐겨쓸 너들을 만나고 싶은지도 모르겠다. 생각매듭을 맺고 싶은지도 모르겠다. 늘 나에 대한 메아리를 듣고 싶은 것이 아니라, 너에게 공명으로 스며들 수 있다면, 그렇게 나를 버리고 싶은 것인지도 모르겠다. 나를 만개의 조각으로 낼 수 있다면, 그렇게 내 생각마디를 너에게 보낼 수 있다면 하구 말이다.

6.

근자에 들어 [나무] 생각을 많이 한다. 나무-나무가지-나무잔가지로 스며드는 나무의 경계에 대해  말이다. 나의 몸짓 마음짓 손짓 마음짓 발짓 마음짓이 그 잔가지의 경계를 넘을 수 없음에 대해서, 그리고 너의 몸짓 손짓의 한계에 대해서도 말이다. 생각을 섞고 싶은 짝사랑은 너:나의 장벽만큼 크다. 늘 되돌이표 :ㅣㅣ 로 돌아오는 현실에 분개하는지 모르겠다.

7.

지키는 나. 알량한 자존으로 나가 밉다. 스며들지 못하는 주춤하는 동선과 경계, 마음의 경계가 울타리를 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버리지 못해 얻지 못한다는 생각을 많이한다. 나에게 금을치고 선을 긋고 해서 더 그런 것이 아닌가? 그래서 술에 넘어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버무린다.

8.

어쩌면 마음맞는 소리를 하고 싶은지 모르겠다. 눈빛만 봐도, 무슨 생각하는지, 무슨 의도를 가지고 있는지, 무슨 고민을 하고 있는지 그렇게 동하거나 통하고 싶은 이를 소유?하고 싶다는 욕심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아니 소유가 아니라 욕심이 아니라 찌릿한 연결망(신경망)을 갖거나(있거나), 서로하고싶은 욕망이 자랐으면 하는 연유인지도 모르겠다.

9.

외로운 나를 지키기가 힘들다. 더 이상 외로워지고 싶은 생각도 없다. 생각의 경계가 차마고도처럼 넓게 마음광장을 자리보전하고 싶지 않다. 나를 버릴 수 있다면, 무너지게 한다면. 외로운 나의 실선에 물꼬하나 터뜨려 너로 이을 수 있다면, 외로운 나의 경계가 점선으로 된다면 너-나들이를 할 수 있다면 마음들이 자승으로 자랄 수 있는 것이라면... ...

10.

마음들에 삼팔선이 없다면, 생각매듭이 여물고 자랄 수 있는 것이라면, 마음매듭도 그렇게 키울 수 있는 것이라면 내마음도 네마음도 섞이고 연애할 수 있는 것이라면, 사유가 아니라 공유하는 것이라면, 거기에 눈물한점 섞고 아픔한점 섞고 잘 버무릴 수 있는 것이라면 ... ...

11.

지키는 나이거나 선명한 나의 경계를 지운다. 지우개로 지워 너의 실선들과 만날 수 있다면 끊임없이 높아만지는 너의 성을 무너뜨릴 수 있다면, 너의 성으로 잠입할 수 있다면, 나를 보이지 않게 만들어 너의 실선이 점선으로 변할 수 있다면... ...

12.

일곱살박이 어린이로 돌아가, 마음들이 너-나의 점선으로 숨바꼭질할 수 있다면, 나이가 서른, 마흔, 쉬흔, 일흔이지만 마음들은 모두 일곱살 어린이라면, 그렇게 너-나 속을 뜀박질하고 온통 네것이 내것이라면, 내것이 네것이라면...마음이나 생각매듭은 늘 어려질 수 있는 것이라고, 더 어려져 뛰놀 수 있는 것이라면, 너와나의 경계조차 의식하지 않을 수 있는 것이라고... ...

13.

마음 a, 마음 b, 마음 c....를 해방시키지 못하고, 구속시키는 자본중독사회의 아픔이란, 그것을 노예처럼 부리고만 있는 아둔함이란, 그것을 해방시키고 연애하지 못하게 하는, 마음a-b가 만나 마음자식을 낳지 못하는 현실이란, 생각꽃술과 생각나비가 만나 생각꿀이 생겨 꿀단지에 보관할 수 있다는 사실. 생각이 늘 지적재산권이 있는 것처럼 보호본능에 익숙한 시대란, 생각과 생각이 스칠뿐 만나게하거나 만날 필요조차 느끼지 않는 시대의 속도를 보면 늘 아프다. 생각과 생각이 연애할 수 있다면, 사유의 공간을 빠져나와 너-나의 울타리를 벗어나와 연애할 수 있다면, 꿀이 되거나 사과가 될 수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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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개인소유를 벗어난 생각이나 마음들은 성차별도 없고, 성도 없다는 사실. 나이를 넘어서고 계층을 뚫고 계급을 뚫고

15. 연애시키고 싶은 마음이나 생각이나 고민있으시나요?  혹시 방목하고 있는 마음들이나 생각들은?  소장하고 싶은신 것이 아니라 내것으로 움켜쥐고 싶은 것이 아니라 너-나만의 비밀이 아니라 너-나-나-너로, 스쳐지나치는 것이 아니라 패스트가 아니라 슬로우푸드처럼 직접 만들고, 누구나 보게할 수 있나요? 그래요. 만나면 마음뿌리, 생각뿌리있는 심변잡기들을 나누죠? 그것들을 밀실에 두는 것이 아니라 광장으로 내보내는 겁니다. 파릇파릇 뛰어놀며 연애할 수 있게 말입니다.

16.

생각을 잇다보니 신身변잡기보다 심 尋沁審心 변잡기가 낫군요.  몸신을 둘러싼 실선이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그것보다 마음심이나 찿을 심이나 살필 심이나 스며들 심이 훨씬 넉넉하고 점선이 많아 보기 좋군요. 실선으로 둘러쌓인 돈이나 아파트, 주식, 옷, 화장품, 로또보다 속썩이고 애타고 마음탄 것들 말입니다. 연애1)하지 마시구 연애2)하세요.

17.

1)과 2)가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구요. 그럼. 1-14번까지 다시 읽으세요. 이해될때까지, 그리고 15. 16.을 보시면 이해될겁니다. 아니면 또 다시 1.이나 먼댓글을 보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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