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를 그어 소유하는데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 데 이 목적이 있다는 것이 흥미롭습니다. ]  
     



[윤증고택 홈피에서 가져옴]


후기의 금을, 아니 밑줄을 장난삼아 그어봅니다. [경계] [소유] [관계] [벽]...

아마 사람은 하루에 숨을 팔만구천몇번 쉰다죠. 후기를 보다 딴 생각을 해봅니다. 아마 우리가 하루(의식-반의식-무의식, 반의식은 뭔지 모르겠지만서두--낮술상태인가??)에 직선을 팔만팔천몇번을 본다고 칩시다. 어릴 때부터 누적된 직선은 아마 차곡차곡 마음 어느 한구석에 쌓이지 않을까 합니다. 그리고 억지를 부려봅니다. 이런 직선이 자연을 닮은 선에 하루 팔만번을 노출된 친구와 만나 연애를 한다고 해봅시다. 아마 직선은 늘 곡선을 찌를 겁니다. 이곳저곳. 2급수에 사는 물고기에 1급수에 살 수 없듯, 2급수 직선은 1급수 곡선을 망가뜨릴지 모릅니다. 곡선은 직선으로 바뀌어야 살아남을 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온통 직선으로 가득찬 냇가는 3급수, 4급수로 망가져 1급수인 곡선도, 2급수인 직선도 살 수 없을지 모릅니다. 자연에 대한 치유력은 아마 직선을 품은 곡선들이, 직선에 상처난 곡선들이 더 유리할 것입니다. 편안하고 따듯한 선들은 아마 이렇게 바쁜 직선에 맞지 않는다고, 더 날카로운 직선을 들이대는 녀석들에게 핀잔을 받을지도 모르지만, 직선의 생명력은 늘 파닥거리다 맙니다. 그래도 어릴 적 곡선의 아우라와 동산을 내달리던, 곡선의 세례를 받은 사람들은 치유의 능력을 회복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렇지만 날카로운 직선에 끊임없는 압박을 당하는 우리 아이들은 차마 장담을 할 수 없습니다. 뾰족한 직선들이 만나 표독한 칼끝이 될는지도.. 상상조차 하고 싶지 않지만...

한권의 책들을 마음에 가져와 봅니다. 소유가 목적이 아니더라도 늘 경계짓고, 선을 긋는데 익숙한 일상들을 되돌아봅니다. 사람들 사이를 늘 직선으로 경계짓던 나날들. 사람으로 아프고 사람으로 슬픈 경계의 직선을 사람으로 기쁘고 사람으로 넉넉한 곡선으로 두면 어떨까요. 그러지 못한 스스로 돌아보며 자책하기도 하지만, 그 경계의 곡선을 구멍 숭숭나게하거나 햇볕 스며드는 한지이거나 마음 들낙거리는 경계의 점선을 생각해보면 어떨까요?

나에 대한 애착이 강하면 강할수록, 경계가 강한 듯 보이는 사람이 약하다죠. 너와 경계에 너가 스며들면 들수록 곡선으로 닮아간다죠. 경계가 허물어진 담엔 관계의 꽃이 핀다죠. 관계로 시작한 나날과 일상. 그것이 늘 나날을 포위하여야 한다는데... ....

그러고보면 시도 음악도, 미술도 조각도, 인문도 철학도 경계를 긋고 소유하려는 욕심이 너무 강한 것이 아닌가 합니다. 모두 네모난 직선이거나 날카로운 직선만을 고집하고 있는 것은 아닐런지요. 그 녀석도 흐물흐물 허물어져야 할터인데. 미학모임 그렇게 날카로운 직선의 성들을 무너뜨리는 재미를 느껴보면 어떨까요.    몇꼭지 생각이 스며들어 흔적을 남기네요.  

후기도 누가 독점하거나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죠. 한참 명사형이냐, 동사형이냐가 유행했죠. 아니 지금도 관계지향인 동사형이 우리코드에 맞는다고 하며 그런 책들이 나온다죠. 그런데, 우리에게 맞는 것은 부사나 형용사형이라면 어떡하죠. 아마 부사형이 더 적절할 겁니다. 전통한옥의 벽이 그런 것처럼 관계에 박자와 멋을 부려주는 그런 것 말입니다. 아마 동사와 명사를 타고넘는 그런 맛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우리 체질에도 맞고, 우리 정서에도 맞고....음 그러면 여기 후기도 그러면 안될까 싶기도 합니다. 더 늘이거나, 보태거나, 고명을 위에 살짝...그런 것을 보면 저도, 당신도 우리도 직선의 소유의 경계안에 사는 우물안의 올챙이임에 틀림없는 것 같아요. ㅎㅎ.  그냥 횡설....날이 싸늘합니다. 건강유념하시구요.

 뱀발.  지난 주 미*모임 후기에 덧글을 단다. 내용과 형식, 내용-형식의 경계는 없다. 그것을 발딛고 넘어선 것들이 우리에겐 많다. 판소리든 산조든......그런데도 중독된 머리는 다 버리고 다른 것에서 제것을 찾는다. 그리고 나같은 인간은 관계를 다버리고 나를 찾는다. 그 나란 것이 온전히 너로부터 인한 것임에도 그래서 생각도 몸도 마음도 관계도 비좁은 직선의 틈바구니다. 명사란 사상에 중독되어 동사도 형용사도 부사도 어쩌지 못하는 부끄러움이나 자화상만 잔뜩 겹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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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목재신문에서 가져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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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울 2008-11-25 17: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정합니다.하루에 숨을 이만삼천사십번 쉰답니다. 혹 틀릴지도 몰라 다시 찾아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