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두. 접힌 부분이 길으니 다 읽으려하지 마세요. 말씀드려도 다 보지 않으시겠지만 서두.

0. 문자를 받고 오랫만의 빈시간?(사실 그렇지 않았지만). 종강이려니하고 미안한 마음을 무릅쓰고 묵자 시간에 닿으려고 한다. 낮시간 옆의 책 뒷표지에 꽂혀(아래 첫 접힘), 서문을 칙칙한 버스안에서 안경을 벗어가며 읽는다. 가을하늘처럼 선명하기만 한 윤교수님의 다듬고다듬은 글은 늘 간담이 서늘하다. 몇 꼭지 흔적을 남겨둔다. (두번째 접힘)

1. 정신병을 자아-아버지-어머니의 트라이앵글에 가두어 두려는 노력은 허사란다. 라캉에 대해서도 그러하다.(그러니 지젝은 불안하지 않겠는가? 쌓아올린 탑들이. 논의가 확장되거나 다른 쟁점들이 없는 것을 보니 아쉽다.) 아버지의 깊이나 어머니의 깊이나 자아의 확장에 대한 개념없이 환자라는 병실안만 생각하는 프로이트류의 정신분석이나 진단은 별반 쓸모없으리라는 이야기.

시대의 우울과 병리는 안녕한가? 출산율 최저와 자살율 최고, 어린아이어른들 할 것없이 최다우울을 앓고 있는 첨단병리자본주의 속에 우리는 살고 있다. 아니 살아지고 있다. 끊임없이 살아지는 우리의 트라이앵글 속, 일터-그것에 대한 욕망과 소비-자본의 삼각연대 속. 우리는 길들여진 우울증만 앓고 있는 것은 아닌지. 그 출발점을 문제삼는 사람들이 많다. 옆의 가타리도 아래의 [나와 너]란 책도. 그리고 일상혁명을 이야기하는 부류도 그런면에서 마찬가지다.  국가와 가족이란 틀을 넘는다. 생각과 이론이...아니 이미 울타리를 타넘고 저 멀리 도망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단지 지금여기로 가져오지 않으려는 두려움들 때문이겠지만, 이렇게 주춤거리고 어쩔 줄 몰라하는 방황때문이기도 하겠지만 말이다.

  

>> 접힌 부분 펼치기 >>

 

>> 접힌 부분 펼치기 >>

 

 2. 우리는 감동하지 않는다. 더이상 떨어지는 낙엽을 보고 깔깔거리거나 숙연해지지 않는다. 산더미처럼 쏟아지는 선물과 상품에 뭉클할 뿐이다. 끊임없이 그것을 소유해야만 마음이 놓인다. 이미 마음은 사소한 것을 위해 쓰는 능력을 잃어버렸는지도 모른다. 마음이 누적되어 쌓이거나 때로 숙성도 되고 발효되리란 생각조차 금기이다. 신을 핑계로 이야기한다. [그것]이 천지인 세상에 [그것]을 가지려하지 말고, 마지막 음표처럼 남아있는 낙엽에 온몸이 얼어붙는 그 무엇에 대해 이야기한다.

갇혀진 늘 움직이는 생각의 울타리. 몸의 울타리. 쾌쾌하고쾌퀘하고 퀘퀘한 동선의 테두리. 우울만 양산하는 그 울타리의 경계에서 벗어날 것을 주문한다. 살아지고살아지고일백번 살아지고에서 살아가고의 회복에 대해 이야기한다.  '새로운 삶'이나 살아가는 것의 치유는 의외로 스스로 벗어난 '너'를 대면함으로 치유될 수 있다고 말이다. 문득 나를 주춤거리게 하는 '너'의 아름다움들이 당신의 가슴을 채울 때 '너'를 끊임없이 갈망하고 욕망하게 된다고, 늘 주체할 수 없는 기다림이 우울을 대신할 것이라고 말이다. 나눌 것이 없는 시대. 관계를 만들지 않는 시대. [그것]에 걸려넘어져, [그것]의 늪속에 더욱더 힘어주어, [너]를 품거나 숙성하거나 삶의 엇박자에 대해 말할 엄두도 내지 못한다고... ...말한 것에 사로잡혀 말하려고 한 맥락은 소거된 채, 말한 것만 상품처럼 유령처럼 돌아다니는 세상들... ...

 

 

 

 

 

 

 

 

>> 접힌 부분 펼치기 >>

 3.   선악혼합설. 마음. 1.2와 달리 나누지 않고 접근하는 방법이나 흔적은 어디에 있을까? 늘 '너'가 먼저 있던 것은 아닐까? 너 가운데 나. 들척임들이 풍요로운데 눈짓한번 주지 않아 되려 복잡해지는 것은 아닐까?  겹쳐 생각이 든다.

 

 

 

 

 

>> 접힌 부분 펼치기 >>

 뱀발.

1. 곧 묵자가 출간된다고 한다. 기세춘선생님의 방대한 저작의 출발은  묵자의 삼표론 가운데 관기중국가백성인민지리(국가와 백성의 이익에 맞는지를 살펴야 한다)라는 문구의 백성, 인, 민에 대한 궁금증에서 시작했다고 한다. 그에 대해 개념의 차이를 연구하게 되면서 전반적인 재검토에 들어가 연구에 진전이 있었다고 한다. 문익환목사 15주년기념식에 다녀오시고 내려와 하신 강의 뒤풀이에 하고싶은 말씀들이 많으시다. 당부도, 주문도...기업의생리,자본의 생리에 대해 치밀하고 세밀할 것을 요구하시기도, 스킨십도, 뒤풀이이야기도...4.19뒤 지식인들의 정신적 후유증에 대한 이야기도.. 하지만 문화적인 공백이 있다 싶다. 좁히지 못하는, 깊어지는 방법도 몇개의 천이 있고 건너야 하는 듯 싶다. 돌아와 책들을 더 들척이다 잔다.

2. 나-너보다 너-나가 낫지 않을는지. 독백이다. 하물며 삶에 까지 개천을 넘는다는 일은 더구나. 그럴까..아닐까...그럴까...


댓글(4) 먼댓글(1)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1. 너와 나, 그리고 정신의 임신과 출산(作)
    from 木筆 2008-11-14 09:01 
                  0. 술을 핑계로 서경석과 대담집까지 김상봉님 책을 빌리다. 가볍게 달림 마실을 다녀오고 읽다. 미리 마음에 있던 책들이긴 하지만 펼펴 관심 장에 눈길을 주는데, 맴맴 도는 박동환, 함석헌, 한용운까지 이어진다. 고개도 끄덕여지기도 하고, [나와 너]에 대한 부분, 함석헌의 참나, 참삶 등 스쳐지나간 말들이 상기된다. [나와너]의 부분은
 
 
밀밭 2008-11-13 2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영혼의 새' 제가 차용해도 될까요? 글을 읽다가 이거다 싶어서요.

여울 2008-11-14 09:19   좋아요 0 | URL
본문에는 별반 좋겠쓰이지 않았네요. ㅎㅎ. 제 것이 아니라 부버님 것이네요. 아마 맘대로 쓰시라고 하겠죠. .ㅎㅎ

파란여우 2008-11-13 2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길어도 읽을건 읽지요.ㅎㅎㅎ
근데 지금 마루 전구가 흐릿해서 내일 바꿔달고 읽을 겁니다.
어쩌면 아침나절에 읽을터이니 숨기지 마세요.

감동을 모른다는 부분에 찔려서 계속 읽어야겠다는 전의에 불탄.^^

여울 2008-11-14 09:20   좋아요 0 | URL
댓글 달지 않았으면 객적은 소리일 것 같아 숨길지도... ... ㅎㅎ 아닙니다. 전의를 불태웠다니 더 더욱 증보를 해야겠다는 전의가 불끈...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