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터에서 생긴 저녁약속을 휴식을 핑계로 건너넘다. 그러니 생긴 짬. 조금 더 늘려서 놀아주어야겠다 싶다. 나오다보니 어제와 거의 같은 시각. 업힌 별을 세시방향으로 토라져 달아나있는게다. 처언천히 몸을 녹이는데 녀석들이 마음에 걸린다. 목련잎은 살랑. 느티도 살살 흔든다. 다리를 거쳐 준비되었네요 하는 신호들. 허리로 이어져오지만 참는다. 좀더 즐기고 싶단 말야. 빨리달리고 싶은게 아니란 말야.라구 되신호를 보내는게다. 마음과 몸의 실갱이는 어김없이 실룩샐룩. 갑천에 이르러서야 무지개빛으로 드리워진 잔영을 보고나서야 편안해진다 싶다.
반달 언저리에 있는 달은 배가 조금 부른 듯하다. 녀석이 부른 배 속에서 무엇을 꺼내어둘까? 그래 아마 저 별들을 품고 있었을게다. 그래그래서 반달이 또 다른 녀석을 품고 있어, 아마 저 토라진 녀석이 삐친 게다. 그래 그렇게 별들을 낳고, 별은 마음을 실시간으로 이렇게 전하고 있는지도 모ㅡ를 일이다. 어쩌면 달은 세상이 너무 외로워 별을 품고 낳고 낳고 하는지도 모른다. 그 마음을 아픔을 아는지 모르는지... ...
음~ 이렇게 별들 가지고 장난치니 신파조 삼류같다. 어디 몽룡이나 춘향이라도 있었으면, 삼류낭만이라도 있었으면 한다 싶다. 신파도 없는 세상이라니...
돌아와 마눌의 막걸리 한점 소식, 아해들과 우르르 몰려가 썰렁개그에 단웃음꽃으로 한참을 보내니 얼콰해지고 푸성지는게다. 술도 오르는게다. 까르르 까르르 그래서 아이들 순수가 좋다. 세상때를 그나마 벗겨낼 수 있음이 고맙고 희망이 있는게다. 오늘은 양주 走酒 를 食한 셈이다.
갈때 5.5k 34' 올때 5.5k 29'
뱀발. 큰딸래미를 데리고 갔다. 농담도 주고받고 어쩌면 아이들은 어른처럼 오묘하지가 않아 편하다. 몇번의 웃음과 춤, 기뻤던 것들이 섞이면 스르르 응어리들이 녹아내리는 것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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