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할 얘기는 세 가지에요. 현실순응, 우리는 하나다, 돈 벌고 경쟁해라. 이 세 가지가 스포츠를 둘러싼 가치, 어려운 말로 하면 이데올로기죠.
‘우리는 하나다’를 다른 말로 하면 국가주의, 돈 벌고 경쟁하라는 자본주의의 가치를 얘기해요. 특히 경쟁은 미디어와의 결탁과 연결되죠.

대부분 물어보면 프리미어리그가 가장 잘 한다고 얘기하죠. 그렇게 가정을 하고 얘기하죠. 사실 그렇지 않아요. 잉글리쉬 프리미어리그, 스페인, 이탈리아리그, 독일, 프랑스 등의 리그가 있는데 제가 어렸을 때만해도 독일이 가장 잘했어요.
차범근과 박지성을 비교를 해요. 비교가 안 되요. 차범근은 당시 전설이었어요. 프리미어리그의 긱스정도였죠.
아시아사람들은 프리미어리그가 잘한다고 생각하죠. 프리미어리그를 가장 많이 접하기 때문이죠. 프리미어리그가 잘해서 중계하는 것이 아니라 시차로 봤을 때, 프리미어리그보기가 가장 맞아요. 직장인들이 퇴근하고 맥주한잔 먹고 들어와서 보기 딱 알맞은 시간이죠.
결국 이것도 아까 말한 보는 스포츠, 미디어 때문에 그렇죠. 축구가 미국에서 인기 없는 이유가 축구만큼 비효율적인 것이 어딨어요. 45분까지 광고 못하잖아요. 쿼터제로 가자는 얘기가 있어요. 미국의 자본주의적 가치와 유럽의 전통이 충돌하죠.
스포츠에서는 영웅이 나와요. 운동 잘 하니까 성공하는구나. 열심히 하면 언젠가 성공한다. 그런데 확률적으로 아무리 열심히 해도 박찬호같이 되기는 쉽지 않죠. 스포츠는 일단 잘나가는 사람을 보여주는 게 재밌죠. 결국 돈 벌고 경쟁해라는 가치로 가는 거죠. 자본주의와 관련해서 대기업의 손해와 이익에 민감하죠. 세계 축구협회 회장을 누가 뽑나요. 실제 이면에서는 아디다스가 뽑아요. 아디다슬러라는 사람이 회장인데, 아디다스가 피파와 끊임없이 관계를 맺으면서. 월드컵 공인구는 항상 아디다스죠. 독일기업인 아디다스가 추천을 하죠. 독일의 이익을 반영해야 하죠. 그래서 공을 치는 힘이 쎈 유럽의 이익에 유리하도록 추진력이 강한 공을 만들어요.
나이키가 아디다스 공을 무력화시키려고 심열을 기울여 만든 것이 골키퍼의 장갑이에요. 끊임없이 나이키와 아디다스의 대립전이 되는거예요.
박찬호가 텍사스에서 뛰었던 홈구장을 도요타가 샀어요. 이름을. 이름만 30년 바꾸는데 얼마나 들었을까요? 2700억을 주고 이름만 바꾸죠.
우리가 알고 있는 구기종목 중에 영국에서 만들어지지 않는 구기종목이 뭐가 있을까요? 야구 빼고, 전부다 영국에서 나와요. 이것은 영국이 전 세계를 점령했던 것과 일치해요. 육상과 수영은 인간의 원초적인 거잖아요. 구기와 육상수영 빼고, 레슬링이 있죠. 사격, 사이클, 체조 등이 있죠.
종목에서 보면 레슬링은 고대 그리스에서 나온거에요. 레슬링은 원래 전 세계적으로 세계의 종목이 있어요. 그레꼬로만형-목과 상체만, 자유형, 목만 잡고 하는 레슬링 이렇게 세 종류가 고루 인기가 있는데 세 번째 것은 그리스에서 나온 게 아니라 빼요. 체조는 독일에서 나왔어요. 사격은 중세의 유럽적인 가치죠. 사이클은 다른 종목과는 달리 기계를 사용하는 거죠. 사이클 보다 더 기계를 사용하는 것이 뭐가 있을까요? 프랑스에서 일어난 산업혁명을 얘기하고 있어요. 자본주의에 대한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스포츠가 사이클이에요. 자신들의 가치가 나타나요.
스포츠에선 인종차별적인 묘사가 많죠. 백인인 샤라포바의 화보에 따라붙는 수식어는 테니스의 요정이면서 세계링크 1위 비너스 윌리엄스의 옆에는 야수의 포효. 이런 식이에요. 남녀를 차별하고 여자 스포츠 선수는 무조건 예뻐야 한다는 강요를 하죠. 인종차별적인 요소가 많은데 그게 많이 가려지죠.

스포츠를 보면서 ‘우리는 하나다’라는 생각을 들게 하죠. 우리는 하나라는 정신이 스포츠를 보며 생기죠. 스포츠가 갖는 집단을 만드는 정신이 되요. 민족이라는 것은 상상의 공동체라는 얘기가 있죠. 상상의 공동체를 만드는 중요한 게 스포츠라고 할 수 있죠.
영국은 월드컵의 네 개가 출전할 수 있어요.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즈, 북아메리카. 이렇게요. 참 불합리하죠. 그런데 죽음의 조라고 아르헨티나, 스웨덴, 나이지리아, 잉글랜드가 한 조가 되었어요. 나이지리아가 정부보조의 문제 때문에 불참하겠다고 하자, 나이지리아를 도와주겠다는 기네스가 나왔는데. 기네스는 아일랜드의 기업이에요. 잉글랜드 떨어뜨리기 위해서 나이지리아를 응원한 거죠.
사례를 하나 더 들어서 정리를 할게요. 스포츠를 볼 때, 승부에 집착하지 말고 그 이면에 감춰진 전체적 맥락을 생각하면 더 재밌다는 거예요. 우리나라 골대들은 육각형이에요. 유럽의 골대는 사각형이에요. 골이 들어갈 때 더 출렁여서 더 스릴있겠죠.
2001년도에 칼스버그에서 후원을 해서 홍콩에서 사개국 축구대회를 했어요. 한국, 홍콩, 덴마트, 이란. 이렇게요.
덴마크와 이란이 결승전까지 갔죠. 전반전 끝날때, 덴마크 수비수가 골키퍼가 패스를 했는데 관객들이 휘슬을 불러서 수비수가 공을 잡아 덴마크에게 패널티킥이 주어졌어요. 그런데 덴마크에서 일부러 패널티킥을 아웃을 시켰어요. 덴마크는 교류를 중시하는 축구의 풍속을 가지고 있었던 거예요.
스포츠는 '보는 스포츠'이기 때문에 얼마든지 이면을 보고 더 즐겁게 즐길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