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그러고 보니 바뀐 손전화번호를 연락이 옅어지는 외가쪽에 알리지 않았다. 불쑥 일터로 온 민이 외삼촌의 연락은 좋지 않은 소식이었다. 일주일전 참*를 들르다가 만난 막내이모를 통해 딸이 대학에 들어갔다는 것을 알았지만, 이모부가 이렇게 입원했다는 소식을 눈치챌 수 없었다.

  2.

외가쪽은 식구가 많다. 어릴 적 우리집을 머무르지 않은 분들이 없을 정도로 외가의 친척들까지 서울 변두리에 있는 집에 적게는 몇주씩, 몇달씩, 몇년을 머무르기도 했다. 하지만 좋은 일만 있지는 않는지, 조금은 다르고, 바쁜 세상은 그 작은 원심력을 더욱 크고 벌어지게 만든다. 우리의 일상과 만남이 멀어지듯. 어찌할 수 없는 그리움들은 두면서 말이다.

 3.

 학생인 사촌여동생에게 연락을 하고, 안해와 함께 병실을 들르고 나왔다. 목련은 유난히 눈부시다.  불쑥 커버린 아이들과 오촌고모(사촌여동생..그리고보니)와 식사를 하고 일터로 향해야 했다. 일들은 조금 몸집을 줄인 채 사그러들 기미를 보인다.

 

뱀발.  잔치도 일상도 사라져버렸다. 만날 명분도 만날 틈이 가까이 있다는 사실로 주어지는 것도 아니다. 서로 마음의 공간도 내어주지 못하는 부산스러움에 살고 있다는 점이 아주 잠시 이렇게 마음이 가장자리에 머무르게 할 뿐. 또 다른 일상을 견뎌내야할지 모른다.  잘 견뎌내시면 좋겠다. 쾌차해서 만일의 일이 생기지 않았으면 좋겠다. 오십대초반은 너무 젊은 나이지 않는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