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꽃잎을 세어보다
하나 둘 셋
하나 둘 셋
하나아 두울 셋
이렇게 세겹 세장씩
2. 실핏줄이 연붉게 드러나다
얕은 봄비
짙은 바람
아가볼살같은 꽃잎
밤새 연신 차창을 두드렸다
3. 목련꽃잎 한잎, 두잎을 건네다
햇살 한끼 채운 정오
꽃잎에 굴밤을 한대 매기고
차 한잔의 향이 날아갈 무렵
드러나는 빠알간 실핏줄.
4. 겨울삭풍을 견뎌 단단하다고 하지마라
겨울을 견뎌내서
봄눈처럼 약하다고
봄비에 스러지듯
봄햇살에 스러지듯 한다고
5.
겨울을 머금은 꽃
그 꽃으로도 때리지 마라
겨울을 머금은 사람도
겨울을 머금은 꽃도 연붉은 아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