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 포획 기술의 허구성
 
KISTI 『글로벌동향브리핑(GTB)』 2008-03-25
 

최근 영국 정부는 탄소배출량 감소 목표를 성취하기 위한 방안 중에 하나로서 석탄화력발전소와 가스화력발전소에서 배출되는 탄소를 포획하여 저장하는 탄소 포획 및 저장(carbon capture and storage, CCS)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정부는 이러한 방안을 차세대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을 허가하는 이유로 삼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정부의 정책에 대해 영국의 주요 일간지인 <가디언 (Guardian)>의 저술가인 조지 몬비오(George Monbiot)는 탄소포획 및 저장 방안의 허구를 밝히는 글을 기고했다.

지난주 다우닝 스트리트 (Downing Street)는 “석탄은 이제 매우 청정 연료원으로 변하여 수상이 석탄으로 이를 닦을 수 있게 되었다”고 밝혔다. 영국 수상인 브라운(Brown)은 석탄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지구에서 가장 청정 연료원이 되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정부의 장관들은 새로운 석탄화력발전소를 켄트의 킹스노스(Kingsnorth) 지역에 건설 여부를 결정하게 될 것이다. 이번 석탄화력발전소는 1986년 드랙스(Drax)에 건설된 괴물 같은 화력발전소 이후 처음으로 건설된다. 석탄화력발전소와 함께 지구온난화에 대한 정부의 목표와 정책 그리고 공약을 모두 태워버리게 될 것이다.

에너지 분야를 담당하고 있는 존 허튼(John Hutton) 장관은 아직 결정을 내리지 않은 결정을 정당화하기 시작했다. 그는 지난주에 “비판자들은 석탄화력발전소가 영국의 지구온난화 해결 리더십을 해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사실은 그 정반대”라고 주장했다. 그럴 수 있다. 즉, 만일 우리가 석탄화력발전소를 가동하지 않는다면 중국이 가동할 것이다. 또는 그는 진실로 석탄화력발전소에 대한 믿음을 갖고 있는가? 정말로 청정 석탄이라는 것이 존재한다고 믿는가?

청정 석탄의 정의는 각각 산업체의 로비에 따라 달라진다. 때로는 청정 석탄은 좀 더 효율적인 화력발전소로 가스화력발전소처럼 거의 두 배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할 수 있다. 때론 청정 석탄은 이산화탄소를 포함한 가스에서 아황산가스를 제거하는 과정을 의미할 수 있다. 또한 이 기술은 탄소포획 및 저장을 의미하기도 한다. 즉, 배출가스에서 탄소를 뽑아내서 지질학적으로 안전한 곳에 매장하는 방안이다. 이러한 방법 중에서 어떤 것도 청정 석탄이라고 할 수 없다. 하지만 이러한 방안은 대중들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으며 이러한 혼란스러운 기회를 이용하여 정부는 용서될 수 없는 일을 용서하는 기회로 삼고 있다.

원칙적으로 탄소포획 및 저장(carbon capture and storage, CCS)은 화력발전소에서 탄소배출량을 80~90%까지 줄일 수 있다. 전체적인 과정은 아직 선보이지 않았지만, 개별적인 연구를 통해 상업적으로 실용화가 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부는 2014년까지 탄소를 매장할 수 있는 최초의 시범공장을 건설할 수 있는 기업에 대한 공모를 발표했다. 허튼 장관의 지속적인 확인에도 불구하고 사실 킹스노스 석탄화력발전소나 새로운 화력발전소는 이 기술과 전혀 관계없다. 만일 킹스노스 화력발전소가 건설된다면 2012년부터 가동이 가능하다. 하지만 정부가 계획하고 있는 CCS 실험은 그 2년 후에나 시작될 것이다. 또한 정부는 시범 프로젝트에는 적어도 15년의 평가기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 기술이 현존하는 화력발전소에 적용가능한지 여부를 평가하기 위해서는 몇 년의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평가기간을 놓고 볼 때 탄소 포획 및 저장은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해서는 너무 늦어 보인다.

킹스노스 화력발전소는 매년 450만 톤 가량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할 것이다. 그리고 현재 제안되고 있는 여덟 개의 화력발전소가 건설된다면 2050년까지 영국의 탄소배출량의 46%를 차지하게 될 것이다. 브라운 수상은 현재 80%의 탄소배출량 감소 목표를 제안하고 있다. 항공분야는 184%의 배출량을 차지할 것이다. 비록 우리가 먹고 마시고 자동차 운행과 집의 난방을 중단한다고 해도 이 화력발전소들은 영국에 할당된 배출량을 두 배 이상 증가시킬 것이다. 정부는 새로운 화력발전소는 CCS기술을 이용할 것이라고 교묘하게 속이고 있다. 이론적으로 CCS의 필수적인 장비를 가지고 구형장치를 갱신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방안 또한 사실이 아니다. 지난 1월에 그린피스는 새로운 화력발전소 건설 수주를 맡은 기업인 <이온 (E.On)>사와 이번 계획의 조건들을 마련했던 정부 담당자인 게리 모하메드(Gary Mohammed) 사이에 오간 이메일을 입수했다.

모하메드는 짐짓 슬퍼하는 태도의 이메일에서 “킹스노스 화력발전소에 대한 조건을 마련하면서 만일 우리가 CCS에 대한 문제를 포괄한다면 제안된 조건들은 정당화 없이 미숙한 단계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방안을 밀고 나가는 것은 해로운 결과를 가져오지 않을 것”이라고 적고 있다. 또한 <이온>사는 이에 대해서 “기존 화력발전소에 대한 허가를 내주지 않고 연기할 권리가 정부에게 없다. 정부가 특화해야 할 것은 CCS에 대한 잠재성을 조사하는 것”이라고 응답했다. 모하메드는 이에 대한 문제를 논의한 후 답장에서 “나는 이 문제를 포함시키지 않을 것이다. 이번 계획의 조건에 대한 초안이 오늘이나 내일 나올 것”이라고 대응했다.

이러한 이메일 교환은 유럽연합 집행위원회가 모든 새로운 석탄화력발전소는 CCS장치가 되어 있어야 한다는 지침을 제안하기 며칠 전에 이루어진 것이다. 모하메드가 몰랐던 것은 내년부터 시행되는 지침의 효력이 발효되기 전에 화력발전소에 대한 허가를 받도록 도운 결과가 된 것이다. 결국 탄소 포획 및 저장 방법은 장관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만병통치약이 아니다. 비록 탄소 포획 및 저장기술이 이산화탄소를 처리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새로운 자료에 의하면 전체 탄소배출량을 줄이기보다 더 늘리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탄소매장을 위한 계약 수주에 참여한 기업들에게 한 가지 기술은 좀 더 매력적이다: 즉, 석유가 줄어들고 있는 유정에 포획된 이산화탄소를 펌프를 통해 집어넣는 방법이다. 이산화탄소는 유정에 남아있는 원유에 녹아들어가 점도를 줄여 시추봉을 통해 배출될 수 있다. 이 방법은 석유회수 증진법(enhanced oil recovery, EOR)이라 불린다. 석유회사는 탄소저장 비용의 일부를 상쇄시킬 수 있다. 몇 주 전 환경이론가인 짐 블리스(Jim Bliss)는 이 기술의 환경비용을 계산했다. 그는 BP사가 스코틀랜드 연안에 위치한 밀러 유정(Miller Field)에 이산화탄소를 주입하는 방안을 포기하였지만 이 계획에 대한 연구에 사용한 방법을 통해 계산했다. 이 계획에 의하면 130만 톤의 이산화탄소를 주입하여 4000만 톤의 원유를 생산할 수 있다. 세계 4대 정유사를 대상으로 하여 블리스는 총탄소배출량은 탄소 포획 및 저장을 통해 줄일 수 있는 양보다 7~15배 정도 더 많다는 사실을 밝혀내었다.

정부는 석유회수 증진법을 무시할 수 있는가? 전혀 그렇지 않다. 정부의 문서에 의하면 이 기술을 선호하고 있다. EOR기술은 에너지 안보와 국내조세수입과 일자리 증가를 이룰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의 문서에 의하면 북해 유전의 기반시설이 해체되기 전에 이루어져야 한다. 바이오연료나 소형 풍력발전기처럼 탄소 포획 및 저장은 또 다른 엄청난 녹색사기가 될 것이다. 이 기술은 지구온난화를 막기에는 너무 늦다. 정부는 이 기술을 강력하게 추진하려고 하고 있다. 비록 그렇다 하더라도 이 기술은 탄소배출량을 늘릴 것이다. 이것이 바로 존 허튼 장관이 주장하는 국제적인 의무이다.


http://www.guardian.co.u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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