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0. 퇴근길,
산수유바람이 어깨를 감싸고
달빛 머금은 목련바람이 볼을 어루고
초롱새의 어린 날개짓이 동심원처럼 밀려 스며든다
7.5k 40'
1. 출근길,
자전차 바퀴에 민들레 홀씨같은 바람소리가 나
저 만치 잿두루미의 그윽한 굿거리 바람과 만난다
7.5k 25'
뱀발. 바람결이좋다. 호수 위 파문처럼 겹치고 여민다. 새벽녘, 이침에 조금 찬바람이 남아있지만 봄눈같다. 새들도 요란한 듯 바쁜 동선을 그린다. 불쑥 보지 못하던 새들도 일터로 날아들고, 산수유도 겨울관목에 꽃을 틔웠다. 북향화도 이내 바람소식을 들고 붓끝에 먹을 적시고 있다. 조금 늦게 일어나 쏜살처럼 내달리는 출근길, 그래도 그윽한 물길과 잿두루미가 시선을 오래동안 가져간다. 온전한 봄이되 봄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