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폭우가 쏟아지고, 멀리서부터 급류는 조금씩 산기슭을 핥아먹기 시작하였다. 그 느린 속도는 점점 속도를 더하면서, 달동네 집터만 남기고 당장 낭떨어지로 만들어버렸다. 간은 콩알만해지고 호흡을 압박해 들어왔다. 한 달음에 걸쳐 도망쳐온 집터, 익숙하지 않은 인물들과 한 집에서 소란을 떨었다. 그러다 어느새 있던 공간은 급류로 날름 지붕까지 삼켜져버렸다. 사람들이 몰려들고 ... ... 가쁜 숨소리, 어찌 할 수 없는 황망함들. 잠에서 깨어났다. 흥분되어 무서움이 밀려든다.
2.
민*당이 봇물을 만난 듯 자성을 촉구하는 칼날을 날리고 있다. 이념도 이데올로기도, 소통도 연대도 성찰마저 유행언어가 된지 오래다. 이 작은 땅떵어리는 이토록 새로운 것만 좋아하고 곰삭힐줄도 모른다. 건망증이다. 똑똑하고 열정적인 사람들의 합이 늘 산술적인 합보다 작은 조직은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가. 마이너스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비단 민*당만의 일이 아닌 것 같다. 저기 먼곳으로부터 유행이란 급류에 야금야금 먹혀가는 우리들을 본다. 어느 덧 우리 마을도 그 급류가 날름거리고 있는 것은 아닐까? 자멸로 피가 흥건할까 우려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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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민주노동당과 진보정치
1) 민주노동당 원내진입의 요인
- 13%라는 득표율은 민노당이 잠재적 지지계층에 호소해서 획득한 표라기보다는 전체적인 선거국면이 탄핵으로 급격하게 요동치는 과정 속에서, 사회 저변층이나 계급.계층적인 이익을 대변할 필요성들이 필요하다는 대중들의 자각이 민주노동당에 표가 쏠리게 했음.
-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의 도입이 절대적이었음.(유권자는 표를 2개 갖음)
- 이미지 선거가 판치는 속에서 민주노동당의 차별화 전략이 주효했음.
오직 민주노동당만이 차별화된 정책을 표방하고 이성적 판단에 의한 선택을 유권자들에게 호소했고 적지 않은 유권자들이 이 호소에 응함. 계급 문제 중심의 한정된 시야에서 벗어나 사회복지, 환경 문제, 소비자 권리, 성차별 문제 등 시민적 관심 영역에 눈을 돌린 것이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있었던 주요인.
2) 민주노동당 원내 진입의 의의
- 노동없는 민주주의에서 노동이 정치적으로 대표되는 정치의 시작(최장집) -진정한 의미에서의 민주화는 이번 17대 총선에서 시작됨.
- 한국사회에 이미 존재하는 계층적, 이념적 갈등을 제도정치의 틀로 끌어들인다는 점에서는 사회통합과 사회적 갈등의 관리에 도움이 될것이라 판단.
3) 민주노동당의 전망과 한계
- 열린우리당은 개혁적인 이미지를 활용하기 위해서 굳이 민주노동당과 연대하기보다는 자신들의 성과로 가져가려 할 가능성이 있음. 따라서 민주노동당을 상대적으로 주변화시키면서, 시민단체와 조응할 가능성이 큼. 즉 열린우리당과는 갈등하고 대립할 부분이 너무도 분명하게 보이고 이를 부차화시킬 것임.
- 민주노동당이 신자유주의에 대한 제대로 된 대안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없음.
신자유주의에 대한 반대와 극복의 구체적인 방법과 대안은 무엇인가에 대한 대중적 설득력이 없음.
- 이제는 구호가 아니라 정책과 비젼으로 다가와야.. 노동자 서민의 이익을 대변할 수 있느냐 하는 점에서는 정책적 대안과 그것을 수행할 인적역량, 프로그램 측면에서 볼 때 민주노동당이 제공해 줄 수 있는 능력보다 나타난 표의 요구가 더 강하다고 보아야함.
- 현재 보수세력과 개혁자유주의 세력으로 양분된 시민사회에서 진보진영의 진지를 확보하는 게 중요하며 노동친화적 문화를 만들어 내기 위한 정치력과 활동방식이 필요함.
- 민노당의 민주주의에 대한 사고 정치에 대한 사고가 대중적으로 드러나야 함. 사회의 공공 영역의 위상과 역할에 대한 인식의 문제 - 공공영역 또는 시민사회를 헤게모니의 관점에서만 파악하는 것은 아닌가. 인간의 삶에서 정치적 자유가 갖는 의미에 대한 인식의 문제. 토의(심의)민주주의, 결사체 민주주의의 의의 또는 한국사회에서 공화주의의 인식의 확산에 대해서 더 적극적으로 사고해야 하지 않나.
- 민노당은 노동사회와 산업 사회를 넘어서는 어떤 비젼과 삶의 양식을 제시하고 있는가. 민노당에서는 노동 중심사회를 넘어서는 다중 활동적인(multi -active) 삶과 문화적 사회 구성에 대한 비전이 잘 보이지 않음.
- 당내부의 문제로
* 노동계급의 참여의 취약성을 극복하는 문제 -이는 단기적으로는 호전될 것으로 예상
* 노동조합과 정당의 상호긴장, 갈등을 조정하는 문제
* 내부의 노선의 차이와 이견대립을 조정하는 문제
* 새로운 리더슆 형성의 문제-최근의 겸직금지와 당대표 선출 문제 등.(민주성,리더슆 비젼)
* 세 마리의 토끼를 쫓아야하는 어려움
-노동정치를 수행해야하는 과제,
-노동 계급형성을 위해 노력해야하는 과제(이는 민노총의 과제만이 아님),
-대중정당으로서의 이념성의 문제와 안정성의 문제
4) 지역에서의 시사점
- 선거시기만의 당활동의 한계
- 일상적 당활동이 드러나지 않음.
- 지역의 운동, 지역의 정치에의 참여나 활동이 취약함.
- 선거공간에서 대중적인 인물의 개발에 지속적으로 실패.
- 당의 새로운 리더쉽, 대중적 외연의 확대가 필요하지 않나..
040603 17대 총선 평가 모임 모대표 발제내용 가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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