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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소금꽃나무>

 화려하고 빛나지 않은 들꽃, 무수한 발길에 짓밟혀도 모진 환경 속에서도 수천 수백의 꽃씨를 뿌리는 민들레처럼 어떠한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는 바위처럼 사는 모습을 보며 스무살 나만이라도 홀로 정의롭고 싶었던 그시절의 내가 그리고 그때 함께 같이 있었던 벗들이 지금은 서로 가끔씩 안부를 물을 뿐이지만 그시절의 모습으로 함께 할 수 없는 시절이 안타깝고 부끄럽다.(by antitheme)

남성-대기업-정규직 위주의 노동운동 위기인가?라는 질문도 읽으면서 다시 들려왔다. 한편 그런  우린 한번도 제대로 시작한 적은 있는가라는 물음도 든다. 기본으로 돌아가자라는 관점에서 활동하시는 분들에게 권면하고 싶었다.


 



 2. <미완의 귀향과 그 이후> 

2003년 송두율 구속사건은 한국이란 시공간 속에 여전히 '야만'이라는 것이 존재하며, 그 야만을 유지하는 시스템이 있다는 것을 드려낸 사건이었지만, 결과적으로는 송두율이라는 한 개인을 일방적으로 1년간 학대한 것으로 끝나버렸다. 그 당사자가 분노의 기록이 아닌 차분한 회상 하며 자신의 생각을 정리했다는 것만으로도 이 책은 큰 울림을 갖는다.(책소개)

새삼 송두율교수에게 미안한 마음을 가지면서(by 글샘,연두부), 부지불식간에 던져 버린 마음에 다친 영혼들, 내 마음 한켠도 그렇게 동조를 하였다. 미안하다.

 



 3. <가뜬한 잠>

 건망증


깜빡 나를 잊고 출근버스에 올랐다
어리둥절해진 몸은
차에서 내려 곧장 집으로 달려갔다
방문 밀치고 들어가 두리번두리번
챙겨가지 못한 나를 찾아보았다
화장실과 장롱 안까지 샅샅이 뒤져보았지만
집안 그 어디에도 나는 없었다
몇장의 팬티와 옷가지가
가방 가득 들어 있는 걸로 봐서 나는
그새 어디인가로 황급히 도망친 게 분명했다
그렇게 쉬고 싶어하던 나에게
잠시 미안한 생각이 앞섰지만
몸은 지각 출근을 서둘러야 했다
점심엔 짜장면을 먹다 남겼고
오후엔 잠이 몰려와 자울자울 졸았다
퇴근할 무렵 비가 내렸다
내가 없는 몸은 우산을 찾지 않았고
순대국밥집에 들러 소주를 들이켰다
서너 잔의 술에도 내가 없는 몸은
너무 가벼워서인지 너무 무거워서인지
자꾸 균형을 잃었다 금연하면
건강해지고 장수할 수 있을 것 같은 몸은
마구 담배를 피워댔다 유리창에 얼핏
비친 몸이 외롭고 쓸쓸해 보였다
옆에 앉은 손님이 말을 건네왔지만
내가 없었으므로 몸은 대꾸하지 않았다
우산 없이 젖은 귀가를 하려 했을 때
어딘가로 뛰쳐나간 내가 막막하게 그리웠다

  詩 박성우


 





 4. <자유와 인간적인 삶> 

건망증처럼 내가 없는 세상. 돌아본다는 것이 사치일는지. 되돌아본다는 것은 함께함의 가장 낮은 바닥이다. <자유와 인간적인 삶>은 도나 모가 아니라 그 사이에 있는 나머지 개,윷,걸에 천착한다. 유연해지고 셈세해질 것을 이야기한다. 심미적인 이성을 이야기한다. 날카롭고 직선인 이성이 아니라, 그 직선에 굴곡과 주름으로 이어져 자란 잔가지를 이야기한다. 이 거대하지만 부드럽고 세심하고 부담없는 분에게 들어가기 위한 훌륭한 입문서가 될 수 있다. 현실의 바다에 건져올린, 철학, 예술, 윤리...의 학문은 현실이 아니다. 건져올린 것일뿐, 이런 학문은 현실에서 소외되어있다. 아직도 푸르기만한 현실을 보지 않는다. 거기에서 시작하지 않는다. 이것이 가장 큰 불행인지도 모른다.

  





 5. <세상의 모든 철학> 

우리는 지금부터 단순하고도 직선적이긴 하지만 주제의 복합성과 다양성을 놓치지 않는, 간략한 철학의 역사를 쓰고자 한다. 독자들은 대략 500쪽이 넘는 어떻게 '간략하다'고 할 수 있는지 의아해할 것이다. 내용을 좀더 개괄적으로 쓰면서 동시에 몇몇 철학자들과 비서구의 철학 전통들을 배제함으로써 책을 더 간략하게 만들 수는 있다. 그러나 우리가 그렇게 할 때 손상되는 것은, 저자로서의 우리의 자존심이 아니라 우리의 역사이다. - 로버트 C.솔로몬, 캐슬린 M.히긴스

철학과를 나온 소개자로서 이만한 철학서를 본 적이 없다. 현실에 유리되어 관념의 순환고리를 가진 철학나부랭이에서 현실에 어떻게 실핏줄을 내리고 있는지 이 책을 통해서 알게 되었다. 그리스가 이슬람,인도에 어떻게 의탁하는지, 문장도 이렇게 알싸할 수 있을까?

  



 6. <테르미도르> 

이 만화를 읽고 프랑스 혁명 관련 서적들을 뒤적이던 옛날을 추억한다. 10여년의 세월이 지난 오늘에도 그 감동이 여전한 까닭은, 아마도 작품의 '진정성' 때문일 것이다. 한번도 제대로 이름부르지 못하고 한번도 서로의 눈을 응시하며 웃어보지 못했지만, 정말 열심히 '살았'던 그들. 운명을 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내딛었던 유제니의 발걸음 덕분에 이 작품은 진짜 '명작'이 된다.

'나는 묘석 속에 누워 있지 않을 테다! 나는 하늘 속에서 쉬지 않을테다! 나는-! 땅.위.에...(알라딘 리뷰 소개에서)

  



 7. <셜록 홈즈의 유언장>

오늘 아침,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덮으면서 나는 거의 눈물을 흘릴 뻔 했다.

몇년 전에 황금가지에서 셜록 홈즈 전집이 출판되었을때 자칭 셜록키언이라 칭하던 나는 한꺼번에 9권 전집을 사들여 오랜만에 다시 한번 셜록 홈즈의 세계로 빠져드는 반면에 마지막 장이 다가올수록 나는..(by 권혜린)

 15건의 엽기-잔인의 살인사건이 현실과 가상을 넘나들며 벌어진다. 올 한해 과거에 대한 성창,사유, 고민을 통해 해결을 모색하고 힘을 얻고자 하였다. 그 시도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은 하나도 없었다. 하지만, 집어든 이 한권의 책. 가슴이 열리고, 새로운 힘이 온몸을 타고 올라옴을 느낄 수 있었다.


 

  



 8. <서태지 15주년 기념앨범> 

1996년 서태지 은퇴 당시 발표된 굿바이 앨범의 타이틀로 사용되었던 [&]는END가 아닌 AND의 의미로 은퇴 후에도 단절(끝)이 아닌 소통(또 다른 시작)을 뜻하는 팬들과의 약속이었다. 2007년, [&]는 15년동안 한결 같은 믿음을 보여준 팬들과 그에 답한 서태지..과거로부터 미래로 끊임없이 진행하게 될 서태지와 그의 팬들을 상징하는 의미이다. (앨범소개에서)

'07 교실 이데아 (Remix)
1994년 서태지와 아이들 3집의 강력한 메틀랩으로 이루어진 타이틀곡으로서 발표 당시 한국의 일그러진 교육 현실을 비판하며, 학교와 입시에 구속 받는 청소년들의 억눌린 마음을 대변하여 ....

무한으로 가는 삶의 쳇바퀴에서 그들을 건져낼 수 있을까? 회전속도는 더 빨라지고, 강도는 더욱 압축되고... ... 


  



 9. < 유한킴벌리 > 

혁신과 보수, 사회성과 수익성, 효율성과 인력유지 등 일면 대립되어 보이는 가치들이 어떻게 기업 성장의 원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는지, '유한킴벌리의 세가지 역설'을 통해 설득력 있게 제시한다.


기계는 언제든 살 수 있지만 사람은 다르다. 이 때문에 감원과 저임금 체제가 효율적이지 못하다. 사람에게 투자하여, 사람을 회사의 제일 자산으로 만들면 그 사람들 각자가 회사에 큰 이익을 안겨준다. 다만 거기에는 사람들이 역량을 키워 수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기회와 토대를 제공하는 회사의 역할이 전제되어야 한다. -본문 중에서


정부부처를 절반으로 개편한다고 한다. 공기업을 민영화한다고 한다. 자른 공무원으로 절감된 예산 20조원으로 어찌어찌 한다고 한다. 제대로 운영되지 않는 공기업을 과감히 체질개선하여 어찌어찌한다고 한다. 다이어트 잘못하여 골병든 꼴을 보았는데도 그 학습효과는 건망증으로 전화한 모양이다. 효율성-수익성-혁신의 이면에 있는 인력유지-사회성-보수라는 풀을 유지하여야 하는 것을 잊은 채, 그 건망증은 또 거침없는 하이킥을 할 태세인 듯하다. 자본주의의 역설, 자본주의라는 공간은 의외의 주름이 많다. 어이없이 만날 것 같지 않은 공간이 겹치고 만난다.

효율성-수익성-혁신에 목이 잘린 사람이 결국 그 시스템을 이끌고 가는 자양분이기에, 그렇게 급조된 다이어트는 제몸을 망친다. 생태의 생자도 인지하지 못하는 형국은 아닐까싶다. 과로제로, 학습업, 사람최고의 화두는 여전히 유효하다. 우리는 그 자본주의 공간을 살아가고 있기때문이다. 비자본을 가슴에 넣기 위해서도 필요하다. 자본은 존경하거나 경멸할 대상이 아니라 사실이기 때문이다.

0. 헌 시



봄, 가지를 꺾다
                               박성우

상처가 뿌리를 내린다

화단에 꺾꽂이를 한다
눈시울 적시는 아픔
이 악물고 견뎌내야
넉넉하게 세상 바라보는
수천개의 눈을 뜰 수 있다

봄이 나를 꺾꽂이한다
그런 이유로 올봄엔
꽃을 피울 수 없다 하여도 내가
햇살을 간지러워하는 건
상처가 아물어가기 때문일까

막무가내로 꺾이는 상처,
없는 사람은 꽃눈을 가질 수 없다

상처가 꽃을 피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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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울 2007-12-26 12: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개한 분과 같은 취지의 리뷰나 페이퍼, 소개글을 옮겨왔다. 그리고 소개한 분의 코멘트를 간략히 윤색하거나 덧보태었다. 마지막 시는 박성우님 <가뜬한 잠>에서 건네온 것이다. 그 놈의 <건망증>때문에 그 시가 내 게시물에 있던 것도 잊어버렸다. 추리소설에는 문외한이라 눈물을 흘릴 지경이란 말에 인식을 달리해야겠다는 충격이 들었다. 물만두님 글을 싣고 싶었는데 싣지못해 미안스럽기도 하구, 추리의 길목에 어김없이 버티고 서계신 님이 존경스럽기도 하다. 조선인님의 추천도서도 연두 모님이 왕림하셔서 손수 추천의 변을 내려주셔서 황공할 따름이다. 덕분에 분위기 많이 살았다. 몸살이 걸린 몸으로 자리를 지켜주신 박**님께도 남다른 감사.듣고 보시면 후회는 하지 않을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