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박이일. 러닝친구가 와서 송도-영일대 코스와 이튿날 대회주까지 연이틀을 러닝을 가운데 두고 시간을 보낸다. 날씨도 완연한 가을날이어서 더할 나위가 없다. 17k와 10k를 달리고 점심을 과하게 든 것이 화근인지도 모르겠다. 맥주를 좀더 자제해주어야 했는데, 단거리를 달리는 나와 연이틀 하프를 달리는 그와 차이를 간과한 것 같다. 골인 지점에서 기다린다. 중고등학생을 동원한 육상연맹을 나무라지는 못하겠지만, 동원된 친구들이 어른들을 골인지점에서 멀리 떨어지게 하는 모습들이 편치만을 않다. 운동장에서 자주 봐서 얼굴도 아는 친구들이기도 하지만 말이다. 연습해둔 느낌으로 오키로도 출발한다. 팔구십프로, 약간 구십프로 느낌인 듯싶다. 1k 416 페이스다. 무척 빠르다. 과한 것이 맞다. 2k 430 2.5k 반환점 11:08초 3k 448 느려진다. 생각과 동작이 어긋나는 지점이지만 얼마남지 않아 버틴다. 457 4k 어쨌든 잘 달려온 셈이다. PB의 가능성도 있다. 퍼지지 않는다면, 역시나 마지막은 힘들지만 용케 버틴다. 여러 친구들에게 밀려 들어온다. 500 페이스. 5K 23:30 지난 봄 청주보다 30' 빨리 들어온다. 아직 몸이 430을 소화시키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그래도 최근 기록에서 1분정도 자세교정과 연습으로 당긴다. 몸이 갖는 느낌은 이렇게 짜릿함으로 보답하는 것이겠다.
작업실 인근 남부탕이라는 목욕탕이 있다. 개인 목욕탕처럼 형산강변을 길게 달릴 때 가서 냉온욕을 해서 근육 피로를 풀어주는 곳. 아직까지 서 너명 이상의 손님을 본 적이 없어 좋다. 온몸에 문신을 한 친구들도 상대적으로 적어서 그렇기도 하다. 음료수도 천원에 나갈 때 계산하면 된다. 카드가 아니라 현금을 준비하고 누적된 피로를 푼다.
친구의 안경다리가 풀렸다. 나사가 풀린 것이다. 주인장에게 드라이버를 수소문하지만 머리가 크다. 집어넣기 까지, 나사가 자리를 겨우 잡는다. 조금 조여주면 좋겠는데, 러닝넘버 옷핀이 생각난다. 길게 늘여 옷핀 머리가 다행이 맞는다. 조금 조일 수 있다.
이틀 내내 많은 이야기들을 나눈다. 에이아이 빅플랜트 전초기지. 전력과 냉각수의 기괴한 결합. 정치에 많은 욕심이 없다. 기껏 4-5년 정권이 무슨 힘이 있겠는가. 그래서 진작 마음 속으로는 보수로 규정한다. 하지만 지나친 확신과 옳음에 대한 자신감들은 맹신에 가까워 보일 때도 많다. 과학기술 측면에서 보면 어서 책과 같은 기술의 접목이 오히려 속시원해 보이기도 한다. 여러가지가 얽혀있는 현 지점, 부디 한 두가지라도 잘 해내었으면 한다. 분권이라도, 정치개혁이라도 단단한 밑돌이라도 깔아야 하지 않겠는가. 내란세력이라도 정리하든지 제발 많이 하려하지 말고 한 두가지만 해라. 국민들은 바쁘다. 에이아이 덕에 광끼에 가까웁지만, 그래도 출구는 만들어야 하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