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통세척


투룸 전세 계약한 지도 벌써 다섯 해가 지났나 가까웠나, 암튼 많이 지나 벽지 내부의 본드가 우러난다. 금새 차오르는 책들은 전시를 통해 방출해서 다행이다. 여전히 차오르기는 하지만 말이다. 세탁기에 눈길이 가기 시작한 것은 올해 초인듯 싶다. 흰색 러닝셔츠가 말끔해지지 않아 뭔가 손길이 필요하다는 느낌이 든 것이 여러 번이다. 어느 날인가 왜 인지는 모르겠으나, 그냥 통세척을 누른다. 눌렀다. 3_4HR이라는 신호가 뜬다. 어떡하라구 돌려무나 알아서 돌면 되지. 아무튼 하긴 했다.



2. 성에


전력소비 5등급. 전세 주인장이 냉장고까지 준비해줬지만, 아니 계약부동산에서 해준 것인가. 기억도 가물하다. 몇 차례 냉장고 청소는 했지만 주부처럼 면밀한 것은 아니었다. 자취생 그것도 깔끔하지 않은 남자대학 자취생의 느낌으로 지냈다는 건 최근에서야 든 것이다. 손님들이 올 때마다 청소와 숙박으로 변신은 새집일 때에야 유효했던 것 같다. 하지만 지금은 주저스럽긴 하다. 그렇다고 환한 준비된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 것은 아니다. 


지난 주 음식물들을 하나씩 정리하기 시작했다. 하나 하나 비우다보니 비우는 맛이 쏠쏠해진다. 유통기간이 지난 것까지 냉동고까지 주부님들의 일상이겠지만, 이 집감수성이 없는 남성가부장은 쉽지 않다. 내일이 되기까지는 얼마나 걸릴까. 남성이 여성이 되기까지 곰이 백일동안 마늘만 먹는 것보다 어렵다. 연습만이 아니라 깨달음과 연습과 숙련의 겹곱셈이 필요한 일이기 때문이다. 냉장고의 성애제거로 돌린다. 그리고 문에 붙어있는 스티커를 본다. 칼날은 사용하지 마세요. 난 칼을 들고 있었다. 헉. 어떻게 알았지. 그리고 꼬박 반나절이 되어서야 빙산의 얼음처럼 냉동고는 해동되었다. 빙벽을 뜯어 개수대에 모셔둔다. 남극같다. 알뜰한 마무리 청소가 새벽부터 된 셈이다. 아랫집에 송구스럽다.


3. 홈트레이닝


테니스볼. 다이소 골프공을 변조한 근육롤링. 밴드. 벽돌처럼 생긴 요가블럭. 목침과 나무봉같은 나무시리즈. 폼롤러. 그리고 가끔 매달리기용이나 간이 건조기로 쓴 간이철봉. 저울까지 건너방을 치우고 거실에 있던 매트와 모든 것들을 옮긴다. 방식과 요령은 아이디어로 승부해야 한다. 산에 있는 헬스장. 산쓰장의 고수들. 유튜브에 걸린 낭만호구. 등등 일상을 채우는 모습들이 보기좋다. 대구 서영갑헬신은 아흔이다. 여전히 짱짱맨이다.


4. 68KG 


몸무게를 잰다. 러닝 2-3여년만에 십여키를 감량한 것이다. 그러면 다 될 줄 알았지만, 술이 문제였던 것 같다. 건강에는 자신감이 모든 것을 원점으로 돌릴 수 있단 말. 명심한다. 수도산에서 시작한 수도 생활 모드다.   여기서부터 다시 시작이다. 




볕뉘


1. 


달라진다는 건 전부를 거는 일인지도 모르겠다. 흉내내거나 연습하는 일이 아니라 우물을 파는 일인지도 모르겠다. 잘 모르겠지만 되고픈 것에 온통 거는 일에 수렴한다. 리미트. (어정쩡)을 괄호친 미분.


2.


작업때문에 다이소를 자주간다. 자주가는 것이 아니라 즐겨산다. 용도를 달리해서 쓰는 맛, 만드는 맛은 여기에 비교할 곳이 마땅치 않다. 그런 면에서 러닝용품도 후기를 보태자면 중상이상이다. 싱글렛, 러닝반바지, 머리띠, 타월, 양말, 바람막이,모자 등등. 타지에서 러닝을 즐기고 싶은데 아무 것도 챙기지 않았다면 일단 들러라. 만원과 이만원 사이의 행복이 당신께 물밀듯이 몰려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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