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나온 책이니, 구입한 뒤 7-8년이 지나서 읽는 셈이다. 마땅한 이유도 없었거니와 사무실 한켠에 잘 보이는 곳이 놓아두어 그나마 안심한 연유인가보다. 야나기 무네요시에 이어지는 아사카와 형제들과 일본 남종화와 한국화가들의 인연들이 겹치면서 이어진다. 품위, 기술, 고안이라는 조선미술대회의 기준이 마련된 연유라던가. 한국화가의 근대 색감이 왜 그랬는가도 살펴볼 수 있다. 중후반을 읽고 있다. 책이 나오고 페북 친구로 저자를 찜해둔 상태라 이후 고급정보들을 많이 얻게 된다. 그림을 보는 눈은 암맹되는 것이 아니니, 본 뒤 새로운 그림들에 대한 갈망은 얕아지지 않는다.


저자의 이후 저작들도 보고파 진다. 


평생 일상이 서예였던 이모부님이 돌아가셨다.  농사, 경비일이 대부분이었던 일상의 틈. 상가에 가기 전 그런 문화와 힘, 서예에 대한 갈급과 저력은 어디서 나온 것인가 물어보게 된다. 실습과 국민학교의 상이라는, 그리고 뭔가 있어보인다는 물음과 습속이 낡은 신문지를 하루하루 일상의 빈틈으로 채워나가게 한 것은 아닐까. 그것은 해내고 전시회도 여러 번 하시고, 끝까지 붓을 놓지 않던 모습이 인상깊다. 그리고 그를 갈망하는 일상의 힘을 지닌 어르신들도, 점점 옅어지는 습관과 문화의 농도도 생각하게 된다.


볕뉘

일상의 채우던 것들은 사라지지 않는다. 지운다고 지워지지 않는다. 일본인들이라고 예술과 문화에 대한 영향 역시 없어지지 않는다. 이분의 논리는 이렇게 비석을 지우고 또 그 위에 새기는 것으로 풍요로워지지 않는다. 이항의 대립을 너머서는 것이 먼저다. 사라지려고 하는 것들에 대한 복원력이 필요한 때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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