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행기는 비양도를 오른편으로 보여주면서 협재해변가가 드러나기 시작한다. 저 부근을 달릴 수 있다니 얼마나 꿈같은 일인가. 날씨도 좋을 듯싶어 더욱 기대가 된다. 포항 바다를 그리고 있어, 바닷빛은 더욱 관심이 간다. 한려수도를 지나고 있다는, 꼭 찝어서 여수 어느 바다위를 지나고 있다는 말이 실감난다. 33F 석은 마지막 탑승, 내릴 곳도 빨라 안성마춤인 자리이기도 하다. 기장의 말씀에 따라 내려다보는 바다의 쪽빛과 하늘과 바다의 경계선은 뭉글하면서도 오묘하다.
미리 렌트카의 위치가 3층 D구역이라는 안내와 셔틀버스 운행위치도 알 수 있어 조급함은 덜어진다 싶다. <해변의 부엌> 종달점은 책의 저자인 친구가 소개해준 곳이기도 하다. 부어커로 있다는 딸의 안부도 궁금하던 차여서 마라톤을 빌미로 들려보기로 한 곳이다. 입장이 늦으면 어떻게 할 수도 없는 극장식 음식점이기도 하다. 그래서 조바심을 내고 부지런히 달려보지만 네비가 가르치는 시간은 정확하다. 더하고 빼고가 없다. 아니 제주도의 특색이기도 하다. 빨리도 늦게도 달릴 수 없는 구조기도 하다. 다음에는 서둘지 말기로 한다. 도착하기 오분전 해변의 부엌 안내자의 연락이다. 김춘옥 할머니는 89세 정정하기 이를데 없으시고 노래나 인터뷰 정말 연예인체질이신듯 정정 그 자체이시다. 쉬는 시간 잠시 성산일출봉이 보이는 곳의 사진도 몇 컷 찍어둔다.
안내자에게 부탁을 해서 만난 이현 부어커는 첫눈에 총기있는 눈빛과 사교성이 동시에 들어왔다. 4월까지 졸업후의 일들을 챙겨가는 모습도 좋고 짧게 나눈 이야기에도 솔깃한 모습이 인상적이다 싶다. 저녁 노을을 배경으로 하여 반대편 숙고까지는 한시간 반이 더 걸린다. 미술관 큐레이터로 오랜 시간 근무하시다가 자리잡은 숙소는 아늑하고 좋다. 담날 아침 8시무렵 한림종합운동장 주변을 배회할 겸, 주차할 겸해서 나선다. 믹스커피와 소비대잔치 흑돼지구이를 종이컵에 주어서 가볍게 요기하고, 한림공고 운동장에서 3k정도 몸을 풀어주고 출발 대기다.
제주 해안가는 공항을 기점으로 용담코스는 미리 러닝한 적이 있고 그 서쪽인 한림을 핑계삼아 돌아보는 곳이기도 하다. 출발하자 마자 시내에서 바닷가로 내려가는 코스 . 인파로 인해 더 열심히 달려볼 수는 없지만 기분 좋은 출발을 할 수 있어 좋다. 쭉쭉 . 바람도 파도내음도 좋다. 무리지어 달리는 맛도 몇 달만인가. 부상은 드디어 회복되는가 싶다. 깔창아 힘을 다오.
선두권의 엘리트 선수들은 벌써 돌아오고 있다. 반환점까지 내리막이었다는 사실은 반환점이 되어서야 알게된다. 그래도 굿굿이 늦추지 않고 시내로 접어들면서 마무리한다. 이렇게 올해 첫대회 첫시작. 활짝 핀 매화와 동백의 섬. 제주도의 반짝이 좋다. 제주의 봄.
볕뉘.
오고가는 길 책 한 모금은 베르그손 캉길렘의 결합의 의학사를 엿볼 수 있다. 그렇게 다르게 번질 수 있는 실마리를 얻고 오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