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나는 작은 공원에 있는 운동기구들에 대해 비웃는다. 대체 저게 무슨 운동이 된단 말이냐. 산쓰장에 있는 철봉과 도구들을 보면서도 대체 저것이 무슨 운동이 된단 말이야. 나이들어가는 나는 산쓰장과 어린이 공원에도 있는 헬쓰기구들을 보면서 아마 사연이 있을 거야 한다. 그런데 너무나 강도가 약한 것은 아닐까라는 의구심은 계속 든다. 


나이 든 나는 사연이 있지, 스포츠과학이 괜히 있겠어. 검증 받은 것일거야. 약한 밴드 운동이라고 무시하면 되겠어 한다. 속근육을 만들거나 기초 저변을 넓히는 일이 필요하겠지 한다.


주변의 지인 가운데 약한 체력으로 힘들어 하는 분들이 많다. 다행히 복받은 체력은 부지런히 젊은 시절 하루 종일 밖에서 놀면서 지낸 효과를 보낸지도 모른다. 


러닝을 하면서 존투(젖산 생성지점)라는 용어도 알게되고, 그 영상들이 무진장 많다는 것도 알게된다. 과연 그럴까. 하체 위주의 스포츠를 즐긴 나는 쇠약해지는 상체나 그림을 그리기 위해 필요한 운동은 턱걸이 정도일 것이라고 착각하고 산 것이다. 나이가 덜 먹은 것일까? 대체 몸쓰는 일이 그렇게 나이와 상관관계를 갖는단 말일까? 그렇게 시작한 궁금증은 그렇게 나이와 상관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런 깨달음이 들어오고,

지금 역시 <저강도>라는 것이 달리기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팔들고 간단한 동작들을 반복하는 습관들, 힘들의 변곡점이 생기는 일이라는 자각이 들었다. 밴드로 열번 스무 번, 맨손 서른 번, 매달리기 십초 십오초 등등 중력과 일반 습관에 저항하는 것이 새로운 출발 지점이란 생각이 들기 시작한 것이다.


폼롤러가 몸이나 생활 반경에 좀더 가까이 다가서거나 지나가다가 철봉에 한번 매달려보는 일, 런지 자세를 취하면서 몇 십초 버티기를 하는 일. 커피를 주문하고 대기중에 발뒷꿈치를 열 번 스무 번 들어올리는 일. 이렇게 잔잔한 모든 행위는 뭔가 다른 것으로 번질 수 있다는 몸가짐. 그런 것들이 몽글몽글해진다는 것이다.


책읽기. 그림그리기. 서예. 선하나 긋는 일이 아무 일도 아니지만 큰 변환지점이기도 하듯이 몸쓰는 한 번의 행동이 다르게 만드는 출발점이라는 것. 그 지점이 불쑥 마음 속에 들어온다. 시공간이 뜨문뜨문 있다가 어느 순간 연결되는 것처럼, 전완근 운동기구를 들다가 빨래 건조대로 쓰이는 매달림 봉에 매달리고 출근하는 일이 보통 루틴이 아니라는 생각이 불쑥 들어온 것이다. 이제 마음의 울타리가 놓아두거나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다.


오늘도 약한 밴드로 가슴을 펴고 열 번 스무 번. 등 뒤로 펴면서 역시 열 번 스무 번. 쭉쭉 쭉쭉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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