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1111  서울 시청앞 대회를 다녀왔습니다. 청년보다 중장년이 더 많더군요. 얼마나 사회가 노동자 농민 빈민을 밀어내고 있는지는 수많은 단체의 이름들로 알 수 있더군요. 들어보지도 못한 회사, 들어본 서울우유 노조의 화물연대 가입을 막는 횡포를 담은 전단지, 고대학생들의 후원금 요청, 그리고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외침은 굳이 구호가 아니라는 것을 느낄 수 있더군요. 그렇지 쌀쌀하지 않은 날씨가 다행일까요.

매년 전태일열사를 기리는 11월 13일에 앞서 열리는 전국노동자대회였죠. 그 어려운 시기에도 그러지 않았는데, 이렇게까지 듣는 귀를 닫아버리는 세상이 있을까요? 아는 것이 고통이겠지만 마라톤대회보다 평화로울 이 대회가 무슨 이유로 이렇게 물벼락과 곤봉세례를 퍼부어야 되는 것인지? 마치 도려내고도 잘 나아갈 수 있다는 오만방자함이 서려있는 것 같더군요.

경제를 성장시켜 돕겠다는 뭐를 해서 어떻게 하겠다는 거짓말은 필요없는 듯 싶습니다. 지금 당장 하루하루를 이어주는, 것이 없으면 돌아갈 곳도, 지쳐 나아갈 곳도 없습니다. 감옥은 차서 넘치고, 절규는 하늘을 찌를 듯한데, 무엇을 더이상 알아달라고 외쳐야 할까요. 이미 다 알고 있는 세상은 조금도 듣지 않고 벼랑으로만 몰고있는 것은 아닐까요?

빼빼로 선물이 한가득 넘치는 마당에 그 녀석들을 속되다고 하고 싶지 않더군요. 이쁘고 귀엽게 보였어요. 단, 마음 길이 조금이라도 닿았으면 하는 바램들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아래 아이들 귀엽지요. 대회장에서 만나 손전화로 찰칵~. 톡톡튀는 아이디어 보세요. <한미 FTA 즐> <10대의 비정규직 OUT>이 이쁜 하트모양에 담겨있더군요. 오는 13일 마음이라도 담는 묵념이라도 해야겠습니다. 너무 등한히 하고 지낸 것은 아닌지 수많은 전태일에게 미안한 마음이 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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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팽이 2007-11-12 14: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헉 가셨습니까? 전 어찌어찌 이번엔 안 갔는데 (못 간게 아니구요.. --;;;)

2007-11-12 16: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여울 2007-11-12 23: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달팽이님/속삭인님 별일 아니지요. 가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라 ...먹고사는 것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기름바른 것 같아 제 마음도 아프답니다. 절실한 것이야 그대의 마음이 아닌가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