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11 왜라는 질문은 대상의 구체적 역사적 정치적 측면을 이해하게 하며, 법 세계의 두 요소인 당위와 존재를 매개해 준다고 지적했다. 당위와 존재를 매개한다는 말은 쉽게 말해, 현실이 어떻기에 그와 같은 법규범이 만들어졌는가, 또는 거꾸로 이런 법규범으로 혹은 법 해석으로 현실을 '통제'할 수 있는가를 묻고 답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12 당장에 거래가능하거나 합의가능한 공통이익은 부재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낙관할 수 없는 미래를 전제로 가치의 충돌을 유예하거나 완화시키는 '과정의 법학'으로 전환/변환할 태세도 갖추어야 한다. 이게 가능하려면 세상을 다르게 볼 수 있고 다르게 감각할 수 있어야 한다. 세상을 다르게 보고 느낄 수 있어야 당장의 현실적이고 주류적인 결론에 쉽게 동조하지 않을 수 있다.
13 어린 아이는 "더 아는 데에만, 자신이 아직 모르는 것을 다는 데에만 전념"하는 존재가 아니라, "주위에 있는 것을 보고, 듣고, 관찰하고, 반복하고, 실수하고, 자신의 오류를 교정하면서 스스로 배우"는 자이기 때문이다. 창의적 행정에게도 이것이 필요하고, 행정법과 행정법학은 그 근거와 한계가 되어주어야 한다.
17 법 언어의 세 가지 특징은 난해성, 모호성, 이데올로기성이다. 19 추상성의 원칙이라는 게 우리 민법상 물권행위의 무인성 無因性 이론에 해당한다. 법에서 추상 혹은 추상적이라는 말은 이런 것이다. '어떤 구체적이고 특정한 사안과 분리되어 있다.' 이런 의미로 추상적 규율, 추상적 위험, 추상적 규범통제 같은 개념을 이해하면 된다. 그냥 쉽게 말해 추상적이란 특정한 사안이 아니라는 뜻이다/일반적이라는 말도 불특정 다수의 사람 모두를 의미하는 용어로 이해하면 된다.
47 자본주의 행정법은 자기의 권리와 이익 외에 타인과 공동체의 권익에 관심을 갖는 이타주의적 개인(혹은 법인)을 이단자로 취급한다. 또한 비인간 동물이나 사물도 자본주의 행정법의 세계에 들어오지 못한다. 글로벌 차원의 기후변화와 이로 인한 기후위기를 눈앞에 두고도 계속 이런 인간중심적-이기주의적 법률학을 유지해도 될 것인지는 성찰해야겠지만, 현실은 그러하다.
49 이러한 상황을 설명하는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법-권리 주체'로서의 이기주의적 개인이다. (주관적-개인적 공권)
2.
이 책의 기획 중 하나는 이 분산된 인지 시스템이 작동하는 비의식적 인지 집합체를 분석 탐구하는 것이다. 프롤로그 9
과학에서조차 생물학적인 비의식적 인지와 기술적인 비의식적 인지 간의 간격은 여전히 햇살이 내리쬐는 아침의 그랜드캐니언만큼이나 넓다. 10
나는 오늘날 우리가 직면한 가장 긴급한 문제들 중 하나가 지금 진행 중인 이러한 변화라고 본다. 이는 기술적 자율성 시스템의 발전, 인간의 의사 결정이 이 시스템의 작동에서 할 수 있고 해야 하는 역할, 인간이 인지 능력이 있으니 지구상의 지배종이라는 깊은 믿음에서 비롯된 환경 파괴, 그 결과로 다른 생명체들의 인지 능력을 다시 생각해 볼 필요성에 관한 문제로 확장된다. 11
행성적 인지 생태계. 행성적 인지 생태계는 인간 행위자와 기술적 행위자를 모두 포함하며 윤리적 탐구의 초점이 되기에 적합하다. 10
1부 인지적 비의식과 의식의 대가
01 비의식적 인지: 인간과 타자들
의식은 우리의 사고에서 중심 지위를 차지하는데, 의식이 인지의 전부여서가 아니라 우리의 삶을 이해할 수 있게 하고 세상의 일관성에 대한 기본적 가정들을 뒷받침하는 내러티브를 창조해 내기 때문이다. 반면 인지는 읫ㄱ을 훨씬 뛰어넘어 다른 신경학적 뇌 프로세스까지 확장되는 훨씬 더 광의의 능력이다. 또한 인지는 다른 생명체와 복잡한 기술 시스템에도 퍼져 있다. 의식 너머에 존재하는 인지 능력은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지만, 나는 이를 ‘비의식적 인지’라 부르겠다. 3
갑자기 전방에서 앞차가 브레이크를 밟으면 도로로 다시 주의가 쏠린다. 이처럼 의식과 ‘새로운’ 무의식 사이에서 쉽게, 지속적으로 소통이 이루어진다. 5
소마틱 마커. 특정 상황이나 경험에 대한 감정적 신체적 반응은 ‘표지 marker’ 처럼 작용해 미래에 비슷한 상황에서 의사결정을 내릴 때 영향을 미치는 신호 역할을 한다. 5
비의식적 인지의 가장 중요한 기능은 반응이 느리고 처리 능력이 제한된 의식이 1000분의 1초마다 뇌로 흘러드는 내부와 외부의 정보 홍수에 압도되지 않도록 해 주는 기능일 것이다. 6
기술적 인지의 출현은 한때는 생물학적 유기체에만 있던 인지 능력이 세계 속으로 외재화되었음을 나타낸다. 7
환경에 근거한 인지. 환경에 근거한 인지는 근육의 움직임, 시각 자극, 청각 인식을 포함한는 모달 인식 modal의 정신적 시뮬레이션에 지원을 받으며 이것과 얽혀 있는 인지다. 겨울뉴런 회로. 9
사고하기와 인지 (인지생물학 라디슬라프 코바치)
코바치는 단세포 유기체조차 “환경과 관련된 특징들에 대한 최소한의 지식을 지니고 있는 것이 틀림없”어서, 이런 특징들과 유기체를 구성하는 분자들 사이에 “아무리 조잡하고 추상적이라 할지라도” 소통이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대체로 핵산 분자 수준만이 아니라 모든 수준의 생명에서 특정 기능을 제공하는 복잡성은 시스템의 구성물로 바뀌는 체현된 지식과 상응한다. 환경은 풍요로운 잠재성을 지닌 장소다. 각 장소는 해결해야 할 문제이며, 거기에서 살아남는다는 것은 문제를 해결했다는 의미이고, 해결책이 바로 체현된 지식 즉 생존하기 위해 어떻게 행동할지에 대한 알고리즘이다. 14
코바치는 생명체가 환경과 관계하는 것을 존재성onticity 즉 변화하는 환경에서 생존하고 견대는 능력이라고 부른다. 코바치는 ”생명은 앞으로 어떻게 나아갈지 모든 가능성을 모든 수준에서 끊임없이 ‘시험’하고 있다. 15
식물의 신호와 식물 지능에 대한 주장
우리는 식물에 뉴런이나 시냅스 혹은 뇌 같은 구조가 있다는 주장에 어떤 증거도 없음을 밝히면서 시작한다. 19
문제는 식물이 지능적인가 그렇지 않은가가 아니다. dfl 모두가 그 용어(지능)가 무엇을 의미하는가에 동의하려면 수백 년이 걸릴 것이다. 문제는 ‘식물이 자각하는가’가 되어야 한다. 사실상 식물을 자각한다. 20
나무가 법적 지위를 가져야 하는가 하는 문제가 포함된다. 21
연구자들이 전기 신호와 화학신호, 유전자 구조, 식물 행동 간의 상호작용을 조사하면 할수록, 또 ‘지능’이라는 대단히 인간중심적인 단어에 어떤 입장을 취하든, 식물이 환경에 대한 광범한 정보를 해석하며 놀랍도록 섬세하고 복잡한 방식으로 도전에 대응한다는 사실이 점점 더 분명해진다. 23
기술적 인지
“자기-재생산 자동자”
단 이는 컴퓨터가 오작동하거나 전기가 끊어지는 일이 없어야만 가능하다....이들 연구는 논쟁과 질문을 만들어 내는 데에는 유용하고 생산적이었지만, 기술적 시스템이 결코 완전히 살아 있을 수는 없기 때문에 결국은 실패할 운명이었다. 그러나 기술적 시스템은 완전히 인지적일 수는 있다...인지는 정보와 의미를 연결하는 맥락 안에서 정보를 해석하는 프로세스다. 27
정보의 의미는 그것을 해석하는 프로세스에 의해 주어진다. ....프로세스는 맥락 안에서 발생하며, 맥락은 상황이 달라지면 전혀 다른 식으로 이해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점은 인간들 사이의 자연어 발화에 적용되지만, 식물이 흡수하는 화학물질 속의 정보에 반응하는 정보적 프로세스, 문어가 근처에서 잠재적인 짝을 감지할 때의 행동, 계산 매체에서 코드의 레이어 사이의 커뮤니케이션도 마찬가지로 잘 설명해 준다. 29
시몽동. 안정적인 평형 상태에 이르지 않고 오직 과도기적인 준안정 상태에 머무는 포텐셜 에너지 개념이다. 시몽동은 이 흐름을 ‘정보’라 불렀고, 정보가 본질적으로 의미와 연관된다고 생각했다. 30
피드 포워드. 정보가 미리 앞서 전달되어, 무언가를 예상하거나 준비하도록 하는 과정을 설명하는 용어. 31
인지 분석하기
인지의 세 갈래 틀
그림1 피라미드로서 (인간) 인지의 세 갈래 틀
자각의 양태 – 비의식적 인지 – 물질적 프로세스 37 삼중 틀: 역동적인 이질적 위계 조직으로 묘사하는 편이 더 나을 것이다. 40
비의식적 인지는 의식보다 훨씬 더 빨리 작동하며, 의식이 이해할 수 없을 만큼 조밀하고 미묘하며 잡음이 많은 정보를 처리한다. 비의식적 인지는 의식이 잡아낼 수 없는 패턴을 식별하고 거기에서 추론을 끌어내며, 이에 기반해 미래의 사건을 예측하고, 그 추론과 일치하도록 행동에 영향을 준다. 38
살아 있는 유기체는 선택과 결정, 해석이 가능하다. 39
인지는 유연성, 적응성, 진화가능성이 포함된다. 41
행위자와 매개자
인간/비인간을 대체할 또 다른 구분으로 인지자 대 비인지자를 제안하겠다. 한편에는 인간과 다른 모든 생물학적 생명 형태는 물론이고 모든 기술적 시스템이 있다. 다른 한편에는 물질적 프로세스와 생명 없는 객체들이 있다. 43
비인지자들. 눈사태, 쓰나미, 토네이도, 눈보라, 모래폭풍, 허리케인 44
이것들은 선택할 능력이 없기 때문에, 도덕적이고 윤리적인 함의를 띠는 인지 집합체에 뿌리박힌 행위자가 아니라 매개자의 역할을 수행한다. 인지자는 행위자로, 물질적 힘과 객체는 매개자로 쓰는 것이다. 45
더 나은 공식은 이분법이 아니라 상호 침투다. 상호 침투는 인간, 비인간, 인지자, 비인지자 그리고 우리의 세계를 구성하는 물질적 과정을 통해서, 그 안에서, 그 너머로 흐르는 연속적이고 어디에나 퍼져 있는 상호작용이다. 46
왜 계산 매체는 단순히 또 하나의 기술이 아닌가
기술의 편재성, 다양성,강도로 이루어지는 궤적, 켈 리가 인간중심주의적으로 ‘욕망’과 동일시하는 궤적을 따라 발전한다고 주장한다. 47
계산 매체는 다른 어느 기술보다도 더 강한 진화적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48 계산 매체는 본질적으로 인지 기술이며, 그 이유 때문에 본질적으로 인지적인 종인 호모 사피엔스와 특별한 관계를 맺는다./“우리는 결정이라는 것을 단 하나의 힘 혹은 힘들의 추상적 개념이 아니라 프로세스로 생각해야 한다. 49
기술적 인지와 윤리
부르노 라투르 물리학자들이 우주의 팽창을 설명하기 위해 필요로 하는 손실 질량/에너지에서 유추해 윤리적 행위자의 ”손실 질량“이 기술적 인공물이라고 말하면서 이 질문을 건드린다. 여기에서 손실 질량은 우리의 도덕성을 구성하지만 숨겨지고 무시당한 사회적 질량들이다: 기술적 인공물이 도덕적 행동을 유도하고(안전벨트, 과속방지턱) 인간이 습관에 영향을 준다. 50 fitbit 팔찌(스마트 워치) 등의 장비는 인간의 사회적 행동과 무의식적 행동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누적적인 효과를 발휘한다. 51
인간행위자와 기술적 행위자가 뒤얽힌 그물망에서 버빅은 인간과 기술 양자가 도덕적 행위성을 공유하며, 암묵적으로는 도덕적 책임까지도 공유한다고 주장한다. ”도덕적 행위성은 인간과 비인간 사이에 분배된다. 도덕적 행동과 결정은 인간-기술 연합의 산물이다.(타자기, 인터넷) 52
행동의 일반적 경향은 그 결과의 총합에 따라 더 유해할 수도, 덜 유해할 수도 있다. 다시 말해 좋은 결과의 총합과 나쁜 결과의 총합 사이의 차이에 따라 결정된다. 54
기술적 인지 시스템이 우리 주변에 온통 깔려 있고 일반 대중이 모르게 작동하고 있다. 그것들의 효과를 분석하고 평가하려면 기술적 인지를 사실로 받아들이고 인지를(인간) 의식하고잠 동일시하는 수백 년 묵은 전통에서 빠져나오게 해 줄 견고한 틀이 필요하다. 2. 인간의 인지 생태계가 기술적 인지와 어떤 점에서 다르고 어떤 점에서 비슷한지를 포함해,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대한 더 정확한 그림도 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3. 물질적 프로세스와 인지자들이 어떻게 다른지 명확하게 이해해야 한다. 57
02 비의식적 인지와 의식 간의 상호 작용
비의식적 프로세스가 직관을 의식적 자각에 피드 포워드라 수 있게 해 주는 메커니즘, 이 메커니즘에서 시간성이 하는 중요한 역할을 논한다. 59
의식의 대가
자아는 우리의 유기적으로 연결된 정신적 삶을 특정한 식으로 상상한 산물, 구성물, 모델이다./ 자아를 본질적 특질이나 소유물이라기보다는 아이가 자라면서 갖게 되는 경험, 감정, 삼성을 통해 창조되는 구성물로 본다/의식과 자아 감각이 지닌 기능에는 과거의 경험을 기억으로 회상하고, 미래의 기대를 만들어 내고 기억과 비교해 예상과 결론에 도달하는 정보 처리 기관으로서 역할이 포함된다. 61
자아-모델과 자아가 ‘지향성’을 가진 대상으로 구성하는 모델. 타자를 의식하고 타자와 관련을 맺지 않는 한 자아 따위는 없다. 62 언어 시스템은 뇌의 인지 프로세싱 네트워크에서 출력된 결과를 고도로 편집된 스냅숏으로 요약한 다음 퍼뜨린다. 63
우리가 알아차리지 못하는 사이에 의식은 사건들을 편집해 관습적 기대에 따르게 만든다. 2. 의식이 지각보다 몇백 밀리 초 늦다. 0.5초 3. 자기 스스로를 주요 인물로 만드는 자아를 소유하는 것이다. 65 우리를 스스로 자아로 인식케 하는 바로 그 기능이 부분적으로는 우리가 뿌리박힌 생물학적 사회적 기술적 시스템의 복잡성을 보지 못하게 하고, 우리가 가장 중요한 행위자이며 우리와 다른 매개자들의 행동의 결과를 통제할 수 있다고 쉽게 착각하게 한다. 66
의식과 인지적 비의식에 대한 신경 상관물
원형자아는 내가 인지적 비의식이라고 부른 것에 해당한다. 67
의식은 오로지 대상, 유기체, 그들의 관계가 재표상될 수 있을 때만 일어난다. 의식이 재표상되려면 당연히 먼저 표상되었을 것이다. 이런 매핑은 원형자아를 발생시키며, 그 안에서 일어난다. 그때 소마틱 마커들이 이 원형자아 수준에서 신체 지도 안으로 조합되고, 이로써 신경신호와 화학적 신호의 기저를 이루는 물질적 프로세스와 의식 사이를 매개하게 된다. 68
뉴런 집단들은 재귀적인 “재입력되는 연결들”을 통해 자기들끼리 연결된다. 69
의식에서 시뮬레이션과 재표상
시뮬레이션은 “세계, 신체, 마음과 더불어 경험이 일어나는 동안 습득되는 지각, 운동, 내향적 상태의 재발제이다. re-enactment 71
누군가의 행동에 대해 판단을 내리고 싶을 때는 언제든지 당신의 뇌에서 그와 같은 움직임을 가상현실로 시뮬레이션해야만 하는 것과 같다. 겨울뉴런 72
환경에 근거한 인지 관점에서 뇌는 감정에 감정적 정서적 태그를 붙여서 기억에 저장한 다음, 비슷한 경험이 일어날 때 시뮬레이션으로 이를 재활성화하기 위해 신체 상태를 이용한다./시뮬레이션은 고도로 추상적인 사고에조차 신체 상태를 그 기반으로 부여하면서 원형자아와 의식 사이 소통 프로세스의 본질적 부분으로 작용한다. 73
볕뉘.
0.
두 책을 읽으면서, 아니 정리해내면서, 덧보태며 읽으면서 많은 감회와 느낌이 든다. 행정과 법은 왜 이리 고루한가라는 생각이 내내 골치아픈 존재로 가라앉아 있다. 무의식이 아니라 비의식이라고 명명하고도, 분열생성이라는 말을 붙이고도 더 나아가지 못하는 질문과 명명의 장벽 속에 갇혀 있다는 느낌들. 두 책은 그런 면에서 벽을 허물면서도 통합해주는 느낌의 봇물같다. 전태일을 법학과 대학생을 만나고 싶어한 것처럼, 버전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법에 대해 이런 의문들에 새로운 바람과 이름, 깃발을 흔들어주길 바란 것 같다.
1.
이교수는 서슴없이 갈파한다. 시와 문학을 법학에 접붙이기를 애용하는 저자답게, 책의 각주는 도움책들로 즐비하다. 그의 서재에 꽂혀있을 책들이 보인다 싶다. 처분하지도 못할 책들을 이 책을 안식년에 오로지 전념하면서 골라내었을 책들의 운명도 느껴진다. 그래 이런 친구를 만나고 싶었다. 이런 친구만 있다면 시대와 역사에 역행하는 법의 무례함에 똥침도 놓을 수 있으리라는 호기도 전달된다. 그가 있어 고맙다.
2.
비의식적 인지. 아메바와 집신벌레도 이 세상과 교감하고 소통하고 스스로 바꿔낼 수 있다. 놀라울 만한 확장에 더해서 우리는 놀라우리 만큼 생명과 비생명의 인지에 모르고 있다.
3.
행성적 인지 생태계라는 단어와 명명을 공글리고 있다. 가슴과 몸에 그리고 살아있는 모든 것들을 품을 수 있는 기쁨이 느껴지는 말이기도 하다. 틈틈이 옮겨적고 있긴 하지만, 가을날이 기후우울을 벗어나게 해 머물 수 없다. 그래도 조금 흔적을 남겨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