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한국인만큼 자유분방하고 역동적이며, 그러면서도 셈세한 성정까지 갖춘 민족이 드물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한국인들은 정해진 틀이나 질서를 꺼리는 활달한 성질이 있으면서 동시에 섬세한 데로 가면 지극히 세심해지는 다양한 면을 가지고 있었다.
2. 풍류를 겸한 구황용 밥 - 부족한 쌀 대신 채소를 넣어 양을 늘려서 허기를 면하려 한 데서 끝났으면 재미가 없었을텐데, 여기에 향기가 은은하고 그윽하게 나는 독특한 채소를 사용했다.
3. 음양-오색-오미/시간보다 공간-식물성기름/정성-시간/잔치문화
어렵고 힘들어도 멋을 담을 줄 알거나, 일상에서도 조화의 끈이나 정성을 잃지 않던 마음들은 온데 간데 없고 쏠림만 남은 것은 아닐까? 아니면 (멋-조화-쏠림)은 조급증때문에, 돈맛 좀 알아 제각기 뿔뿔이 이간질당한 것일까?그래서 보이는 것이라곤 쏠림밖에 없는 것일까?
많은 지식인들이 좀더 나은 방향으로 제시하는 서구의 <합리성>이란 잣대는 이런 연유로 부족하다. 화끈하고, 자존심세고, 새로운 것들을 너무 좋아해서 따로 하나가 아니라 여러가지를 동시에 버무리지 않으면 안된다. 그것도 제대로, 또 길게 오래 푹푹 고와야 된다. 일터에서도, 친지들과 모임에서도, 친구들 사이에서도
하지만 그 쏠림에도 멋과 조화가 복원되지 않으면, 집단건망이라는 시간의 늪에서 빠져나가지 않으면, 끊임없는 원점으로 되돌아오는 일만 남을 지도 모른다. 힘들고 어려워도 우리는 늘 멋을 보태서 해결한 것은 아닐까? 시간의 축도 길게 잡고... ... 최소한 안달복달만 한 것은 아닐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