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의학, 기술을 이야기하지만, 그것만 이야기하지 않는다. 세상은 돈만 이야기하지만, 돈도 이야기하지 않는다. 돈을 위해서도, 과학, 의학, 기술을 위해서도 다른 괄호가 필요하다. 사회 안에 살면서도 사회와 그 밖의 것을 나누지 않는다.

그러니 눈에 뭐가 씌인 것이 확실하다. 남들은 콩깍지라고 할 수도 있고, 뭐라고도 할 수 있지만, 판돈이 어른거리고, 본전 생각나는 것, 벗어나면 보이는데, 핏발 선 채로 달려드는 것을 보니 중독인 것이 확실하다. 윤리는 자신을 대상에서 떨어뜨리는 것이 시작이다.

과학, 기술은 아직도 뭔가 해결해줄 것이라는 신화에 대부분이 중독되어 있다. 그것을 감싸고 있는 나머지가 중심에 들어오지 않고서는 그 신화로 인한 영원한 피해자가 될 수 밖에 없다. 의학기술이 발전하면 다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는 것일까? 과학기술에 대한 신화에 가까운 맹신은 유독 우리사회에서 더 맹위를 떨치는 것 같다.

뱀발. 학문간의 화해가 아니라 이 사회가 어떤 사회인가 한 목소리로 이야기하면 과학과 인문학이 저절로 겹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올바른 것 같다. 인문학의 위기, 이공계의 위기인 것은 사실이지만, 인문학만, 이공계만을 이야기하는 어리숙함이 더 가관이지 않는가? 한국사회와 자본주의 사회의 문제점을 논의하지 않으면 그것 역시 요란한 자학으로 그칠 수 있는 것은 아닐까?

패러다임을 만들고, 그 안에서 허우적 대는 것은 아닐까? 정말 위기를 논한다면 이 사회의 문제점에 대해 이야기하고, 이것만으로 되지 않으니, 다른 영역이 이렇게 해결해주면 된다고 하는 것이 더 생산적이지는 않을까?

떼를 써서 지원을 받아냈다고 하자. 하지만 여전히 돈만을 이야기한다면 더 사회적으로 나아진 것은 무엇일까? 이공계도 인문계도 밥벌이만을 외친다면...그렇다면 문화-예술계도 위기가 아닌가? 위기라는 근저에 모둠의 이해만을 밝힌다면, 아무도 그 사회의 문제와 자신이 담고 있는 모둠의 문제를 연결시키지 못한다면, 사회적 책임과 역할에 대해 커밍아웃하지 않는다면, 위기를 가장한 기회주의자들의 행태는 아닐까?


세간에 논란이 된 민*당의 <어시스트의 비유>로 우주비행사 고산과 누구를 들었다. 이것 역시 침묵을 지키고 있는 것인지? 모르는 것인지? 우주비행사는 체력의 문제도, 지식의 문제도 아니다. 돈만 있으면 누구나 갈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온 나라가 떠들썩하게 할 일도 미스코리아를 뽑는 문제도 아니다. 진보든 보수든, 더불어 언론의 행태까지 짜고 치는 고스톱을 이렇게 잘 칠 수 있을까 싶다. 고개를 끄덕거렸다면, 이 역시 과학기술=미래를 개척할,밥이 되는 신을 등식에 주입되고 세뇌된 연유다. 의식상의 자정 작용도 없는 것을 보면, 확실이 중독인 것이 맞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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