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에 대한 짜투리 생각


“한살 더먹으니 두려우십니까?” “아이들이 불쑥 불쑥 커오니 가슴이 미어지십니까?” 당신은 시간에 중독되셨군요. 병입니다. 중증이시군요. “아직도 시간은 돈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무슨소리냐구요? “시간은 쏜살처럼 지나갑니까?” “30km, 40대가 되니 40km로 지나가십니까?” 그렇다구요. 그러면 시간에 중독되셨습니다.


‘나에게 시간이 나이먹음과 함께 같이 지나갈 뿐이군요. 전혀 되돌릴 수가 없군요.’ 어떻게 하지요. 돌릴 수도 없고, 이렇게 살다 가는 것 아닌가요?


그런데 우리처럼 시간을 이렇게 생각한지 얼마되지 않았다지요. 이렇다면 빨리빨리 벌고, 가고, 먹고 끝내면 되겠네요. 난 급하지 않다구요. 정말요. 빨리빨리 가야된다고요. 급해죽겠는데, 몸이 둘이여도 될 것이 없는데. 무슨 헛소리냐구요. 고속도로인데 빨리빨리 가야지 왜 서행하길 강요하냐구요. 그런데 끝이 보입니까? 오아시스가 보입니까? 신기루가???? 오르는지요? 세상에 대해, 삶에 대해 답을 할 수 있다면 가던 길을 가시지요. 하지만 혹시 고속도로가 움푹 움푹 웅덩이가 곳곳에 있다면 어떻게 하실 거지요. 빨리 가려다, 차 다 망가지고 몸망가지고 그렇겠죠. 정말 빨리가려면 어떻게 가야지요. 전후좌우 살피고 느릿느릿가야 제일 빨리갈 수 있겠지요.


백번 양보하여 시간은 직선으로 흐른다고 하더라도, 제대로 가기 위해서 천천히 순환하는 시간이 있어야, 느릿느릿 제대로 순환하는 시간이 있어야 지름길로 가는 것입니다. 우리는 너무 약해져있습니다.  한 아프리카 짐꾼과 동행한 여행객이 부지런히 부지런히 가고 있는데 쉬었다 가자고 하더랍니다. 왜냐구? 왜 그러시냐구? 너무 빨리 와서 자신의 영혼들이 쫓아오지 못한다고 쉬었다가자구 말입니다.


아직도 나이 한살 더먹어 두렵습니까? 팽팽한 젊음이 아쉽습니까?

한번 이 생각을 해보면 어떨까요? 조금 거슬러 올라가 세시풍속에 따라서 농사를 지었던 사람이라고 생각해보세요. 매년 순환합니다. 봄여름가을겨울, 아니 이것은 맞지 않지요. 절기에따라서 우리는 움직입니다. 절기마다 고저가 있고 잔치가 있고, 부지런을 떨때도 있지요. 한바퀴 두바퀴, 다람쥐 챗바퀴일까요? 풍물처럼 내고-달고-맺고-풀고 고저도 있고 장단도 있고 재미있습니다. 즐겁기도 하지요. 과정도 있고... ...


하지만 요즘 시간들은 어떤까요? 밋밋합니다. 재미도 없고, 갑자기 주어진 시간을 어쩔줄 몰라합니다. 돈버는 기계처럼 일에만 친숙해져 있어, 도대체 어쩔 줄을 모르겠어요. 티브를 보아야 할지, 잠을자야할지? 이 어색한 분위기? 우리의 단면은 아닐까요? 이 시간은 뭔가 다른 것 같아요. 과정은 별반 필요로 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결과만? 그래 그래서 어쨌다는거야? 하고 협박하지요.


빨리빨리, 목적지에 빨리가려고만 하는 우리의 이런 시간개념이 흔들리고 있어요. 어쩌면 자본주의도 “시간은 돈이라며” 혁명적 변화로 이런 급성장을 해 왔지만, 틀림없이 이 개념을 수정할 것 같아요. 왜냐 이렇게 부리다가는 돈이 안되요. 돈이 안되는 일들을 자본주의 속성상 하겠습니까?


시간은 만들 수 있습니다. 친구와 만남도 이제 원점에서 다시 시작할 수 있어요. 공동체에 기여하고 싶다면 이제 새로운 시간축을 만들 수 있답니다. 직선 말고 이왕이면 내고-달고-맺고-푸는 선순환의 시간을 가미해주세요. 아이들과 시간축을 둘 수도 있고, 대물림하구 시간축을 새롭게 둘 수도 있고. 자신이 좋아하는 정당도 말입니다. 열심히 하란 말을 절대못하겠구. 즐기면서, 조금씩 조금씩 쌓아가는 맛을 보태면 좋을 것 같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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