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


우미관은 가본 적이 없다. 후끈거리다 못해 비닐하우스에 들어온 듯 갑갑하다. 문은 열려있지만 화기는 어디로 도망가기엔 문이 좁아보인다. 달랑 한대의 선풍기만 돈다. 메뉴를 고르다가 잡탕밥은 뭐지 궁금해 이과두주와 함께 시킨다. 좁은 문은 닫히고 에어콘은 켜지고 선풍기는 회전되어 바람이 퍼진다.


덥다더워. 에어콘 기운 없이 주방일을 하던 여주인은 연신 도망가지 못하는 땀방울을 훔친다. 죽순, 오징어, 새우에 알맞은 농도의 전분에 맛나는 샊깔에 밥알은 곱게 잠긴다. 


이과두주 한잔, 국물에 밥을 곁들인다.


곧 이어나온 남주인은 홑옷에 런닝이다.


여름을 난다는 일 속엔 더위에 싸우거나 지치거나 무릎쓴 일꾼들 때문이란 걸, 그 덕이란 걸 조심스럽게 마음갈피에 상처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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