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체조직을 제공하는 시람들과 그들의 가족은 자기 몸을 다른 모든 사람이 돈벌이 수단으로 삼고 있다는 파백의 우려에 공감을 표한다. 수전 서튼이라는 여성이 자살했을 때 그의 가족은 수전의 심장, 간, 각막, 삐. 피부를 이식용으로 써도 좋다고 허략했다.” 그의 부모는 딸의 장례식 비용을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형편이 어려웠다.

나중에 그들은 기증의 단계마다 돈이 오갔다는 사실을 알고 분노했다. 병원과 의료팀은 신체조직을 이식받은 수혜자의 보험회사로부터 돈을 받아 수천 달러의 이익을 보았고, 다리를 놓아준 중개업자는 2만 2천 달러 이상을 벌어들였다.

이러한 이식 수술의 경우 수혜자들은 수술비용뿐 아니라 장기 그 자체에 대해서도 병원에 돈을 지불하는데, 장기가격은 신장이나 심장의 경우 1만 6천 달러, 간은 2만 1천 달러선이다. 그러나 서튼의 부모는 한푼도 받지 못했다. 그들은 비석을 세울 돈도 없어 수전을 공동묘지에 매장했다. 68-69쪽

 

1998년에 연구자들은 심혈관 질환을 치료하는신약(칼슘 채널 차단제)을 다룬 70편의 과학논문을 분석했는데, 그 결과 산업체와 연관된 과학자들은 자신을 후원한 회사에 유리한 결과를 발표하는 경향이 더 크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해당 약물이 유익하다는 결론을 내린 연구자의 96퍼센트가 제약회사와 금전적 계약을 맺고 있었는데 반해, 중립적인 결론을 내린 연구자는 60퍼센트, 비판적 입장을 가진 연구자는 37퍼센트만이 제약회사와 연관이 있었다. 그리고 70편의 논문 중 단 2편만이 논문 저자의 이해관계 충돌 가능성에 대해 밝히고 있었다. 94-95쪽

 

0. 시간이 많이 지났는데, 손끝에 맴돌다 이제사 보게 된다. 읽으면서 오히려 이 책을 연구대상으로 삼아야겠다는 느낌이 들 정도이다. 몇해전, 장기이식관련 미국발 번역서를 본 느낌과 유사하다. 방대한 자료, 방대한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문제점에 대해 치밀한 근거와 이를 바탕으로 얼마든지 헤쳐나갈 수 있게 만든 책. 그런면에서 미국 저자들의 넓이와 깊이에 혀가 내둘릴 정도이다. 그런 면에서 출발한지 10년남짓한 현실은 없는 편보다 낫다. 하지만, 온통 과학대중화와 전도에만 매몰된 과학중심주의가 아니라 과학만능주의 현실은 온갖 지뢰밭길을 예고하고 있다는 말이 오히려 맞을 것 같다.

1. 유전자 조작-디엔에이 결과에 대한 인식의 현실과 법적,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맥락에서 문제점을 자세하고, 가슴에 와 닿게 잘 기술되어 있다. 참고문헌이 100여쪽에 가까울 정도로 탄탄하고 현실성이 있다.

2. 미국의 경우, 80년 초반, 몇개의 법안 통과에 따라, 연구결과를 사적으로 전유가 가능함에 따라 기술이 발전과 함께 경제-사회-문화 측면에서 문제를 동반한 사례들을 꼼꼼이 나타내고 있다. 범죄사건에 과학수사란 명목으로 디엔에이 일치, 증거자료에 대한 확신은 어이없게도 분석요원의 분석결과가 많은 부분 거짓이었다는 인재에서부터, 동일한 디엔에이를 두 곳에 넣은 실험실내 재현성의 문제, 디엔에이의 친인척 유사성의 정확성까지 두루두루 문제를 일으킨 사례가 허다하다. 그럼에도 과학적인 증거, 대중수사물은 대중들에게 문제점보다 맹목적인 신뢰를 부추키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2.1 이렇게 사익을 추구하도록 열어놓은 법제화는, 오히려 정보의 공유와 기술의 발전을 더디게 하며, 공익의 측면에서도 여러 피해들을 속출하고 있다. 결과물이 아니라 방법, 과정에 대한 특허의 길을 열어놓으면서, 돈과 삶을 선명하게 갈라놓는다. 목숨이 중요하지 않은 것은 당연, 목숨이 저당잡혀, 돈을 물어줘야 하는 형국이 생기게 되는 것이다.

3. 우리 몸은 팔리고 있다.  당신 몸이 특이한 증상의 병을 가지고 있다면, 어마어마한 액수로 당신의 혈액과 기타 등등을 거래할 수 있다.

4. 순수한 마음에서 내놓은 장기가, 신체조직이, 당신의 피가 돈의 논리 덫으로 들어가 값을 호가하며 거래되고, 거래될 것이고, 연구될 것이고, 법적, 사회, 윤리, 문화적인 문제를 일으킨다. 당신의 죽음과 기증은 그 시대의 추악함만큼 때를 뭍히면서 돈의 옷을 입고 거리를 배회하고 있다. 이렇게 디엔에이 과학기술에 대한 만능인식과 신화는, 시궁창같은 현실, 우리의 죽음마저도 아수라장의 떡밥같은 역할을 하고 말 수 있다.

5. 사회-윤리-문화의 품안에서 과학기술을 품지못하면, 과도한 기대와 맹신, 무관심은 당신의 그 품을 황폐화시키고, 시킬 수 있다는 현실은 여전히 미국이라는 선진지에서 벤치마킹할 수 있다. 우리의 선택을, 알아야 할 사항을, 그 선택이 밟고 지나가는 길, 그 쓰레기들이 가득쌓인 길을 보고 또 보아야 한다. 그 실수를 딛고 가지 않으려면, 이런 사실과 맥락이 옮겨져야 할 것 같다.

6. 기업-학교와 중첩된 네트워크, 이러한 문제에 대한 사회-문화적인 접근, 연구결과물들이 필요하다. 무의식적인 우리의 생각길을 돌릴 수 있는 계기들, 균열들이 절실하다. 그런면에서 우중을 속일 수 있는 사각지대가 너무 많다. 생명공학이란 깃발조차, 처음 가는 길은 늘 양과음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자본의 속성은 양만 보려는 근시안때문에 늘 일을 그르친다. 그런 넘들에겐 날개를 달아주는 것이 아니다. 음의 추가 달리지 않고서는...

7. 당신의 과학기술이란 인식에 사회-문화-윤리-법이란 그물을 달아보자, 그것이 어떻게 연결되어있는가 마음을 주어보자.

서문 - 사람의 몸에 관한 사업

1장 아인슈타인의 뇌에서 실크우드의 뼈까지: 인간 신체조직에 관한 연구
2장 신체물질의 상품화: 몸 속에 갇힌 사람들
3장 유전자 골드러시와 특허의 위험
4장 피를 뽑고 튀어라
5장 스스로를 폭로하는 몸
6장 DNA 수사망: 생물학적 감시와 DNA 신원확인의 확대
7장 생물수집품(biocollectibles)과 몸의 전시
8장 사후(死後)의 집적거림: DNA 검사를 통한 과거의 부활
9장 밀레니엄 시대의 신체 강탈: 생물범죄(biocrime)와 법률적 보호책
10장 사람의 몸을 시장으로부터 격리시키다


D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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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아우성의 봄(作)
    from 木筆 2008-01-28 15:37 
            1. 한편의 유전자조작 관련 영상에서 시작한 책 설핏읽기는 몸가는대로 맛을 본다. 하지만 씁쓸한 맛은 더 신경을 곧추세우게 만든다. 시간과 공간, 시공간의 함수는 의도하지 않는 사실들을 그들의 표현대로 말하자면 생산해낸다. 그런 사실들은 점점 잔뿌리를 내리며 보이지 않던 곳을 서서히 드러내보인다. 원하는 사실 외의 다른 것들이 원하는 사실을 덮어버리고 이해를 원점에서 출발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