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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왓! 콰과광!! 인적이 드문 주유소로 향한 것이 화근이다. 인도와 차도와 경계가 무딘 한적한 읍내를 라이딩하던 참이다. 배유구라고 할까 기름이 흘러넘치면 빠져나가게끔 만든 길쭉한 홈사이 미니벨로 앞바퀴가 끼는 사이, 이런 끝장을 봤구나 싶다.  아얏! 아이쿠~~!! 내동댕이 쳐지자 시큰거린다. 한참 일어나지 못하고 정황이 시선을 끈다. 체인은 벗겨졌는지? 끊어져버린 것인지? 찰과상인 건지? 뭐가 잘못된 것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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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다닥 읽을 참이었는데, 시집도 그렇게 빈 틈을 메우는 시간들의 결들이 달라 짤라 읽기다. 도서관도 가고, 책방도 들르고, 식당에서도 읽는데 진도가 나가질 않아. 벨로 뒷짐을 싣고 달린 것이 화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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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들 모서리를 읽다가 다 읽은 것도 서문에서 감탄하다가 어떻게 한다 고민한 것도 있고, 절반을 씨름하듯 읽어내기도 하고, 어 고진 이사람 연구많이 하셨네. 역시 말년이란 자고로 이래야 하는 법이지 한다. 


 

그러다보니 진도나가야 하는 데 걸린 대목이 아쉽기도 하다. 챗gpt의 헛점도 알게되고, 유투브 영상을 보다나니 대충 감이 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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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머리>라는 시집의 첫머리는 시간을 죽이면서 산 인물을 나온다. 먹여줘 재워줘 연금으로 하루하루 대접받고 풍요로운? 삶, 고독사가 아니라 남부러운 죽음까지 산 인물을 그려낸다.  시간을 죽이는 것이 뭐가 어때서. 이렇게 지독한 전제와 가정을 새겨두고 그려나가는 모습이 김수영시인의 패기가 느껴지기도 한다. 아니 이세 삼세의 시인들은 뭔가 다르긴 다르다. 허우적거리지 않는다. 선명함. 어쩌면 굳이 세대를 나눈다면 그 쥐어지는 선이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삶은 분석하거나 사유해내기도 하지만, 선명한 선을 긋고 색다르게 살아내는 이들로 넘쳐나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그런 시집이 아직 반이나 남았다. 왜 진도가 나가지 않는 것인가? 진도를 내지 않는 것인가? 이렇게 쌓여 있는 책들을 보라. 정신머리가 아니라 정신차려라 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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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놀멍쉬멍 로씨난데 2 미니벨로 장거리 시승 겸 투어를 했다. 정신머리를 어디다 두었는지 신년 라이딩 액땜. 덕에 자전거도 나도 가벼운 타박상 정도로 무사하다. 신난다고 신나게 탈 일이 아니다. 


2.


작업에 쓸 요량으로 여기저기를 찍어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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