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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꾼다. 치과의사가 나오고 전직 대통령이 겹쳐온다. 날기보다는 떠 있다. 가파른 경사 위에 자연스럽게 떴다 안착하는 법을 배운다. 아무런 이상이 없다. 그런데 왜 불안한가. 꿈을 접으며 그래 그래도 된다. 안심하면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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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속에 꿈. 그렇게 몇 번 거듭 다짐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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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업실이 썰렁하다.  작업을 하다가 늦은 점심하러 간다. 맞파람에는 제법 버거운 느낌이 드는데, 오늘은 벨로가 괜찮다 싶다. 식사를 하고 식당 난로가 마음에 들어 묻는다. 오방히터 어디서 산 거예요. 하니 저기 다리 근처 티마트에도 있단다. 2년 썼는데 하나 더 살려고 한다고....그래서 달린다. 더 작은 용량의 히터가 있어 미니벨로 짐받이에 싣고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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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들이 손에 잡힐 줄 싶었는데, 마음은 싱숭하여 자리잡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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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꼭지가 가로등이다.  빛과어둠.은 선악처럼 우리의 일상의 절망과 희망을 담는 대명사이기도 하다. 늘 거창했던 것이다.  그 커다란 대문자가 작게 드리워지면 어떨까. 터널을 빠져나오듯, 터널로 빨려들어가듯 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그리 빛나지 않더라도 그 가로등만 보면 따듯한 집에 다가서는 느낌이나 안심이 자리잡기도 할 것이다.  고개를 숙일 줄 아는 빛이라니, 눈이 폭폭 내리는 소리까지 들려주는 주황빛이라니....인기척을 닮기라도 하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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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에 드러선 대문자들을 조금씩 균열내어 봐야겠다. 그러다보면 나의 입말들도 작아지며 옹알옹알거릴 것이다. 그러다가 졸졸 흐르기도 하고 졸졸 흐르는 물살을 막는 척하는 작은 돌알갱이도 되기도 할 것이다. 그렇게 작아진 말들로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알아들을 수 있을 것이다. 알려건넬 수 있을 것이다. 나는 나의 큰말들에 자갈을 물리고 싶다. 더 큰 소리로 말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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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작아지는 적어지는 단어와 언어와 말들을 찾아다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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