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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퇴근 길, 두 권이 추려진다. 좀 더 들여다볼까. 데이비드 봄은 양자얽힘 현상에 분기점이 되는 학자다. 학계의 관행과 따돌림을 그는 몸소 느끼는 삶을 산다.  맑은?! 국물 돼지국밥을 한다는 곳엘 간다. 홀로 손님들도 많고, 외국인들도 있다. 순간순간 말을 건네는 사장님의 센스와 수완이 장난아니다 싶다.



독창성과 창의성은 인위적으로 기획되고 설정된 목표에 접근하는 노력의 결과가 아니라, 마음이 온전하게 작용하는 가운데 자연적으로 얻어지는 부산물과 같은 것입니다. 이것이 독창성과 창의성이 발현되는 유일한 방식입니다. 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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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아이 같아야 해. 아장아장 걸음마를 배우자 아이는 금방 다른 세상을 사는거야. 걷고 달리는 세계지. 어눌한 노래와 말을 배우는 아이는 잠자리에 들자마자 연습을 하지. 목청을 돋궈 크게크게 아빠곰은 뚜뚜우해 엄마고믄 나씨 해에......그러다 질문이라는 걸 배우면 거침없지...또 다른 세계관을 갖는거야. 마술 세계에 사는거야. 




무엇인가를 '한다'는 것은 몸을 움직이고 사물을 다루는 일을 가르킵니다. 그 결과 실제로 일어난 일을 과거의 선입견에 비추어 파악한 것에 견주어 차이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이 차이로부터 사람은 새로운 지각이나 차이를 파악하게 하는 아이디어를 갖게 됩니다. 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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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상식의 선에서 얘기를 풀어간다. 왜 어른들은 이 모양 이꼴이 되었을까. 왜 동시대인들은 이리 형편 없어진 걸까. 그래 실수=실패라는 등식때문이다. 움베르또 마뚜라나가 말했듯이 실수할 권리를 주장하지 못하는 바보들이다.  배운다는 것은 실수의 연속이다. 많은 사람들이 그럴사한 스승을 만나 잘 배우게 된다고 착각한다. 배운다는 것은 자신의 실수를 눈여겨보는 것이고, 할 수 있는 한 많은 실수를 하는 것이 가장 지름길이자 갖은 방법의 보고를 갖게 되는 것이다. 취미로 그림을 배우게 되는 분들이 무척 늘었다. 하지만 그들 역시 주눅들고 자신의 방법과 도구를 찾지 않는다. 그리고 알려주지 않는다. 그토록 어렵게 배웠고 알았다는 핑계를 대며 자기 속으로 숨는다.


실수에 대한 두려움; 뭔가 새롭고 이색적인 것을 지각하는 일을 막는 요인은 바로 이것 때문입니다. 이 습관은 효용성만 따지는 학습관과 선입견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기계적인 지각에 연결되어 고착화됩니다. 이 모든 것들이 사람들로 하여금 새로운 것을 지각하지 못하게 하여 독창적이지 못하고 범속하게 만들어버립니다. 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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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분법이란 분열증을 앓고 있으면서 지금의 문제를 인식하는 사람들이 많다. 작은 단체도 그러하며, 로또를 사듯 이들은 대박심리를 동시에 가지고 있다. 이들은 한 방을 노린다. 유명해지고 난 뒤를 감당할 능력도 잠재력도 없으면서 몸을 기울인다. 전향하는 이들이 적의 편에 서는 것이나 문제를 가장 잘 아는 이가 고부의 갈등처럼 시어머니 편에 서는 것이나, 노조위원장을 했다는 작자가 거듭 반대편에서 서서 악랄해지는 경우들이 예외없이 이 범주에 드는 것이다. 그들에게 제3의 지대는 허울일 뿐이다. 본심은 시계추처럼 왔다갔다만 한다. 저자는 이러한 점을 맹렬히 꼬집어낸다. 아래를 보시라.


개인의 신분 안정, 야망, 세속적 영달이나 아니면 '한 건 심리' 또는 외적 보상 충족에서 비롯된 편협하고 옹색한 목적을 갖고 있다면 창의적인 마음 상태는 결코 현실에서 찾아볼 수 없습니다; 순응 교육 방식에 만족하지 않는 사람들은 상반된 자신의 일련의 생각을 가지고 기존의 사고와 질서에 들어맞는 모든 것을 '일격에 뒤집고자 하는' 함정에 빠지게 됩니다. 이 또한 이분법의 사고에 갇힌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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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사유는 창의성이 새로운 구조나 질서, 조화까지 낳고, 혼란을 낳는 갈등구조를 동시에 다루고 있다. 읽으면서 언어로 설명으로 소통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는 점이 들어온다. 여러가지 버전이 필요하며 생각지도 못한 입장들을 고려하기도 해야한다는 점도 눈여겨본다. 브라운 운동은 아인슈타인이 상대성원리 이전에 발견한 이론이기도 하다. 봄은 단백질, 생물학까지 사유를 옮기고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다음 장은 <과학과 예술의 대응>이다. 기대된다.


과학의 창의적인 발전은 기존 사고의 틀이 근본적으로 지니고 있는 유사성과 차이점들의 부적합성을 찾아내는 데서 비롯됩니다:89 실제로 현재 시점에서 '창의적인 것은 기존의 것과 차이를 드러내는 것'입니다. 이것이 또다시 새로운 유사성이 되고, 새로운 질서를 인식시켜서 새로운 구조를 창출해 냅니다. 90


"무질서"라는 말은 하등 쓸모없는 말이며 모든 혼란의 근원이 됩니다. 이러한 혼란을 제거하는 데 필요한 것은 무질서라는 말 대신에 유사한 차이, 상이한 유사성과 같은 용어를 사용하는 것입니다. 82 카오스 운동, 브라운 운동; 무질서라는 말이 '총체적으로 어떤 질서도 갖지 않음'을 뜻한다고 해도 이것은 결코 무질서가 아닙니다. 브라운 운동의 질서는 유사한 차이가 무한 반복되는 무한 단계의 질서입니다. 81-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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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생각으로는 언어 컴플렉스 같은 것이 있다. 그 시간에 번역본을 읽지. 여기에서 나의 '하기'가 진전을 보이지 않는 분야이기도 하다. 숨은 비밀이야기다.  그러고 보면 없어지거나 쓰여질 단어들도 참 많다. 봄이 무질서를 예로 들듯이 새로운 사유의 지점에서는 소설의 구조나 그로 인한 없어져야할 단어들이 무진장이기도 하다. 사유를 진전시키지 못하는 지뢰같은 단어들이 너무 많다. 천재란 단어도 그 가운데 하나다 싶다. 


<<지각의 정지>>는 진도도 못나갔군. 에구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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