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토르넬로에 대해> 11장 표지화는 클레의 <지저귀는 기계>다. 


도구로서 앎. 지식으로 앎은 너무도 쉽게 증발된다. 리토르넬로. 드뷔시, 모짜르트, 슈만도 나온다. 카오스도 나오고 카오스코스, 코스모스도 나온다. 고전주의도 나오고 낭만주의도 나오고 근대도 나온다. 민중도 나오고, 새집짓기도 나온다.아이-되기, 광인-되기도 나온다. 


철근 사이로 콘크리트를 타설하는데 '다짐'이 필요하다면서 이 다짐에 대해 여기저기 이곳저곳 빠지지 않고 장황하게 이야기한다. 단어의 정의에 휘말리면, 당신은 이해할 길이 요원하다. 이 장은 영토화에 관한 것이다. 고전주의와 낭만주의를 외우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기계라고 한다. 시인, 화가, 예술가, 음악가도 얘기한다. 어떻게 다른지 말한다. 서양란과 말벌도 어김없이 나온다. 클레도 밀레도 세잔도. 책도 말라르메도 카프카도 얘기한다. 자장가, 연가, 노동요, 분광프리즘. 권주가이자 시-공간 결정체다. 배치물과 연관으로서 영토, 기계, 탈영토화까지 아우르고 있는 장이다. 들어가고 나오고 이어지는 실잣기처럼 사유의 타래를 놓치지 않는다 싶다.


애벌레인 나. 자칫 허물을 잘못 벗으면 끝이다. 그런 긴장감이 도처에 서려있다. 달을 가르키는 손가락만 보지 말라고, 저 달을 쳐다보라고 한다.



0.


문득 옆에 놓인 책에서 '리토르넬르'를 찾는다. 대체 뭘 알고 있는 것인가. 알고 있는 건 맞나 싶다.  이 장에서는 대단히 많은 이야기를 겹쳐놓는다.  시대에 대한 고민을 품고 있는 이라면, 시인이라면, 화가라면 다시 한번 음미해봐도 좋을 대목들이다. 


-1.


조금조금 라이딩을 하다보니 하루 마음먹은 양쯤을 한 듯싶다. 출근 라이딩도 조금 에둘러 돌아와 좀 상쾌해지려 한다. 폴 비릴리오 얘기는 다음에 해야겠다. 




-2. 


쓸 글에 앞서서 책 한가운데 문제의식이 겹쳐 읽기에 힘을 쓰고 있다. 누가 쫓아오는 건 아닌데 불안하다 싶다.  어제 맛 본 두 권의 책과 함께 읽히는 이 양반은. 벡터사유란 문을 처음으로 열어젖힌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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