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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빨간 날이 내일이다. 독서를 염두에 둔다. 읽다가 멈춘, 부피가 큰 블럭같은 책들이 눈에 다가온다. 조금 일찍 길을 나선다. 북홈아지트에 도착. 책은 잘 들어오지 않구 졸음이 쏟아진다. 어제 라이딩이 부담스러운 모양이구나 싶다. 그래도 자다깨다 온전히 책에 붙어있는다. 만화책이라도 보는 사람들이 조금 있으니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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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많은 생각들이 4월 전시 뒤 강릉여행에 잡혀있다. 미니벨로 여행도 시내 구석구석 새롭게 보게 해준 계기다. 활력이 생긴 전환점이기도 하구.
-1.1 한 젊은 친구를 만나자 평범하지 않구나 느꼈는데, 여러 차례 옆자리에 함께 할 수 있게 된다. 아빠 초코렛은 없을 거라구. 지인들 나눠주고 나면 아마 없을 거라구.하는 모습에서 관점의 다름. 작곡가를 나오고 피아노연주를 하구 음식을 소재로 음악을 만들고 미끼얌이란 유투버도 활동. 그렇게 강릉#노마드인 우영우를 만난 기억이 아직도 지금을 사로잡고 있기도 하다.
-1.2 자폐스펙트럼. 이 친구는 요일을 순식간에 맞추는 재주?가 있는데 한 지인이 진지하게 물어봤다. 그 방법을 알 수 없느냐구. 그러자 대부분 설명하고나서 오분이 되기도 전에 물려서 관심이 없더라구 한다. 그래도 필요하다고 재촉하자 그 방법을 얘기한다. 꼼꼼하게 들었다. 사진처럼 기억하는 것도 아니고..10분이 지나고 20분이 지나고 친구는 그 방법들을 하나하나 논리적으로 짚어준다. 아 - 이해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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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폐 스펙트럼.은 '신경다양성'으로 책에는 정리되어 있다. <<자폐의 거의 모든 역사>>에서 본 것인데, 흔히 사람들이 서열이나 중요도에 따라 순간판단을 하는 것과 달리 사물이나 관계를 병렬로 판별하는 경향이 있다.고 다른 측면에서 판단하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있다. 이런 흐름들은 정신병들(조현병 외)을 어떻게 다루어 왔는가 하는 <<창조와 광기의 역사>>에서 살펴볼 수도 있다. 은폐하거나 엄폐하는 경향과 이 바탕으로 인간존재를 철학이란 측면에서 탐색해서 다양성으로 다시 볼 수 있게 한다.
1. '신경다양성'. 다양성은 지금의 화두이기도 하다. 생물종다양성을 굳이 언급하지 않더라도 다양함이 슬로건이나 표어가 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 말이다. 생생함과 다름이 인식이나 존재에 갇혀있는 것이 아니라 윤리나 실천으로 들어오지 않는다면, 그리 많이 것이 바뀌지 않고 역으로 맹목이나 야생의 폭력이란 씁쓸한 분노들이 쏟아져 나오게 할 지도 모른다.
1.1 이 책에서는 SNS의 폐해에 대해서 극명하게 언급한다. 분노와 격정의 증폭도구라 맥락없는 인간들의 출현을 말한다. 이야기, 서사가 더 이상 관계를 이어주는 것이 아니라 자기 감정만 보듬을 수 있는 극심한 편가르기 증상의 과도함에 대해 말한다. 역방향의 출현. 결국 생각하지도 않는 사람들이 파편처럼 불쑥불쑥 나타날 개연성이 커진다.
2.
<<피렌체 사람들 이야기>>만 아지트에서 완독하고 나왔다. 욕심은 많았으나 다른 책들은 받침으로만 쓰이고 말았다. 이 책은 단테 보카치오 알베르티, 레오나르도다빈치, 미켈란젤로, 보디첼리, 마키아벨리, 갈릴레이, 메디치가에 대해 다룬다. 여기서는 대단한 사람들의 이야기로 여겨지지 않는다. 인간적인 몹시 인간적인 모습들로 다루어지고 부류가 아니라 정도의 문제로 여겨지기도 한다.
3.
사람들은 여러가지 모습을 가질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인간은 고정관념이나 선입견때문
에 끊임없이 합리화하고 제어계측처럼 한 지점으로 수렴하려고 한다. 그래서 가장 변하지 않은 존재이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존재론이 여전히 힘을 발휘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기존 학문들의 낡은 관념들이나 방법들이 그 발목을 꽈악 잡고 있어서인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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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성과 변화. 우영우의 고래나 강릉 노마드 친구의 날짜에 대한 감각 역시 비상함이 아니라 정도의 문제다. 독특한 방법과 방법론이 잠재해있는 것이다. 사람들은 누구나 자폐성향을 가지고 있다. 열려있지 않고 닫으려는 경향이 만들어가기도 한다.
<<바디 멀티플>>은 네덜란드 작가가 쓴 책인데, 책 자체도 경이롭다. 한 책이 두 권인 셈이다. 미시와 거시. 두 파트가 조화롭게 나란히 읽힌다. 이 책은 동맥경화증에 관해 종합보고서이다. 연루된 최대한을 관련시킨다. 환자, 의사, 영상처리기사, 치료법, 도구 등등. 다 읽고나면 동맥경화증이 정의란 단어로 묶을 수 없음을 깨닫게 된다. 하나 이상 다수 이하라는 개념이 잡히기 시작한다. 신유물론이나 사물에 대한 관점의 전환에 여러모로 도움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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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야할 것들이, 해야만 하는 것들이 놀이나 게임으로 바뀔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가능성들>>이란 책에서 저자는 농담과 웃음을 시종 잃지 않는다. 삶이란 무엇일까. 70억의 인류의 숫자만큼 달라야 하지 않을까. 우린 왜 자꾸 묶으려 안달하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