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기 끓어 넘치고 삼키는 것들 사이 무엇이 남을까. 느릿느릿. 저밋저밋. 애벌레, 도랑물, 지저귐, 웃음소리, 집요하게 악착같이 끈질기게 모조리 삼켜버리는 검은 열덩어리.
그래도 검은 잿빛으로 변해가는 저 끝에 여린 연두빛도 아른거리겠지. 가녀린 나비의 숨소리 들리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