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파 관련 정통부 보고서(2004. 12. 31 정통부 [전자파의 영향과 표준화 연구])를 본다. 260여쪽의 보고서인데, 쓸만한 데이터가 있는지 궁금하다. 생체에 미치는 영향과 관련하여, 대조군으로 쥐를 암수 10마리씩 일정한 전자파에 조사를 한 뒤, 6개월, 1년뒤 미치는 실험이다. 또 다른 하나는 전자파에 노출이 많은 직업군 해양경찰, 선박 관련 근무자에 대한 조사. 그리고 기지국에 대한 반응 등 관심있는 사안에 대한 연구였다.
그런데, 눈길이 끌리는 것은 데이터 비교부분이다. 대조군에서 뭔가 다른 사항이 나오면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수준이 아니다."라는 사항이고, "문제는 있지만 영향을 미치는 만큼은 아니고, 외국에서 지적이 있었지만, 그 결과를 번복하고 있다."는 류의 코멘트가 많이 걸린다. 그러면 달리 생각하면, 전자파에 영향이 미미하다는 데이터는 신뢰할 수 있을까? 외국에서 조사하고 연구한 것은 모두 다 잘못된 것일까?
결론부분은 이런 소결론을 바탕으로, 전자파에 별 문제가 없었으니, 약간의 특이사항이나 실험방법의 잘못에 대한 언급을 소거한다. 결국 문제도 없었으며, 안심하도록 홍보를 강화하여야 한다고 한다.(www.emf.or.kr) 지나치게 피해가 과장된 경향이 있다고 한다. 전자파를 쪼이지 않은 생쥐 암수 10마리씩, 전자파를 쏘인 10마리씩에서 튀는 데이터가 나와도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 않다. 조사 수준과 강도가 약하다고 지적한 의견은 부지불식간에 사라져버린 것은 아닐까? 스스로 연구데이터도 충분하지 못하고, 통계적으로도 의미가 없으니 믿지 마시라고 강변하는 것은 아닐까?
생체에 미치는 영향이 생쥐 수십마리로 1년 남짓한 연구기간에 맡겨도 되는 것일까? 노출이 많이 되는 직업군에 자율신경계에 튀는 데이터가 발견되는데 이것 역시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 않다는 것이, 그래서 문제가 없다는 것이 논리적으로 맞는 것일까? 의도에 맞는 데이터만 맞는 것이고 그렇지 않은 데이터는 연구가 불충분하고,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 않다고..그러면 문제없다는 데이터만 믿어야하는 것일까? 솔직하면 안될까? 연구를 많이 다양하게 해야되고, 열심히 하고 있다고 말하면 되지 않는 것일까?
신뢰는 홍보를 많이한다고 생기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 눈에 박히도록 주입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외국에서 단 한건의 이상을 발견하는 논문 결과가 나온다면, 우리가 어떻게 접근하고, 연구해야되는지, 주안점을 둘 것이 어디라고 알려주고, 성실하게 연구하도록 하는 것이 올바른 태도는 아닐까?
세계기준을 선택하는 것도 정부가 편의대로 하는 것이 아니라, 위험성과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열어두고, 가급적이면 높은 기준을 마련하도록 노력하고, 예방하려하는 것이 정부의 태도가 아닌가? 홍보 홈페이지는 더욱 더 이 보고서를 기초로 알리기에 우려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