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소
슬쩍 슬쩍 외면하면서 본
싸움질이, 내밀어도 맘속에
자리잡는다.
쌓이고 외로운 날이면
제대로 패지못하는 저놈에게
응원을 퍼붓는다. '야 그것밖에 못하냐~'
불쑥 자신감도 생겨
숨어서 보지도, 혼자서 보지도
않고 떼로 몰려볼 것이다.
서로 비릿한 미소를 머금으며... ...
구멍가게를 한 삼촌은
가게일에 그다지 신경쓰지 않았다.
어머니와 한집살이를 한 삼촌은 장가가기전
날건달이었던 것 같다.
하지만 제사때면
격식에 얽매이지 않는 그가 좋았다
데모한다고 살기를 갖고 다가선 것과
가족은 필요없다 염불하듯 맘으로 대든
조카역시 지나고 나서야 매 한가지였다.
삼촌은 뇌종양을 얻었고,
수술뒤 자꾸 헛것이 보인다하셨고
자리보존도 힘들정도로 고생하시다, 돌아가셨다
어머니는 정성을 다하셨고, 상가에
곡소리가 정성이 없다고 혼났다.
빈소에 손님은 끊이질 않았고,
통곡하는 친구들이 그렇게 많은 줄 몰랐다.
돌아가신 뒤에야 아주 조금 그를 알게 되었다.
古 이*수
인공신장을 단 친구는
문병간 우리들에게 농담을 건넸다.
그리고 십년쯤 지나
동네 찻집에서 만난 그는
장가를 다시 들었고,
간난 아이도 생겼다.
그리고 몇달 뒤, 응급실에서 본
그는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다.
미망인과 아이를 지나는
길에 보았다. 알아보지 못했다.
古 윤차장
단칸방에서 친구 보증빚갚느라
십년을 더 허우적거리는 것을
보았다. 그리고 십년, 아마 입사
하며 얻었을지 모르는 간염과
퇴사후 스트레스로 간암을 얻
었다. 아이들과 형수얼굴을
보지 못한다. 마음에만 가지
고 사는 바보다.
그 역시 중증장애인 형이 있었다.
부지불식간
몸과 마음을 헤집고 들어온
욕망덩어리는 둥지를 튼다
조금 더 강한 자극을 받아먹고
살며, 조금씩 주체를 이전한다
흐물흐물 세상에 자신을 녹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