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과 비‘

빗소리에 깨다. 너를 반겨도 너를 맞고 싶지는 않구나. 그랬다. 네가 중력 같아서 너만 발라낼 수 없다고 말야. 그래. 네게 그림자처럼 잠겨 있으면 온통 긴장투성이지. 과잉각성상태*라구. 그래서 달디단 음식들과 술과 약에 절어 살 수도 있어. 내탓네탓도 같이 버무려져 있어. 어항을 들려다 보기만 하거나 나만 잘한다고 빠져나갈 수 있는 일이 아니란거야.좌우우좌의 문제가 아니란거야. 상하 하상은 늘 지금으로 튀어나오는 거지. 앞으로 잘해보겠다거나 관리하겠다거나 너만 잘하면 돼. 그런 갈래가 아니란 거야.

비가 와. 아주 많이 오고 있어. 단 한아이라도 그 스트레스의 늪에서 꺼내는 일. 삶의 비를 조금은 덜 맞도록 하는 일도 중요하지. 그래 당장 고개가 꺾이거나 말라비틀어지는 식물에게 단비같은 정치행정경제**사회운화심리과학기술예술같은 것이 답이겠지. 지금이야. 그런 게 어디있냐고 묻지. 그런데 한결같이 답들을 말하고 있다는 것도 사실이야.

비가 오고 바람이 불어 그리고 나이가 들어. 이건 중요하지 않아. 오늘도 우울하고 아프고 일자리를 잃고 빚이 늘어나고 월세를 옮겨야 하는 사람들과 이런 부모의 긴장을 오롯이 받아내야 하는 아이들과 노인들이 늘고 있단 사실이 더.

알맞은 비. 알맞은 삶. 누릴 수 있는 반려 식물과 동물보다 더 필요해.

*《가난 사파리》
**《좋은 경제학》

볕뉘.

밑줄을 긋고 옮기고도 어쩌지 못하고 있다. 손쓰는 작업만 한다. 읽지 않고...물구나무서서 사진 찍어보기 처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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