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사회적 불행을 초래하는 두 가지 극단적 입장: 하나는 훌륭한 정치적 원칙들을 뒷받침하는 애국심 및 여타 감정들의 함양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태도이고, 다른 하나는 불화나 비판을 전혀 허용하지 않는 독재적이고 강제적인 방식으로 가정을 함양하는 방식이다. 9

[ ] 젊은이들로 하여금 비판 정신 자체를 사랑하도록 가르치고, 양심적인 반대의 목소리에 공감할 수 있게 가르쳐야 한다. 10


1. 자유주의 역사의 문제

[ ] 대부분의 사람은 편협한 공감 능력을 갖고 있다. 그들은 쉽게 자아도취적 기획에 갇히며, 자신의 협소한 굴레 바깥에 존재하는 이들의 요구는 금세 잊어버리는 경향이 있다./공적 감정을 함양하기 위해 필요한 또 다른 괒는 나약한 자신을 보호하고자 타인을 폄하하고 무시하려는 욕망을 억제하는 것이다.19

[ ] 어떻게 하면 품위 있는 사회가 루소의 방식처럼 반자유주의적이거나 독재적이지 않으면서도 로크나 칸트가 시도했던 것보다 더 많은 안전성과 동력을 가질 수 있는가?하는 의문이다. 22

[ ] 전복과 웃음을 위한 여지도 늘 남아 있어야 한다./주된 관심사는 완벽하게 구현된 질서 정연한 사회에 대한 것이라기보다는 정의를 향해 나아가는 사회다. 28/우리 내면의 깊은 감정을 뒤흔드는 것은 내가 머릿속에 그리는 소중한 삶의 영역 안에 있는 존재들이다. 나는 이를 ‘관심의 원‘이라고 부른다. 31

[ ] 마틴 루서 킹은 간디로부터 많은 것을 배우고 차용했지만, 동시에 그것이 미국인들에게 감동을 주려면 총체적인 문화적 탈바꿈 작업을 거쳐야만 한다는 것도 정확히 이해하고 있었다. 36/ 사랑이란 인간에 대한 존중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저 빛 좋은 허울로서가 아니라 그 이상의 것을 의미한다. 37/절대주의적인 분노를 드러내기보다는 유머, 유연함, 환희 등을 통해 이 세계 속에 던져진 부조리하면서도 추악한 인간 존재의 운명을 정확히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면 무엇이든 간에 조사하고 수용해야 한다. 38/새로운 질서는 마음속의 혁명적 변화 없이는 안전성을 획득할 수 없는데, 이는 남성과 여성의 젠더 역할에 대한 새로운 규범을 채택하는 것을 포함하며 남성 중심의 앙시앵레짐이 갖는 규범을 정확하게 깨부수는 새로운 시민 개념까지 흡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42

2. 역사

2.1 평등과 사랑: 루소, 헤르더, 모차르트


[ ] 거기에는 지배 대신 매력과 우아함이 있다. 치욕을 숨기거나 당한 모욕에 복수를 하려는 음모가 아니라, 농담과 대화를 좋아하는 여성들에 대한 ˝장난스런 눈빛˝이 있다. 76/진정 앙시앵레짐에 반대되는 것은 상호 교환 가능한 기계로서의 신체를 민주화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이다. 여기서 사랑이란 케루비노가 이해한 바와 같이 자기 바깥에서 좋음을 발견하는 것이다. 78/공적인 문화는 인간의 마음 깊숙이 자리하여-열정과 유머를 포함하여-강력한 정서를 건드리는 무언가에 의해 길러지고 또 지속될 필요가 있다. 79

[ ] 루소: 봉건적 사랑과 같이 시민적 사랑도 순종적이며 계층적이다. ..일반의지라고 하더라도... 모차르트의 여성들에게서 볼 수 있는 다양한 호혯ㅇ을 여기서는 찾아볼 수 없다. 82/이야기와 농담과 같은 여성의 세계를 선호한다는 것은 궁그적으로 전통과 복종에 대한 전복과정에 있어 필요한 하나의 칸트적 계몽의 지표다...현실세계에서 사람들이 갖는 이질성과 일상의 혼잡함을 깨닫고, 이를 즐겁게 받아들이며 건강한 열망을 갖는 것이다. 83/

[ ] 그런 평화의 시절에 우리를 기쁘게 했던 것은 ‘유년기의 놀이‘이었다. 그렇기에 새로운 형태의 애국심은 분명 즐거운 것이어야 한다. 84

[ ] 완전함을 바란다면 이 새로운 체제는 실패할 것이다. 현실적인 여성과 남성 그리고 그들이 이룰 수 있는 것에 기반을 두어야 성공할 수 있다...그것은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 속에 있으며, 그것을 부르는 사람의 몸 안에 있다. 모차르트의 음악은 자체의 호릅을 가다듬으면서 세계를 다시금 구축한다고 할 수 있다. 90


2.2 인간종교 1: 오귀스트 콩트, 존 스튜어트 밀

[ ] 루소와 대비되게 헤르더는 여성적 정치으 이미지를 제안하면서 새로운 체제는 기존의 남성 중심 문화로부터 완전히 결별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놀이, 유머, 동질성 등을 강조하면서도 새로운 문화가 강압적으로 시행되어서는 안 되며, 반대 의견이나 다양한 인간적 시도를 위한 공간도 조심스럽게 열어두어야 한다고 한다. 97/칸트와 달리 콩트는 인간성의 상당 부분을 사람들에게 타인을 향한 공감을 훈련시킴으로써 감정을 통해 증진시키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고 믿었다. 104/소유라는 사적인 권리를 생각하기보다, 마음을 다해 공동선을 추구하는 것을 배우고 모두를 껴안는 인본주의적 사랑의 정신을 갖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사랑의 함양에 있어 핵심이 되는 것은 바로 상상력이다 즉 우리는 타인의 운명 속에서 나 자신의 운명도 볼 수 있어야 하며, 그것이 곧 내 운명의 이면이라고 생각할 수 있어야 한다. 107/콩트는 자신이 생각한 이상 속에서 시, 음악, 시각 예술이 핵심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예술에 큰 관심을 기울였는데, 왜냐하면 예술이 필수적 형태의 감정들을 형성하고 상황에 적합한 감정을 촉발하는 데 있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108/ 이 모든 것을 합치면 84개 정도의 축제가 구성되는데, 이로써 일주일에 하나 이상의 제의가 있게 된다. 이러한 축제를 멋지게 디자인하는 것은 예술의 몫이고, 여기에는 적절한 시, 음악, 시각적 재현 예술 등이 포함된다. 109

[ ] 종교의 역사는 우리에게 제의적 의례가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아주 강력한 장치라는 점을 보여준다. 대개 인간은 습관의 존재이고, 같은 행동의 반복은 특정한 이미지나 생각의 반향을 증대시키기 때문이다. 111

[ ] 감정은 자발적으로 표출되지 않는 이상 가치가 없다는 낭만주의적 사유는 거부해야 한다. 우리가 올바르게 행동하는 법을 배울 수 있는 것과 같이, 우리는 올바르게 느끼는 법 또한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112

[ ] 문화와 개인에 대한 무시는 콩트의 전적인 유머 감각 부족에서 나타난다. 이에 대한 밀의 비판은 타당하며, 콩트의 유머 없음은 중요한 부분이다...명령에 따라 움직이는 교환 가능한 기계처럼 다루는 콩트의 경향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114/유머는 대개 경이로움을 내포하고 있으며, 그 기저에는 반항과 전복에 대한 사랑이 깔려 있다. 115

[ ] 모차르트와 헤르더처럼 콩트는 확장된 형태의 공감을 여성성의 영향과 관련지어 설명한다....실제로 콩트는 자신이 예술가들을 신뢰하지 않듯 어머니들을 신뢰하지 않는다. 그들은 실증주의 기획 안에서 기능적인 역할을 하는 사람들이며 시민으로서의 어떠한 권리도 갖고 있지 않으며, 철학을 배울 기회조차 없이 철저하게 집안에 갇혀 한정된 삶을 살아간다. 116

[ ] 밀이 주장하는 바에 따르면, 우리에게 우선 요구되는 것은 이미 일반적이고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는 가장 기본적인 동료의식(한 집단의 구성원으로서 자기 자신에 대한 의식)을 끌어내는 것이다. 121/그는 최초로 국회의원으로서 여성 참정권 법안을 제시한 사람이다. 125/대학의 목표는 ˝노련한 법률가나 의사 또는 엔지니어를 만드는 것이 아라, 능력 있고 교양을 갖춘 인간 존재를 양성하는 데 있다. 131/정치학은 한 권의 교과서나 주인의 가르침으로 배울 수 없다. 우리가 그 주제에 대해 배워야 하는 것은 우리 스스로 자신의 스승이 되는 것이다. 이는 우리가 따라야 할 주인을 갖지 않는다는 것이다. 개개인은 혼자 힘으로 탐구해야 하고, 독립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133


2.3 인간 종교 2: 라빈드라나트 타고르

[ ] 정치적 사랑은 늘 필연적으로 비합리적 복종과 연결되어야만 하는가? 심지어 당파주의와 증오로 이어져야만 하는가? 높은 도덕적 이상은 지루하고도 밋미산 것이어야만 하는가? 비판적 공평성은 고루한 것이어야 하는가? 145

[ ] 타고르는 인간 존재에게 고유한 것은 바로 예술적 창조라는 능력에 있다고 주장한다...인간이 갖는 잉여부분..상징과 상상의 세계를 살아감을 뜨산다. 146 직립 보행을 ‘불복종‘의 제스처로 읽는데, 이것은 과거로부터 내려오는 규범에 묶여 있기보다는 새로운 규범을 창조해내는 자유를 의미한다. 147 그에게 과학이란 인간의 공감 능력에 위협을 가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인간은 물건이라는 괴물에 기생하는 능력을 빠르게 발전시켜나가면서, 자신만의 우리를 만든다. 그리고 이 우리가 사방으로 자신을 가두도록 내버려둔다...우리는 자기 중심주의와 탐욕으로 향하는 강한 경향성을 지니고 있으며, 그러한 이유로 반대의 길을 택했을 때 얻을 수 있는 소중한 목표들을 깨닫지 못한다.148 그의 종교가 시인의 종교이다. 시적 창조의 원천이 되는 개별 인간 존재의 능력에 기초해 사회와 문화를 보는 관점을 내표한다. 여기에는 경이로움과 아름다움이라는 열정적 경험, 자연과 개별 인간 존재에 대한 사랑, 한 사람의 지각 경험이 갖는 고립된 파편화로부터 총체적이고 의미 있는 것들을 만들고자 하는 욕망 등이 포함된다. 151 과거에 대한 지나치 숭배가 인도 문화의 커다란 결함 중 하나라는 믿음과 관련 있다. 거기에는 소극적인 정교신앙과 비합리적인 억압 그리고 죽은 이전 세기의 적폐, 과거를 우상숭배하는 난쟁이들이 있을 뿐이다....그에 따르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깊은 열망과 사랑의 느낌˝이다. 152 내 안에서 샘솟는 사랑의 환희에 열중할 뿌이다...이것의 핵심적인 목적은 넘쳐 흐르는 사랑의 형태를 취함으로써 이기심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이다. 154 물질의 소유라는 죽은 삶의 양식보다는 사랑과 기쁨을 선호하고, 그런 이유로 대부분의 어른이 안락하고 안정된 해답을 찾기보다는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는 삶을 살기를 좋아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155 건강한 사회를 위해 요구되는 것은 호혜성과 진정성을 향한 자유주의다. 즉 비판을 허용하는 삶이자, 사랑과 놀이와 광기가 허용되는 삶이다. 157

[ ] 유희에 대한 사랑과 의구심에 찬 정신은 뭉개버릴 게 아니라 강화해야 하는 것이다..그러나 학교는 무질서한 모든 것을 뭉개버리는 데 반해. 타고르는 ˝내 안에 비문명화된 것은 섬세하다. 그것은 색깔과 음악 그리고 생동감 있는 삶에 대한 갈증을 지니고 있다.˝고 전한다. 158 타고르가 학생들에게 가능성의 영역을 보여주려할 때, 자신의 신체와 목소리 표현을 사용하는 등 개인적인 시연을 통해 가르쳤다는 점이다.. 162 그는 재미있으며 또 편안한 사람이었는지를 보여준다...전복적이고 에로틱한 창의적 정신이라고 부른다. 163

3. 목표, 자원, 문제

[ ] 지난 역사 속의 사상가들은 공감과 이타주의가 인간이라는 동물의 유산 중 일부라는 사실을 깨닫지 못했다. 184

3.1 우리가 바라는 사회: 평등, 포괄, 분배

[ ] 각각의 정치적 이상은 특정한 감정들에 의해 지탱된다. 군주정은 왕을 하느님과 유사한 아버지로서 의지하도록 국민을 부추기면서 어린이 같은 의존적 감정을 기르는 데 오랫동안 기대어왔다. 파시스트 국가는 연대에 기반한 자부심과 영웅 숭배, 반체제 인사의 고립에 대한 공포, 열등하거나 전복적인 것으로 묘사되는 집단에 대한 증오 등의 감정에 의존하며 또 이러한 감정들을 불러 일으키고자 애쓴다. 보수주의자들도 연대의 감정이 갖는 정치적인 가치를 강조한다. 자유지상주의자들은 스스로 광범위한 공감에 의존할 필요가 없는 점이 자신들의 이상이 갖는 점이라고 주장한다. 이들조차 사회적 안정과 준법적 행동을 양산하기 위해 분노나 공포와 같은 감정을 형성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189

[ ] 지식이든 가치든 어떤 포괄적인 계획에 종속되지 말아야 한다. 209 감정은 기억에 반응하고, 기억은 종교적 제이 혹은 마음의 습관과 종종 긴밀히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214 휘트먼과 타고르는 각각의 사회가 가진 젠더와 카스트의 문제가 우리로 하여금 신체에 대해서, 에로티시즘에 대해서, 한계에 대해서, 도덕성에 대해서 공적으로 토론하기를 요구한다고 여긴다. 216 우선 법과 제도가 합리적이고 타당하다면, 감정은 이를 유지하고 지탱한다. 그러면서 동시에 이러한 법과 제도를 개선하려는 동기를 부여한다. 그러한 개선의 동기가 작용할 때, 우리는 제도 자체가 감정의 통찰을 구현한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218

3.2 동정심: 인간과 동물

[ ] 테오도어 폰타네의 <<에피 브리스트 effi briest>> 폰타네는 부모의 왜곡된 감정을 그리면서 독자들에게 시작부터 로로이 기질을 익히게끔 만든다. 이는 탈도덕적이고, 여성의 섹슈얼리티에 관한 사회적 규범에 회의적이며, 인간의 실질적 고통에 관심을 기울이는 특징을 갖는다. 소설의 전체적인 구조는 동물 되기를 학습하는 과정이자, 동물처럼 무조건적 사랑ㅇㄹ 하는 법을 배우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다만 인간의 이성적 사유와 사회적 비판 능력을 잃지 않으면서 말이다. 229

[ ] 동정심의 기본 구조는 진지함, 무과실, 유사성 자각, 마지막으로 행복주의적 사고이다. 그들은 나에게 중요하다. 그들은 나의 가장 중요한 목표와 기획 안에 포함된 사람들이다. 233 행복주의는 이기주의가 아니다. 234 고통을 평가하는 인간의 능력이 불완전하다는 점을 고려해볼 때, 우리는 다른 존재의 곤경을 상상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래야만 우리가 상상한 것들에 대해 조금 알 수 있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236

[ ] 과실에 대한 판단이 곧 인간이 갖는 결함이라고 말한다. 동물은 이것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우리보다 도덕적으로 더 낫다고 주장한다. 245/ 개들은 다른 개드레게 특별한 관심을 보인다기보다는 어떤 생명체든 간에 자신과 함께 ㅏㄹ거나 알고 지내온 존재들에게 관심을 보인다. 247

[ ] 아기들은 감정의 전염과 더불어 감정이입과 동정심을 갖고 있을 뿐만 아니라, 동정심을 증진 혹은 배제하는 과실에 대한 인식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모든 것은 결국 사회성 형성 이전에 인간이 이미 갖추고 있는 능력을 의미하며, 이는 우리의 중요한 자산이다. 또 다른 결정적인 자산은 공평함이라는 인간의 능력이다. 블룸은 이것을 ˝성숙한 도덕성의 핵심˝이라고 불렀다. 251 우리는 생생한 상상력과 공평한 원칙 사이이 지속적인 또 주의 깊은 대화를 만들어야 한다. 253

[ ] 인간 감정에 대한 하나의 중요한 왜곡 형태가 있다. 이는 드 발이 ˝인간부정 anthropodenial˝이라고 불렀던 것으로 인간이 자신의 동물성과 동물과의 친족성에 대해 인정하는 것을 거부하려는 경향을 뜻한다. 255


3.3 근본악: 무력감, 자기애, 오염


[ ] 동물성과 필멸성에 대해 인정하기를 꺼리는 인간의 성향이 동정심의 실패를 설명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263 밀과 콩트가 놓친 것은 바로 실제적 악이다. 이것은 단순히 타인에 대한 부주의나 무시 또는 두려움에 기반한 불신이 아니라 타인을 폄하하고 모욕을 주고자 하는 강한 욕망이 담긴 잔인하고 추한 의도적 행동이다. 265 다른 사람의 고유성에 대한 능동적이고 상상력 넘치는 관심만이 집단에 근거한 낙인의 폐해를 막고 문제를 해결해줄 것이며, 나아가 시민들에게 집단을 전체로서 고유한 사람들로 드러내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266 칸트에 의하면 악은 근본적이다. 즉, 휴머니티의 뿌리에 자리한다. 267 우리 내면의 비가시적 적인 악은 인간 고유의 것이며, 이는 인간 존재가 집단 내에 있을 때 경쟁적인 자기애의 성향으로 모습을 드러낸다는 것이다...시기심, 지배욕, 탐욕 그리고 이와 결합된 경향성들은 인간이 다른 인간들 가운데 있을 때 그 자체로는 충족된 그의 본성을 이내 몰아붙인다. 268 집단 혐오, 낙인찍기, 배제와 같은 문제의 주된 원인은 오직 이난 삶의 고유한 구조 안에서 찾아야 한다. 270

[ ] 타자는 유아의 지각과 감정 속에 자신을 도와주거나 해를 입히는 세계의 일부로 각인된다. 자신을 채워주지 못한 경우 유아는 나쁘다는 생각을 발전시켜 나간다. ‘모든 것은 내 시중을 들어야 한다.‘ 아기 폐하. 나는 군주다 나는 여기홀로, 굶주리고, 젖은 채로 서 있다. 275 이런 나르시시ㅡㅁ을 타인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으로 이겨낼 수 있을까? 이 물음은 모든 좋은 사회가 해결해야만 하는 문제라 할 수 있다...나르시시즘과 무력함의 결합은 ‘근본악‘이 시작되는 지점이다...욕구에 대한 불완전한 충족은 대상을 현실적으로 만든다. 말하자면 사랑받기도 하지만 미움을 받기도 한다는 점을 깨닫게 한다.˝276 유아의 무력함은 세상이나 사람에 대한 신뢰를 결여한 형태이 강한 불안을 낳는다. 유일한 해결책은 완전함인데, 완전함을 성취하는 길은 타인을 노예로 삼는 것밖에 없다. 277 삶의 실천적 경험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빛에 대한 사랑을 떠올려보라. 좀더 넓게는 세상을 흥미롭고 재미있는 것으로 여기면서 세상 밖을 향해 있는 인간의 관대한 마음을 보라. 그것은 지적이면서도 감성적인 것이다. 세상은 사랑할 만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사랑의 움직임이야말로 프루스트가 그린 얼어붙은 나르시시즘으로부터 유아를 벗어나게 만드는 결정적인 요인이다. 278

[ ] 기쁨이 파괴되는 상황이 발생함에도 불구하고, 보호받고 있다는 안정감과 놀이의 즐거움은 지속된다. 이것은 새로운 가능성도 제공한다. 즉 아기는 엄마를 기쁘게 하고 애정을 보여줌으로써 사실상 무언가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도널드 위니콧의 관심에 대한 능력이란 논문에서 ˝유순한 순환 benign cycle˝) 279 부모가 손 닿는 곳에 존재할 뿐만 아니라 아기의 사랑을 받을 만한 상황하게 있으면 아기는 자신이 가진 공격성에도 불구하고 이 사랑할 만한 부모에게 중요한 기여를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키워나간다. 280 고통으로 인해 타인을 오직 도구로만 인식하는 나르시시즘으로 후퇴하여 폐쇄적인 성향으로 귀결되 위험이 계속해서 존재한다...오직 사랑만이 호혜성에 대한 상상력으로 그들을 이끈다. 나아가 고집의 형태가 아니라 진정한 관심의 표현을 실천하게 만드는 감정이입의 관점으로 전환할 수 있게 한다....타인의 관점을 이해하려는 욕망, 즐겁고 호혜적이 놀이, 교환, 위니콧이 말한 ˝미묘한 상호 놀이 subtle interplay˝와 따뜻한 보살핌에 대한 감사, 자신의 공격적인 성향과 행동에 대한 죄의식, 그리고 핵심이 되는 신뢰 및 통제에 대한 불안의 제거 등이 해당된다. 이러한 조건 없이는 기쁨과 ‘미묘한 상호 놀이‘는 불가능하다. 281

[ ] 불안이 신뢰와 사랑에 의해 구제되지 않은 세계에서 도덕성은 살아남지 못한다. 타인에 대한 진정한 관심은 타인의 관점 또한 중요한 것이라는 이해와 그에 대한 감정이입의 능력에 기반한다는 점도 상기시킨다...283

[ ] 왜 정치적인 활동이 이러한 개인적 문제들을 고려해야만 할까? 만일 품위 있는 정치 구조가 이기주의, 탐욕, 불안, 공격성 등 계속되는 침범에 맞서 안정적으로 지속되려 한다면 정치적 문화 내부는 이러한 초기의 신뢰와 관대함, 사랑스러운 바깥세상을 향해 생명력 넘치게 움직이는 마음과 가슴이라는 자원을 이용해야만 한다. 283 일정 시간동안 그들은 놀이를 하면서 미소, 몸짓, 소리를 교환하고,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해 부모가 보이는 얼굴 표정에 익숙해진다. 이렇게 놀이의 세계는 더욱 복잡해지며, 감정이입과 호혜성의 발달에 주요한 매개가 된다. 284 놀이란 ˝잠재 공간˝을 확보하는 상상력의 활동이다...위니콧은 우리가 배워야 하는 것들 중 특별히 타인의 반응이 갖는 중요성을 강조한다. 특히 놀이는 일종의 역할극을 반드시 내포하고 있으며, 이것은 감정이입의 발달을 가져온다는 것이다..285..점차 엄마의 존재 곁에서 혼자 놀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 즉 각자의 방식으로 살아가는 타인과 함께 세계에 존재할 수 있게 되고, 자신의 불안 때문에 끊임없이 타인을 종속시킬 필요가 없어지는 것이다. 286 위니콧은 모든 사랑은 미요한 상호 놀이의 형식을 갖는다고 제안하며 이 미묘한 상호놀이가 실제 냉혈한이었던 자신의 환자가 분석적인 관계 속에서 난생처럼으로 경험한 것이었다. 287

[ ] 인간의 삶은 본래적으로 불안과 어려움을 내포하고 있다. 이것은 외부 세계와 인간이 맺는 관계에서 생겨나는 본래적인 난제다./인간의 발달은 끝엇이 계속되는 과정이며, 모든 단계에서 신뢰, 호혜성, 타인의 세계에 대한 존중을 강화하기 위한 놀이와 상상력이라는 자양분이 필요하다. 288 이 잠재 공간은 바로 예술과 문화의 세계다./우리는 어디에 있는가? 우리는 어디서 살고 있는가? 라고 물음을 던진다면, 우리는 우리 삶의 많은 부분을 상상적 가능성의 ‘잠재 공간‘ 속에서 살고 있다고 답할 것이다. 289

[ ] ‘투사적 혐오‘는 유아적 나르시시즘을 유바라는 것과 똑같은 불안에서 비롯된다. 그리고 유아적 나르시시즘과 마찬가지로 이는 오직 사랑의 정신으로만 극복될 수 있다/혐오는 일차적으로 두드러진 신체적 특징들에 대한 부정적 반응이다. 291 혐오는 오염이라는 생각과 관련 있다. 말하자면 한 주체가 더러운 무언가를 취하게 되면서 자신이 오염될 수도 있다는 불안의 표현인 것이다./이런 식으로 혐오는 초기 형태의 나르시시즘, 전능함, 인간부정의 역학과 긴밀히 관계한다고 할 수 있다./일차적 대상에 대한 혐오는 그 자체로 인간부정의 한 형태라 할 수 있다./혐오라는 것이 인간 발달에 있어 비교적 늦은 시기에 발현된다. 292, 293 혐오에 관한 뛰어난 실험 연구자인 폴 로진에 따르면, 혐오가 하나의 대상에서 다른 대상으로 옮겨갈 때 이는 철저히 비이성적인 과정을 거친다. 그는 이것이 ˝마술적 사고˝의 형태를 가진다고 말한다./투사적 혐오는 사회적인 것이다. 294 혐오는 일상의 심장부에서 작동한다./ 그렇기에 이것은 이중화보다 훨씬 더 보편적이며 일상적이다. 297 휘트먼의 시가 계속해서 말하는 것은 바로 혐오가 오직 상상력의 놀이를 통해서만 극복될 수 있다는 것이다./내가 그 아이에게 무어라 답할 수 있을까? 그것이 무엇인지 그 아이보다 더 아는 것이 없는데. 301 유희적인 놀이란 인간의 취약함이 갖는 극단적 형태를 기꺼이 받아들이는 것을 의미한다. 302

[ ] 신체의 무력함이나 인지의 정교함같이 인간의 발달 구조 자체에 뿌리박고 있다는 의미에서 근본악의 근본적이라 할 수 있다. 1. 아이의 초기 발달과정에 있어 사랑의 정신은 자기중심주의라는 감옥으로부터 벗어나 타인에 대한 진정한 관심과 존중을 발달시키는 데 필수적 열쇠라는 것이다. 2. 사랑을 필요로 하는 인간 삶의 다양한 역학(무력함, 그리고 이에 대한 공포와 분노)은 시간이 지나고 성장함에 따라 사라지지 않고 오히려 지속된다는 것이다. ..성인의 상호관계 내에서도 계속해서 요구되는 것이다. 3. 나르시시즘이 정치적 영역에서 다시금 고개를 드는 경우. 이러한 문제는 그 자체로 평등한 존중을 고무하는 원칙들뿐만 아니라, 놀이와 상상력과 공감의 정신(인간의 취약함, 그리고 이러한 시적 정신만이 만들어낼 수 있는 전능함을 포기하려는 의지를 포함하여)을 바탕으로 다루어져야만 하는 것이다. 303, 304

[ ] 악행을 자극하는 요인들: 압력에 대한 굴복, 권위에 대한 복종 304 또래 압력의 영향하에 있는 사람들은 유대인, 동성애자, 아프리카계 미국인의 신체적 특징들에 대해 그릇된 판단을 내릴 수도 있다. 또래 압력은 어떤 경우에서든 위험한 것이다...나아가 이미 사회적 낙인과 위계가 규정된 상황 속에서 작동하게 된다면 더욱더 치명적인 결과를 낳을 것이다. 307 악이라는 것은 평범한 사람들이 특정한 순간에 자신의 인간적 책임을 포기하고 타인의 지시에 무심히 따를 때 생겨난다는 것이다.(대리적 상태) 310 위계질서와 그에 복종하는 경향은 진정 오래된 진화의 역사 속에 뿌리내린 인간 유산의 심층적 측면이라 할 수 있고, 이러한 경향은 우리가 살펴본 다른 심리학적 경향성과의 연계 속에서 다양하게 이해될 수 있다./모든 종류의 군사조직은 이탈적인 행동에 대해 수치심을 느끼게 만들고 또 연대감을 형성하기 위해 복종과 또래 압력을 아주 교묘하게 이용하는데, 이것은 때로 개인의 도덕성을 짓밟기도 한다. 313

[ ] 우리가 타인이 처한 곤경에 관한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면 복종과 압력를 이겨나가는 성향을 발달시킬 수 있다고 제안한다./타인을 고유의 이름과 삶의 이야기를 가진 개별적 존재로 보게 되면 좀더 나은 행동을 취한다/각각이 이름, 기호, 이야기를 지닌 존재들로 통합하는 것..내러티브 예술을 바탕으로 한 문화적 기획을 통해 탄생할 수 있을 것이다./국가는 저항의 문화를 촉진하고, 개인적 책임감을 고양하며, 관료적 익명성을 제거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아마도 타인의 눈으로 세상을 볼 줄 아는 능력과 개인이 독자성을 인정할 줄 아는 역량을 조성함으로써 공감의 문화를 건설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315

볕뉘.

교과서 같은 책이기도 하다. 차분히 생각하면서 저자가 비판하는 지점을 응시하면서 가면 좋을 듯하다. 두 번에 나누어서 올려야 될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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