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과 피의 나라 러시아 미술 Art Travel 1
이주헌 지음 / 학고재 / 2006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에서 러시아에 대한 가장 인상깊은 대목.

-- 러시아가 동방정교를 받아들인 가장 큰 이유는 교회와 예배의식이 매우 아름다웠기 때문이라고 한다. 러시아 건국 신화를 담은 『원초 연대기』에 따 르면 키예프 러시아의 공후 블라디미르는 986년 러시아 땅에 종교를 전하려는 주 변 국가의 사절단을 접견하고 각 종교의 본거지에 사신을 파견했다. 그렇게 여러 종교를 살핀 결과 이슬람교도는 술을 마실 수 없다는 사실에 좌절했고, 유대교는 유대인들의 거친 운명을 보며 기대를 거두었다고 한다. 또 가톨릭 교회에서는 미 사에서 영광을 볼 수 없는 등 별다른 감흥을 얻지 못했다. 하지만 동방정교는 달랐다. 다녀온 사신들은 감탄에 감탄을 연발했다.
 "신(臣)들은 신(臣)들이 천국에 있는지 지상에 있는지 알 수가 없었나이다. 지상에는 그러한 광휘와 아름다움이 있을 수 없기에 제대로 묘사할 바를 모르겠나이다. 다만 그곳에서는 신께서 인간들과 함께 하신다는 것 그리고 그 사람들의 예배 의식은 다른 민족의 예배의식보다 더 아름답다는 것을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신들은 그 아름다움을 잊을 수가 없나이다."
 예배의식이 매우 아름다웠다는 말에 감동한 블라디미르는 988년 세례를 받고 동방정교를 국교로 선포했다. 아름다움이 종교를 선택하는 가장 중요한 근거가 되었다고 한다 51

 위도 상으로 우리보다 높은 곳에 있어서 태양의 고도가 낮기 때문인지 러시아의 햇빛은 더 비껴 내려오는 느낌을 준다. 그 비낀 빛이 사물에 부딪쳐반사할 때 빛은 더 따갑게, 시리게 다가온다. 바실리 폴레노프가 그린 〈모스크바의 안뜰>에서 우리는 그 시린 빛을 생생히 체험할 수 있다. 20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