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기 웃다

방실웃다

입이 동그라미이다

이가 아직 한 개도 없다

그런데 무엇인가 저 안쪽에 설핏 비친 분홍

심장에서 팔딱 피어올라온 거

아기는 웃고 난 눈물이 핑 돌다

황홀하다

어지러웁다

보면 안 될 것을 본 것 같다

죄진 것 같다

멜랑콜랑하다

비밀스럽다.


 

1. 채 돌이 지나지 않은 아이를 안으면, 황홀하다.  그래도 제법 안아봤는데, 그 기억은 품을 늘 떠난다. 그래서 아이를 안을 때는 왠지 조심스럽고 떨리기도 한다. 그렇게 품에 안기면, 한번 웃어주기까지 하면 어지러웁다.

2. 힘들고 퍽퍽할 때 살포시 조카를 살포시 안아보라. 그러면 떨릴 것이다.

3. 나도 그런 아이였다. 부모님과 한밤 자고 오는 날. 동생들에게 전화를 거시길래 주저했더니 부모마음은 그렇지 않은 것이라 하신다. 너를 보면 자식들 다 보고 싶은 거란다.  무척이나 죄진 것 같다.  부모맘이라 그럴 것 같다. 덜 큰 부모라 그런 것인가?

4. 채 돌이 지나지 않은 아이를 보면 목련꽃처럼 설레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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