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풋한  외모, 밀리는 일상

마흔이 너머 장가가는 녀석,

분주한 식장의 행간, 틈을 비집고

후배들 일상이 비집고 들어나간다.

 

나눠 탄 차도 그러하며,

사는 모습들도 삶에 푹 절여

이 녀석들이 그 녀석들인지,

찾아내는데도 한참 행간을 헤맨다.

 

바쁜 일상에서 한 종지분량만큼의

지난 바닷물을 담고 싶다.

지친 일상에 밀려 무작정 밀려가는

개울가에 지지대 하나 박아두고 싶다.

 

가진 것 많은 넘들 마저

그렇게 떠내려가다보면

쉴 그늘도, 나눌 이야기도 하나 없어질 것 같아

같이 나눌 맘 한종지만이라도 훔치고 싶었다.

 

그리고 맘 한종지 훔쳐

불꽃같던 동아리 정한수 한그릇에 옮겨놓고 싶다.

세월따라 제 각각 떠내려가는 삶 속에

그리움 한 종지 따로따로 훔쳐오고 싶다.

 

그렇게 훔친 맘과 그리움들로 

뿌리마저 흔들거리는

우리 맘들 보듬고, 빚고 싶다.

돌아가는 지하철은 여전히 흔들리는 달동네를 비치며 흔들린다.


후기

1.이 녀석들을 한자리에 만나는 것이나 한번에 같은 자리에서 보는 것은 십년이 훨씬 넘어선 것 같다. 맘 편히 나눌 시간들이 없었으니 더 했고, 그나마 게시판을 통해 조금이나마 마음을 얼핏볼 수 있다는 것이 다였다. 늦장가 덕에 덤으로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

2.장가간 녀석이 고등학교 대학교동아리 후배이니 대학후배와 동아리후배를 동시에 보았다. 대학후배들에게 술 한잔 따라주며 반가운 마음을 삭혔고, 동아리녀석들과 술이나 한잔 더 하고 싶었는데 빠듯한 일정들로 몇몇 녀석들과 피로연 이차를 함께하다 헤어졌다.

3.기러기아빠,일터에 묶인 모습들,개업한다는......마음을 나누게 하는 것은 무엇일까? 다른 후배들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알고 있는 것일까? 정체성이 있기나 한 것일까? 불쑥불쑥 들리는 행간이나 소식들의 여진이 불안해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좀더 생각이나 표현을 삭인 후, 그 게시판에 옮기고 맘들을 보려한다.

4. 그러다보니 목록을 하나 더 만들었다. 거래-불교에서 과거와 미래를 한번에 칭?하는 말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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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산 2007-01-29 16: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울마당님의 느낌이 절절하게 공감이 되네요.
저는 학교 동창들을 만나는 것이 어떨지.... 실은 좀 두렵기까지 해요.
사실, 공부 말고는 열심인 것이 무엇 있었나 싶은 친구들이 대부분이라 더 실망할까 두려워요.

여울 2007-01-29 17: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나고 최소한의 소통은 되나, 정체성에 대한 논의가 사라진 것 같아 아쉬워요.특히 수직적인 고리는 더 더구나 없구. 그런 류의 동아리들도 없어지는 분위기라 안타까운 마음이 많습니다. 물론 학교친구들 만나면 골프이야기나 해서 아예 나가지 않는 모임도 있습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