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모

[ ] 한꺼번에 도로 전체를 생각해서는 안 돼. 알겠니? 다음에 딛게 될 걸음, 다음에 쉬게 될 호흡. 다음에 하게 될 비질만 생각해야 하는 거야. 계속해서 바로 다음 일만 생각해야 하는 거야. 51

[ ] 자신의 일을 기쁜 마음을 갖고 또는 애정을 갖고 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런 것은 방해가 되었다. 가능한 한 짧은 시간 안에 가능한 한 많은 일을 하는 것, 그것만이 중요했다. 96

[ ] 인생에서 중요한 건 딱 한 가지야. 뭔가를 이루고, 뭔가 중요한 인물이 되고 뭔가를 손에 쥐는 거지. 더 많은 걸 가진 사람한테 다른 모든 것은 저절로 주어지는 거야. 이를테면 우정, 사랑, 명예 따위가 다 그렇지. 130

[ ] 어슴푸레한 빛은 새벽 햇살 같지도 않고, 저녁 햇살 같지도 않았다. 그 빛은 모든 사물의 윤곽을 부자연스러울 정도로 선명하고 뚜려사게 드러내 보였다. 하지만 빛이 나오는 곳은 어디에도 없는 듯했다. 도로의 아주 작은 돌맹이까지 기다란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었지만, 그림자들은 모두 제가끔 다른 방향으로 뻗어 있었기 때문이다. 178

[ ] 그들은 죽은 것으로 목숨을 이어 가기 때문이지. 너도 알다시피 그들은 인간의 일생을 먹고 살아 간단다. 허나 진짜 주인으로부터 떨어져 나온 시간은 말 그대로 죽은 시간이 되는 게야. 모든 사람은 저마다 자신의 시간을 갖고 있거든. 시간은 진짜 주인의 시간일 때만 살아 있지. 208

[ ] 세 형제가 한 집에 살고 있어. 그들은 정말 다르게 생겼어. 그런데도 구별해서 보려고 하면, 하나는 다른 둘과 똑같아 보이는 거야. 첫째는 없어. 이제 집으로 돌아오는 참이야. 둘째도 없어, 벌써 집을 나갔지. 셋 가운데 막내, 셋째만이 있어. 셋째가 없으면, 다른 두 형도 있을 수 없으니까. 하지만 문제가 되는 셋째는 정작 첫째가 둘째로 변해야만 있을 수 있어. 셋째를 보려고 하면, 다른 두 형 중의 하나를 보게 되기 때문이지! 210

[ ] 시간은 언제나 거기 있기 때문에 듣지 못하는 음악 같은 걸 거예요.....하지만 그 음악은 아주 멀리서 들려왔지만, 제 안 아주 깊숙한 곳에서 울렸어요. 어쩌면 시간도 그런건지 몰라요....바람이 불어서 강물에 물결이 이는 거랑 비슷한 건 아닐까요...모든 사람들의 시간은 여기 ‘언제나 없는 거리‘에 있는 ‘아무 데도 없는 집‘에서 나오는 거란다. 216

[ ] 빛을 보기 위해 눈이 있고, 소리를 듣기 위해 귀가 있듯이, 너희들은 시간을 느끼기 위해 가슴을 갖고 있단다. 가슴으로 느끼지 않으 시간은 모두 없어져 버리지. 장님에게 무지개의 고운 빛깔이 보이지 않고, 귀머거리에게 아름다운 새의 노랫소리가 들리지 않는 것과 같지. 허나 슬프게도 이 세상에는 쿵쿵 뛰고 있는데도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는, 눈 멀고 귀 먹은 가슴들이 수두룩하단다. 217

[ ] 네가 보고 들었던 것은 모든 사람의 시간이 아니야. 너 자신의 시간이었을 뿐이지. 사람들에게는 저마다 네가 막 다녀온 장소와 같은 곳이 있단다. 보통 눈으로는 그곳을 볼 수 없지. .....네 마음 속....우물이란다. 그곳은...225

[ ] 시간이 흐르면서 아이들의 얼굴은 점차 시간을 아끼는 꼬마 어른처럼 되어 갔다. 아이들은 짜증스럽게, 지루해하며, 적으를 품고서, 어른들이 요구하는 것을 했다. 하지만 막상 혼자 있게 되면 무엇을 해야 할지 도무지 아무 생각도 떠오르지 않았다. 그 모든 일을 겪은 후 아이들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소란을 떠는 것뿐이었다. 물론 그것은 즐거운 소란이 아니라 미쳐 날뛰는 듯한 고약한 것이었다. 253

[ ] 사람들이란 한갓 자기 안에 있는 시간에 그치는 존재가 아니거든, 사람은 그것보다 훨씬 더 큰 존재란다. 허나 그들은 사정이 달라. 그들은 훔친 시간으로 이루어져 있을 뿐이지. 그래서 시간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되면, 몸에서 금세 시간이 빠져나가는 게야. 터진 고무풍선에서 공기가 빠져나가는 것과 같지. 풍선은 그래도 터진 조각이라도 남지만, 그들은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린다. 322

[ ] 시간의 꽃. 그 때 내가 말했잖니. 사람들은 저마다 가슴을 갖고 있기에 그런 황금빛 시간의 사원을 하나씩 갖고 있다고 말이다. 그런데 사람들이 그 사원에 그들을 들이면 시간의 꽃을 야금야금 빼앗을 수 있게 된단다. 그렇게 해서 사람의 가슴에서 뽑힌 시간의 꽃은 죽을 수가 없어. 왜냐하면 그 시간은 진짜 흘러간 것이 아니거든. 허나 진짜 주인에게서 떼어 내졌기 때문에 살아 있다고 할 수도 없지. 시간의 꽃은 전심 전력으로 제 진짜 주인에게 돌아가려고 애를 쓴단다. 327

[ ] 이제 중요한 것은 가능한 한 짧은 시간 내에 가능한 한 많은 일을 하는 것이 아니었다. 저마다 무슨 일을 하든 자기가 필요한 만큼, 자기가 원하는 만큼의 시간을 낼 수 있었다. 360

볕뉘

-1. 4년전 시간의 향기라는 주제로 북콘서트를 가진 적이 있었다. 에둘러 가지만 시간을 이야기하거나 나누지 않고는 어떤 진보도 말할 수 없다는 것. 그런 것들을 나누고 싶었지만....욕심이란 걸 눈치채기까지 그리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다들 매여있거나 뭘 해야하거나 시간씨앗 하나도 심을 수 없음을 느끼고, 시간 한포기도 키워낼 수 없음을 미리 깨달아야 했다.

0. 시간을 짓고, 만들고, 피우고....관계를 만들고 짓고 피우고........아주 작은 안내서같은 ㅇㅇ의 시간들을 위한...안 내 서....흔적들... 물론 위의 그 과거의 일은 스스로 되묻는 지적이기도 하다.

1. 시간을 작은 종지에라도 서로 담아 나눌 수 있는 기회를 호시탐탐 노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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