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가슴에 덜컥 걸려
내려가지도 날아가지도 않는
폭설 같은 배나무꽃
네 마을이 그랬다
배꽃 녹아내릴 무렵
내 마음 출렁이던 것 몰래 부어온 자리
네 가는 손으로 조용히 뜯어낸 거푸집
거칠게 굳어버린 한 조각 돌덩이,
그 길가 어느 모퉁이쯤 두고 온
한 시절의 비석
-시집 〈과속방지턱을 베고 눕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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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의 이마 옆에는 느낌표가 있다. 내가 아빠한테 질문을 하면 그 점 때문에 '알겠다!'라고 생각하는 거 같다.
여덟 살 먹은 여자가 아빠 얼굴에 작은 흉터를 느낌표로 읽었다. 그보다 먼저 또 한 여자는 세상에서 나를 오독(誤讀)했다. 고맙게도. - 김병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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