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 ] 텍스트주의 - 호지슨에 의하면, 서구문명 비판을 시작하기 전에 먼저 인식론적으로 짚고 넘어가야 하는 문제가 있다. 모든 저작은 문제의 현상에 대한 이해를 기본적으로 좌우하는, 저자의 기존 신념들의 산물이라는 것이다....호지슨과 사이드, 두 사람 모두에게 담론으로서의 서구 문명은 서유럽이 나머지 인류에 대해 문화적, 도덕적으로 우월하다는 뿌리깊은 관념에 입각한 것이다..이러한 본질은 그 문명들이 생산한 위대한 경전들에서 가장 잘 나타난다는 ‘텍스트주의‘적 관점에서 출발한다....우리는 서구의 역사를 자유와 이성의 이야기로 이해하게 되고, 동방의 역사를 전제주의와 문화적 정체의 이야기로 인식하게 되는 것이다. 17

[ ] 지역사회들과 이슬람교의 기본적 이상의 상호 작용은 무수히 많은 사회적.문화적 혼합체들을 만들어냈는데, 그들은 모두 명백히 이슬람적이면서 동시에 분명히 중국적이거나 아프리카적 혹은 투르크적이었다.....이슬람 문명은 동양과 서양, 전통과 근대 등의 이분법적 개념들이 관념적 토대를 형성하고 있는, 변하지 않는 문명의 본질론적 이야기로서의 세게사라는 주류의 개념을 뒤엎는다. 19

[ 1 ] 메르카르토 도법을 ‘인종차별적인 투영법‘이라고 불렀다. 비록 유럽의 면적은 아시아의 두 반도들, 즉 인도나 동남아시아의 면적과 대략 비슷하지만 유럽은 대륙이라고 불리고 인도는 아대륙, 동남아시아는 그것에도 못 미치는 지위를 갖고 있다...게다가 아프리카의 크기는 메르카토르 투영법으로 더욱 현저하게 축소 되었다. 20

[ ] 고대 그리스에서 르네상스를 거쳐 근대에 이르는 상승곡선이 직선으로 이어지는 듯한 묘사는 착시 현상이라고 본다. 또한 그는 역사 시대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기간 동안 유럽은 아시아의 중심지역으로부터 떨어져 있는 미미한 변방이었다고 본다. 24

2.

[ ] 세계사로서 이슬람사: [이슬람의 모험]

[ 1 ] 이 책은 ˝인류를 형제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 다른 나라들을 배제하고 한 나라만이 은혜를 입었다고 생각하는 것은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의 어리석음을 확실하게 보여주는 것이다.˝라는 울먼의 인용문과 함께 시작한다. 462

[ ] 그는 근대에 있어서 인류의 도덕적 일체성에 대한 그의 믿음을 설파하고, 이슬람의 종교적 유산이 근대의 인간 존재에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를 묻고 있다. 그는 여러 가지 대답을 제공한다. 그 중 하나는 근대 세계에서 모든 도덕적 유산이 흔들리게 됨에 따라 우리(서구를 포함하여) 모두는 한 배를 타고 있다는 것이다. 464

[ ] 일정 정도의 객관성을 가지려면 그것은 부단한 방법론적 자기 인식과 학자 자신의 ‘위대한 전통‘과 이슬람 전통 사이의 ㄱ니장을 받아들이는 노력에 의해 가능할 뿐이다. 468/ 세계사라고 불릴 가치가 있는 세계사 저작이라면 그것은 실제로 반구적 규모에서 상호의존적인 지역간적 발전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469/ 호지슨에게 전 세계에서의 문화적인 혹은 그 밖의 기술과 발견의 지속적인 습득은 모든 곳에서 향후 발전 가능성의 변화를 누적적으로 이끌어냈다는 매우 기본적인 개념이었다. 469

[ ] 농경시대와 기술주의: 호지슨은 전근대의 문명들은 궁극적으로 토지세를 거두어내는 능력에 기반하고 있었고 그 밖의 부의 원천은 확연하게 부차적인 기능을 했다고 본다. 471/서구의 대변동을 반구 전체의 도시문명의 역사 속에 위치지움으로써 서구의 대변동이 그 이전에 있었던 모든 것과 연관됨을 기정사실화 한다. ....그리스에서 르네상스를 거쳐 산업혁명으로 이어지는 한 줄기의 선은 착시현상이며, 대단히 선택적인 역사적 상상의 산물이다. 473/문화적 활동에서 중요하고 창의적인 부분들은 농경사회의 도시 엘리트의 문제들에 맞추어진 것이 아니라, 기술주의적인 세계의 기술화되지 않은 엘리트의 문제에 맞추어지게 되었다.˝ 제3세계, 아민의 저발전 개념과 유사 474/호지슨은 서구식 발전이 서구 외에서 일어난다는 가능성에 대해 전혀 환상을 갖고 있지 않았다...근대와 농경시대를 구분짓는 것은...˝계산적인 기술적 특화의 상태이며, 그 안에서는 여러 가지의 전문성이 사회 주요 부문들에서의 기대의 패턴을 결정할 만큼 충분히 큰 규모로 상호의존적이다.˝ 475/ 여섯 단계는 초창기(692년까지), 칼리프국의 융성기(945년까지), 국제적인 문명(1238년까지), 몽골 집권기 (1303년까지), 화약제국의 시기(1800년까지)와 근대다. 이슬람사의 시대구분은 표준적인 왕조별 연대표의 틀과는 현격한 대조를 보인다. 이 시대구분은 왕조의 구분을 넘어서 연속성을 강조하며 문명 진화의 주요 단계들에 맞춰져 있다. 485

볕뉘.

0. 아침 책장에 걸린 책이 눈길이 가 가져다 읽다. 서유럽중심주의와 자국 중심주의이 맥락을 다르게 확장하는 역사서와 근대 300-500년을 성찰하고 반성하는 책들이 많이 출간되고 있는 듯싶다. 그만큼 흥미있게 챙겨볼 책들이 기웃기웃거리고 있다 싶다.

1.(1.1) 세계지도를 사무실 벽에 붙여놓고 서툴게 들여다본다. 남반구와 북반구를 거꾸로 보기도 하면서 말이다. 쭉쭉 아프리카를 가로지르는 직선들의 횡포는 놀랍기만 하다. 하지만 세계시민이 아니라 그 날 벌어 그 날 써야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현실들은 지금 여기도 신경쓰기에 벅차다. 그럴수록 여행지로서 나라들은 관광객들에게 역사의 시선을 주지 못한다.

2. (2.1) 세계시민으로 사고하는 일은 두려운 일이다. 그렇게 하는 순간, 어김없이 죽어가는 무수한 인류의 죽음과 아픔의 목도해야 하고, 그것을 일상으로 가져와야 하는 일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금융자본주의는 놀라울 정도로 세계를 동시에 살며 사고하지만, 아픔은 놀라울 정도로 우리의 시선과 마음에서 갇혀있다.

3. 저자는 47세로 유명을 달리했고, 저서를 마무리하지 못했다. 1960년대 이전의 논문들로 이루어진 책이지만 아래 책들의 세계사의 관점을 바꿔주기 훨씬 전 사유의 결과물이다. 관심들이 다양해지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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