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론 밀리터리 클래식 8
바실 헨리 리델 하트 지음, 주은식 옮김 / 책세상 / 199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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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주인장이 올해 상반기 들어 본 책 중에서 가장 괜찮은 책을 하나 소개하고자 한다. 솜 공세에 참여하기도 했던 바실 헨리 리델 하트가 쓴『전략론』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영국군 출신으로 기계화전, 기동전, 공중전에 대해 상당히 주목받을만한 이론들을 내놓았는데 아이러니하게도 그의 사상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의 전략에 큰 영향을 끼쳤다고 한다. 암튼 이 책을 읽음으로써 주인장은 전략과 전술에 대해 다시금 생각할 수 있었다. 특히 대전략과 전략, 전술에 대해 체계적으로 설명한 부분을 읽을때는 뭔가 망치로 한대 맞은 것 같은 느낌마저 들었다. 물론 서양의 군사전략이고 특정 시기, 특정 국가를 상대로 한 이론이지만(책 맨 뒷부분을 보면 역자의 해설 부분이 있는데, 그는 리델 하트가 영국이라는 특수한 상황에 맞게끔 전략에 대한 이론을 정리하다보니 '간접 전근'에 주목할 수 밖에 없었다고 지적하고 있다) 분명 세계사적으로 적용 가능하며 또 주목해야만 한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일단 책의 순서를 보면 맨 앞에 전쟁에 대한 몇몇 금언들을 소개하고 있다. 그리고 그 내용을 살펴보면 하나같이 견제와 기습, 우회진격 등을 거론하고 있어 저자가 앞으로 어떤 얘기를 할 것인지 짐작할 수가 있었다. 책은 총 4부로 꾸며져 있는데 1부는 기원전 5세기에서 20세기까지의 전략을, 2부는 제1차 세계대전의 전략, 3부는 제2차 세계대전의 전략, 4부는 전략과 대전략의 근본 문제를 다루고 있었다. 그 외에 에릭 도먼 스미드 소장과 이가엘 야딘 장군의 편지 형식을 띤 논문(에세이 성격이 강한?) 2편이 부록으로 실려 있고 가장 뒤에는 역자의 해설 부분이 있다. 아직 책을 읽지 않은 독자들에게 혹시 도움이 되고자 미리 몇마디 적자면 책을 처음부터 읽지 말고 제일 뒤부터 읽기를 권하는 바이다. 주인장은 처음에 앞에서부터 차근차근 읽어갔는데 내용도 어렵고(아마 대부분의 사례가 서양전쟁사 분야여서 지명, 인명 등이 익숙치 않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군사용어도 생소한데다가 '간접전근'이라는 전략 · 전술적 측면이 쉽게 와닿지 않아서 읽는데 상당히 어려움을 느꼈었다.

그런데 책을 다 읽고 나서 제일 뒤에 역자의 해설 부분을 보니 역자 역시 주인장과 비슷한 얘기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책의 내용이 어렵고 이해하기 난해한 부분들이 있으니 가장 뒤에 마련된 4부. 전략과 대전략의 근본 문제에 대해 먼저 이해하고 1부부터 읽으라고 말이다. 그래서 주인장은 이 책을 앞으로 읽을 분들에게 역시 뒤에서부터 읽기를 권하는 바이다. 역자의 해설 부분을 먼저 읽으면 리델 하트가 어떤 인물이며 어떤 사상을 갖고 있고, 어떤 상황에서 이러한 책을 썼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특히 그가 가진 사상적 배경을 잘 설명해놓고 있어서 그가 왜 그토록 '간접 전근'이라는 큰 줄기를 따라 이야기를 하려고 노력하는지 잘 알 수 있을 것이다. 그 다음에 4부를 보면 그의 이론적인 틀, 그가 말하고자 하는 개념적인 내용에 대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가 생각하는 전술과 전략, 대전략에 대한 개념을 이해하면 그가 역사 속의 수많은 전투와 전쟁을 어떤 식으로 접근하고 이해하는지, 왜 그런 해석을 했는지 보다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특히 대전략의 궁극적인 목표는 평화라는 그의 발상은 주인장에게 다소 엉뚱하면서도 참신했던 것 같다. 전쟁을 통해서 얻고자 하는 것은 결국 안정된 사회, 평화라는 것이니 이 어찌 아이러니한 내용이 아니겠는가. 혹자는 전쟁을 하지 않고서도 이런 것을 얻어야만 진정한 평화이기 때문에 결국 리델 하트의 간접 접근 역시 전쟁을 정치적 수단으로 보는 시각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도 하지만, 어쨌든 주인장에게는 새로운 내용이기에 크게 와닿았던 것 같다. 그리고 1부부터 3부까지 주욱 읽어내려가면 저자의 의도, 생각 등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또 에릭 도먼 스미드 소장과 이가엘 야딘 장군의 편지를 통해 실전에서 리델 하트의 간접 접근이라는 것이 어떤 식으로 응용되고 있는지도 읽을 수 있어 좋았던 것 같다. 전체적인 내용도 그렇고 구성적인 면에서도 상당히 주목할만한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주인장이 계속 고심했던 것은 간접 접근이라는 측면을 동양 전쟁사에도 적용할 수 있겠는가? 그런 사례가 있겠는가? 하는 부분이었다. 예전에 배리 스트라우스의『살라미스 전쟁』이라는 책을 보면서, 전쟁에 패한 페르시아와 전쟁에 승리한 아테네의 전후 사정에 대한 참신한 해석에 놀랐던 적이 있었다. 그리고 이 책에서도 그와 비슷한 새로운 해석들을 접할 수 있어 신기했다. 간접 접근이라는, 직접 적의 주력을 공격하여 그걸 깨뜨리고 승리를 쟁취하는 것이 아니라 적의 취약점, 적이 미처 생각치 못한 부분에 대해 공세를 가하는 어떻게 보면 비겁할 수도 있지만 아주 유용한 방식에 대해 아테네와 페르시아는 서로 다른 반응을 보였었다. 아니 동양과 서양의 사상적인 차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저자가 책 서문에서『손자병법』을 비롯한 여러 고전, 금언들을 제시하며 그 안에 담겨진 간접 접근에 대한 내용들을 언급한 것도 다 이해가 됐다. 기습과 우회기동은 리델 하트가 생각한 아주 유용한 작전 방식이며 고금을 막론하고 그것을 잘 활용한 지휘관이 항상 큰 승리를 가져왔다고 저자는 자신있게 말하고 있었다. 그럼 그런 리델 하트의 생각을 동양 전쟁사에도 그대로 투영 가능할까?

저자가『손자병법』을 공부하고 그 안에 담겨진 전략적 요체를 인용했던 만큼 저자 역시 동양 전쟁사에 그런 면모가 많이 투영되어 있음을 알고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동양의 그런 면모를 서양 전쟁사에서 찾을 수 없을까? 하는 마음에 이렇게 생각을 정리했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거기까지 생각하자 주인장은 고-수, 고-당전쟁이라는 역사상 유례없는 거대한 문명대전을 치뤘던 나라들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규모면에서 고구려는 수, 당에 비해 열세에 있었으며 총력전이라는 양상을 띤 문명대전에서 객관적인 수치가 떨어졌음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구려는 수, 당을 이겨내 동방의 패자 지위를 사수할 수 있었고, 수 왕조는 전쟁 휴유증 때문에 망했으며 당 왕조 역시 과대팽창 욕구로 인해 스스로 내부 붕괴에 빠져들고 말았으니까 말이다.

수 양제의 군대는 고구려의 주 전력이 모여있는 요동 방어선을 그대로 돌파하기 위해 수많은 병력과 물자 손실을 입었으며 그 중심 방어지점인 요동성을 돌파하기 위해 수개월을 허비했다. 그러나 고구려의 주전력을 깨뜨리지 못 했고 결국 30만 대군을 별동군으로 편성해 평양성(고구려의 수도)으로의 우회 기동을 실시한다. 하지만 리델 하트도 지적하고 있듯이 적 후방을 향한 우회기동이 포착되면 그것은 더 이상 간접 접근이 아닌 직접 접근이 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역시 적 주력을 깨뜨리지 못한 수 왕조의 별동군은 전멸을 당하고 만 것이다. 당 태종의 군대 역시 마찬가지다. 힘으로 고구려의 주력이 모인 요동성을 비롯해 1차 방어선을 어느 정도 돌파했지만 주필산에 집결한 고구려의 주력을 깨지 못하고 결국 고구려의 우회 기동과 간접 접근에 의해 요택으로 몰려나 큰 피해를 입고 후퇴했던 것이다(하지만 당 왕조는 고구려의 후방인 백제와 신라를 장악하는 한편 거란, 부여 일대를 장악하고 소모전으로 고구려의 국력을 소모시키는 등 결국 간접 접근으로 고구려를 멸망에 이르게 하였다. 반면 고구려는 잦은 승리로 인한 전략적 경직성으로 인해 멸망을 초래하고 말았다).

여기까지 생각하자 또 하나의 의문이 떠올랐다. 그럼 과연 고-수 전쟁 후 을지문덕이나 고-당 전쟁 후 연개소문이 전쟁에서 승리한 뒤 만리장성을 넘어 수나 당 왕조를 공격했을까? 리델 하트는 수많은 전쟁 사례들을 분석한 결과, 대전략의 궁극적인 목표는 적의 후퇴와 더불어 국제 정세의 주도와 평화 유지라고 했다. 그러면서 프랑스나 독일은 그것을 무시하고 과도한 전략적 목표를 향해 나아갔지만 영국은 그러질 않았다고 밝히고 있었다. 역시 간접 접근은 대륙의 정세를 관망하며 바다를 장악하는 것이 곧 세계를 지배하는 것임을 몸소 보여줬던 영국과 가장 부합하는 방식다웠다. 그럼 그 상황을 고구려에 대입시킬 수는 없을까? 우리는 을지문덕이 강경파장군이며 살수대첩에서 30만의 적군을 몰살시킨 뒤 여세를 몰아 만리장성으로 쳐들어갔을 것이라 생각하고 연개소문이 쫓겨가는 당 태종을 따라 역시 장안성으로 진격했을 것이라는 말을 종종 듣는다(혹은 그랬으면 하는 바램과 함께 그런 바램이 투영된『환단고기』를 거론하기도 한다). 하지만 전략적으로 수, 당을 압도했던 그들이 과연 대전략이라는 측면상 그런 역습을 가했을까? 하는 부분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게 되었다. 이는 고구려의 천하관 혹은 고구려 내부 정치적인 상황을 굳이 결부시키지 않고 순수하게 군사적인 부분에 대해서 재론의 여지가 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든다. 실제 고구려는 군사력을 동원하는 직접 접근을 통해 수, 당의 영토를 빼앗지 않았음에도 국제사회에서 동방의 패자 지위를 유지하고 예하 세력들에 대해 지속적인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었다. 더불어 신라가 당과 맞서 싸워 한반도 내의 통일정부를 세울때 토번에 의해 당이 위기에 처했던 것도 신라측의 어떠한 간접 접근의 결과물이 아니었을까~하는 생각도 해보게 됐다.

간접 접근은 어디까지나 적이 모를때에만 간접 접근으로 유효하다는 점, 적의 중심 방어지점 사이의 취약점을 공략하고 적을 점점 특정 방어지점에 고립되게 하여 대규모 우회기동을 통한 간접 접근을 시도하는 방식, 반드시 적의 주력을 공격하는 대규모 군사행동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사실 등 우리에게 익숙하지만 그간 간과했던 부분들을 재삼 인식할 수 있게 된 기회였던 것 같다. 저자가『손자병법』을 거론하고 있듯이, 그리고 그 안에 담겨진 전략적 요체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유용하게 적용된다는 점은 분명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할 수 있겠다. 그 말은 곧 오늘날 남겨진 것은 중국측 병법서 일색이지만 우리 고유의 전략과 전술, 병법서도 분명 전해졌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삼국사기』를 보면 深溝高壘(도랑을 깊이 파고 진지를 높이 쌓는다)라는 관용어구가 자주 등장하고 있는데 이는 산성이 많았던 고대 한국에 가장 적합한 방어형태이자 적이 가장 두려워하는 방어형태가 아니었나 싶다(실제 고구려를 침공하고자 하는 당 태종은 신하에게 이런 간언을 듣게 된다). 그리고 이에 걸맞는 우리만의 전략 · 전술이 분명히 존재했다고 생각한다. 이런 군사상의 이론적인 부분이 많이 정리되어 있지 않고 연구가 많이 진행된 것도 아닌데 이 책을 읽으면서 이 부분에 대해 많이 생각해보게 되었다.

전쟁에 관심이 많고 정말 전쟁을 잘 이해하고자 하는 사람들이라면 이 책을 꼭 한번 읽어보기를 권하는 바이다. 다만, 책이 어려울 수 있으니(주인장도 1번은 앞에서부터 읽고 뒤에서 1번을 다시 읽어봤다) 주인장이 말하는 방법대로 한번 읽으면 더 좋을 것 같다는 조언도 남기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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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 세미콜론 그래픽노블
프랭크 밀러 글.그림, 린 발리 채색, 김지선 옮김 / 세미콜론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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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오늘은 주인장이 만화책 1권을 더 소개하고자 한다. 이현세의 만화책을 살때 같이 구입했던 건데 지금도 가끔씩 펼쳐보는 만화책이다. 한때 큰 인기를 끌었던 영화 '300'의 원작 만화책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데어데블', '씬씨티'의 원작자이기도 한 프랭크 밀러가 그려 더 이슈가 됐던 이 만화는 영화로 만들어져 또 큰 인기를 모았던 것이다. 우리가 흔히 보는 일본이나 한국, 대만만화와 전혀 다른 스타일의 새로운 만화책! 그래서 더 애착이 가는 만화책이다.

일단 주인장은 이 책을 구입하고 영화를 보고 난 다음에 배송된 책을 펼쳐봤다. 순간 드는 생각은~아! 영화랑 똑같다, 라는 것이었다. 무엇이 똑같냐~하면, 단순히 내용이 같다는 차원을 넘어서고 있었다. 기존에 만화나 소설을 영화화했을때 원작의 내용을 충실하게 따른 작품은 많이 있었다. 하지만 만화책에 그려진 모습, 색상, 배경 등등을 그대로 화면에 재현한 영화는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책장을 한장 한장 넘길때마다 영화를 볼때 느꼈던 전율감이 그대로 전해질 정도로 강렬한 붓터치와 원색을 그대로 쓴 화면은 보는 이로 하여금 정말 '강렬한 남성을 위한 만화다!'라는 생각이 절로 들게 했다.

테르모필라이 전투는 이제는 너무나 유명해졌으니 재삼 말할 필요도 없겠지만, 잠깐 언급하자면 수만의 페르시아의 대군을 맞아 소수의 스파르타군이 죽음을 각오하고 맞서 싸운 전투다. 결과적으로 스파르타군은 전멸하고 그 왕이 전사했지만 결국 그리스는 페르시아군을 몰아낼 수 있었다. 여기에서는 거창한 모토나 어마어마한 스케일, 화려한 미사여구 등이 생략되어 있다. 단지, 평소 수천번 수만번 훈련하고 단련해왔던대로 무덤덤하게 승리할 가망성이 없는 전장으로 떠나는 스파르타 전사들의 비장함과 긴장감만이 묘사되어 있을 뿐이었다. 몇번의 접전 끝에 중과부적으로 무너지는 스파르타군과 그들을 짓밟았지만 그리스군에게 결국 패한 크세르크세스 대왕. 모든 것이 짤막짤막한 장면과 몇번의 붓터치로 적나라하게 묘사되어 있었다. 그런 만화 스타일 자체가 우리가 흔히 접하는 것과는 다르기 때문에 더 인상깊었고, 이런 주제를 다루기 위해서라면 더 적합할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가격은 꽤 비싸지만 올 컬러에다가 와이드 비전(?)처럼 넓다란 크기이기 때문에 색다른 감흥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영화를 본 사람이라면 더욱 더 재밌게 볼 수 있는 만화책, 영화를 안 봤다면 영화를 보고 싶게 만드는 만화책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강렬하고 거친, 스타일리쉬한 액션 만화! 아마 앞으로도 이처럼 순간의 미학을 잘 표현한 만화책은 없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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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세 광개토 태왕 세트 - 전2권
이현세 그림, 예영 글, 김용만 감수 / 녹색지팡이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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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주인장은 원래 만화책을 잘 안 산다. 다운받아서 보거나 만화방에서 빌려보고 말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에는 '학습만화'라는 이름표를 달고 상당히 많은 분야를 만화로 배울 수 있어 예전과 많이 다른 것 같다. 특히 역사만화책이 많이 나오고 있는데 그 중에 눈에 띄는 것이 있어 구입한 것이 바로 이 책이다. 한때 만화가를 꿈꾸기고 했던 주인장이기에 이현세는 주인장에게 있어 무한한 존경의 대상이었고 지금도 주인장이 단연코 최고로 손꼽는 작가이기도 하다. (주인장이 어렸을때 사생대회를 나갔다가 이현세 선생님을 만나 싸인을 받았던 적이 있었다. 그 싸인은 이사가면서 잃어버렸지만 -.-;) 암튼 이현세가 최근 한국사 만화를 그렸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광개토태왕을 대상으로 또 만화를 그렸다기에 주저없이 사게 됐다.

광개토태왕을 주제로 한 만화는 알다시피 거의 없었다(최근에는 관련 만화가 꽤 나오고 있지만). 물론 관련 기록이 생각 외로 편파적(?)이고 양이 적기 때문에 관련 연구성과도 많지 않으니까 만화는 더 말할 것도 없다 하겠다. 예전에 주인장이 재밌게 봤던 '태왕북벌기'라는 만화(소설 광개토대제의 내용을 많이 차용해서 옥의 티였던), 그리고 최근 네이버웹툰(http://comicmall.naver.com/webtoon.nhn)에 연재되고 있는 '태왕 광개토'가 거의 유일한 작품이 아니었을까 하는데 그 중에서 이현세의 만화는 단연코 수작(秀作)이라 생각한다. 왜냐하면 작가가 표현하고자 하는 내용이 다르기 때문이다.

'태왕북벌기'를 보면 어려운 정치적 상황을 이겨내고 담덕이 왕이 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그 과정에서 담덕 개인의 고뇌라든가, 그의 국가 경영 전략 등은 찾아보기 힘들고 아무래도 화려한 무공과 뛰어난 군사적 업적이 강조되어 있었다. '태왕 광개토' 또한 비슷한 내용이지만 다소 픽션이 가미되어 재미를 추구했다는 점, 독자의 흥미를 유발할만한 여러 요소들을 도입했다는 점에서 확실히 옛날 만화보다 더 볼만한 것이 사실이다. 그에 반해 '광개토태왕'은 보다 사실적이고 담덕의 내면적인 부분에 주목했다. 호위무사를 따돌리고 놀러간 자신 때문에 매를 맞게 된 그들을 보고 울음을 그치지 못 하는 어릴적 모습, 태학에서 여러 귀족 자제들과 공부하며 전략을 논하는 모습, 왕이 되기 전 어떠어떠한 왕이 되겠다고 다짐하는 그의 포부 등 보다 직접적으로 피부에 와닿는 광개토태왕을 그리고자 노력한 것 같았다. 무엇보다도 담덕이 왕이 되기 전 그의 정치적 입지가 불안했다고 묘사하는 여타 작품들과 달리 역사적 사실에 입각해서 그렸다는 것 또한 마음에 들었다(알다시피 고구려는 4세기로 넘어오면서 왕이 수만의 대군을 동원할 정도로 상당한 수준의 중앙집권체제를 수립했기에 소수림왕-고국양왕에서 광개토태왕으로 넘어가는 과정에 정치적 불안정은 없었다고 보는 것이 적당할 것이다).

더불어 정복군주의 이미지가 강한 광개토태왕의 다른 모습을 보여주려는 의도가 곳곳에 숨어 있었다. 백성들을 사랑하는 왕비의 모습이라든가, 백제와 신라를 아우르고 외세를 막아내는 당당한 군주의 의지 등을 엿볼 수가 있었다. 확실히 문헌이나 기록에 남아있는 광개토태왕의 면모는 정복군주로서의 이미지가 대부분이다. 그렇기에 그 외의 이미지도 분명 상상해볼 수는 있지만 그것을 학문이라고 할 수는 없다. 바로 그런 부분을 만화나 소설 등의 작품에서 찾을 수 있기 때문에 이런 분야가 계속 발전되길 또 바라는 바이다.

암튼 이번에도 역시 이현세는 주인장을 실망시키지 않았다. 광개토태왕의 면모를 안팎으로 고루 묘사하기 위해 애쓴 작가의 노력이 엿보이는 이번 작품은 어른 뿐만 아니라 어린이들에게 분명 좋은 선물로 다가올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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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개소문 한 권으로 읽는 시리즈
이언호 지음 / 큰방 / 200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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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깝게도 또 하나 혹평을 가할 책이 생겼다. 

아무래도 한국 역사소설계에서 연개소문 부문만큼은 '유현종의 망령'을 벗어날만한 책이 없는 것 같다. 참고논문 및 문헌(요즘은 역사소설 쓸때도 논문처럼 이런 걸 써야 하나 보다. 유행인가?)을 보니 신채호 선생님의「고구려의 대수 · 당 전역」과 유현종, 박혁문이 쓴『연개소문』이 이 책의 주요 골자임을 쉽게 알 수 있었다. 그나마 논문 하나 인용한 것이 박형표의「연개소문의 서정국책과 대당 전역」이라는 논문인데 대체 어디에 실린 것인지를 모르겠다. 누군지도 모르겠고. 그 밖에 인용한 책을 보니 박영규가 쓴『고구려본기』에다가(정말 주인장이 대놓고 쓰레기라고 표현하는 책은 이 책이 유일한데...소설책 곳곳에 등장하는 지도를 보고 기겁을 했다) 평생교육개발원에서 나온『대인 사상 필승병법』, 김희영이 편저한『이야기 중국사』까지. 저자한테는 미안한 말이지만 황당했다. 역사소설 쓰는데 참고문헌을 기재할 필요는 없지만 이왕 기재할 바에야 뭘 좀 밝혀서 이로울때나 밝히지, 괜히 밝혀서 욕 먹을 바에야 왜 이런걸 밝히냐...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뭐 책을 제대로 읽기도 전에 이 책은 아니다~싶은 마음이 강했다. 책 겉표지를 보면 이런 문구가 있다. '수십만의 대군을 이끌고 침공해온 당태종을 격퇴하고 오히려 북경까지 추격해간 고구려의 영웅 연개소문. 그는 정치를 잘못하거나 패전할 경우 왕을 추방했던 고구려의 전통에 따라 유약한 영류왕과 호족들을 제거하고 오직 고구려가 대륙의 주인이 되기만을 염원했다.' 정말? 한번 저자한테 반문해보고 싶었다. 연개소문이 북경까지 추격했다는 것도 의문이고, 고구려에 저런 전통이 있었나? 싶은 생각도 있고, 정말 연개소문이 고구려가 대륙의 주인이 되기를 염원했는지도 모르겠다. 뭐 하나 제대로 맞아들어가는게 없다. 저자 약력을 보니 원래 영문학 전공이었는데 뒤늦게 중국문학에 심취해서 중국소설을 주로 연구했단다. 책을 읽는 내내 그저 그런 역사소설과 별 차이를 못 느꼈다. 아마도 중국소설을 연구한 부작용(?) 때문인 것 같다.『삼국지연의』가 끼친 폐해(?) 때문에 한국 역사소설이 다 그저그런 작품에 그치고 말았던 것만 봐도 잘 알 수 있지 않은가.

책은 전체적으로 22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 중 12장이 고-수 전쟁을 무대로 하고 있다. 그럼 나머지 10장은? 1차 고-당 전쟁을 끝으로 이야기는 끝을 맺는다. 정말 연개소문을 다룬 역사소설을 거론할때마다 주인장이 누누히 언급하는 것이지만 왜 연개소문이 고-수 전쟁에서 활약을 하는건지 대체 알 수가 없다. 연개소문이 무슨 불사신도 아니고 거 참. 665년 무렵에 사망한 연개소문이 612년 수 양제의 고구려 침략때 이미 전공을 세웠다면...연개소문은 590년대에 태어나서 거의 80세 가까이 살았단 말인가? 유현종이 처음 설정한 내용 그대로 후대의 모든 작가들이 다 따라하는 작태를 보니 한심하다는 생각까지 든다. 기본적인 골자를 바꿔야지, 기본 줄거리는 다 따오고 거기다가 논문 1편에 책 몇권 더 본 다음에 세부적인 내용 조금 바꾼다고 책이 달라진단 말인가? 그럴려면 대체 왜 책을 내고, 그 책을 내주는 출판사는 또 뭔지 당최 알 수가 없다. 

진짜 할말이 없지만 그래도 굳이 몇마디 해보겠다. 전체적인 내용을 보면 그 내용이 유현종과 박혁문의『연개소문』을 요약한 것에 불과해서(주로 유현종) 한마디로 '식상하다.' 그나마 많은 내용을 줄이면서 내용이 더 이상해진 느낌까지 들었다. 마지막은 또 당 태종이 죽음으로써 끝을 맺고 있어서 이 책의 제목이 연개소문인지, 이세민인지도 모르겠다. 저자가 대체 어떤 생각을 갖고 이 책을 쓰기 시작했는지 당최 알 수가 없었다. 연개소문 개인의 심리 상태를 제대로 묘사하지도, 당시 상황을 생동감있게 묘사하지도, 당시의 처절한 전쟁 상황을 다이나믹하게 묘사하지도 않았는데...대체 어떤 것에 주안점을 뒀는지 궁금하다. 그만큼 책을 읽는 내내 별로 감흥도 없고, 뻔히 아는 내용(이미 다른 소설책에 다 나온 내용이니까)만 계속되니까 재미는 당연히 없었고 나중에는 책을 다 읽자~는 의무감마저 희미해져 버렸다.

저자는 당 태종의 죽음이 고구려인의 독화살에 의한 것이다. 황량대가 중국 내지 곳곳에 있다, 중국 내지에 고려(高麗)라는 지명이 있는데 다 연개소문이 점령했던 흔적이다...라는 얘기를 하면서 연개소문 영웅화 작업에 착실하다. 권말에 붙이는 글...이런 걸 차라리 쓰지 말지~하는 생각이 절로 드는 책일 뿐이다. 저자는 분명 중국의 동북공정에 대항하고 싶어서, 고구려의 위대한 역사를 알리고 싶어서 이 책을 쓰고 연개소문을 재조명하려고 했는지는 몰라도 정작 그 결과물은 최악이었다. 오히려 역사적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픽션으로 봐달라고 호소하는 편이 더 나았다. 어설프게 이런 식으로 글을 쓰면 나중에 이 책을 읽고 잘못된 생각을 품게 될 독자들에게 미안해야만 할 것이다. 왠만하면 이런 혹평 잘 가하지 않는데, 이 책은 정말로 아니다. 한번 읽어볼만 하다~라는 생각조차 들지 않았다. 저자에게는 정말 미안하지만 앞으로는 이런 책 다시는 쓰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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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들은 정말 대단해, 삼국시대 - 삼국 시대를 빛낸 여성들
김용만.한예찬 지음, 김은정 그림 / 계림닷컴 / 2007년 12월
평점 :
품절


'허스토리(herstory)' - 역사는 더 이상 남성만의 이야기가 아닌 여성의 이야기로도 주목받아야 한다.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큰 주제는 아마 이것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저자들은 분명 선을 긋고 있다. 여기에서 저자들이 하고자 하는 말은 남성만의 이야기를 그동안 많이 했으니 이제는 여성만의 이야기를 하자~는 것이 아니다. 남성과 여성은 누구나 존중받아야 하고 모두 역사 속에서 중요한 존재였는데 그동안 남성에 비해 여성의 비중이 적게 다뤄졌음을 인지하자는 것이다. 남성이 있기에 여성이 있고, 여성이 있기에 남성이 있어 역사는 더욱 발전했던 것이 아닌가 싶다. 그렇기에 남성의 역사 말고 여성의 역사까지 더 알아보자~는 것이 진정한 집필의도가 아닐까 싶다. 우먼 파워가 크게 각광을 받고 있는 요즘(심지어 미국에서 여성의 참정권이 통과된지 100년도 채 안 돼서 여성 대통령이 나올지도 모르는 상황이 됐으니) 역사속 선례를 통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면 그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하지 않겠는가.

책은 전체적으로 4개의 테마와 종합 해설편으로 이뤄져 있다. 저자의 어린이용 책들을 주욱 보면 늘 느끼는 거지만 단순히 옛날 이야기를 전해주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항상 올바른 역사적 사실을 알려준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어린이용 책이라고 쉽고 재밌게만 글을 쓴다면 뭔가 부족하지 않겠는가. 어린이들도 책을 읽음으로써 역사(다소 지루하고 딱딱할 수 있는)를 재밌게 배우고 느낄 수 있게 해야만 진정한 어린이용 역사책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런 면에서 어린이용책이라고 해서 어른들이 우습게 볼만한 내용만 있는 것이 아니다) 蛇足이 길었는데 어쨌든, 저자들이 나눈 4개의 테마를 한번 살펴보자. 제일 처음 나온 내용은 '나라를 건국하고 다스렸던 여성들'이고 그 뒤를 이은 내용은 '스스로 운명을 개척한 여성들'과 '남자도 당해낼 수 없었던 여성 무사'에 대한 내용이다. 그리고 마지막이 '꿋꿋하게 살아간 의지와 절개의 여인들'이다. 

자아~여기까지 보고 뭔가 딱 떠오르는 것이 없는가? 주인장은 이 순서를 보고 절로 웃음이 나왔다. '그래! 허스토리를 얘기하는데 목차가 이 정도는 되야지!'하고 말이다. 우리가 어렸을 때부터 자주 들어왔던 여성에 대한 이야기는 주로 절개를 지킨 여성, 효심이 지극한 여성, 현모양처 스타일의 여성에 대한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리고 그 대표적인 이야기로는 춘향전, 심청전, 신사임당 관련 일화 등이 있겠다. 그런데 가만 보면 이런 여성들의 이미지는 전부 조선시대 여성에 대한 '만들어지고 강요됐던' 것들임을 알 수 있다. 정말 옛날 우리들의 할머니, 어머니들은 그런 모습만 간직한채 살아갔을까? 전혀 아니다. 여성은 예로부터 생명을 잉태하고 새 생명을 낳을 수 있는 독특한 능력(?)을 지닌 존재였고, 그로 인해 신적인 존재와 교감을 나눌 수 있는 존재 혹은 남성이 감히 범접할 수 없는 세계에 도달한 존재로 인식되어졌다. 오죽하면 제사장 겸 군장으로서 고대 국가인 고조선을 다스렸던 단군이 사실은 남성이 아니라 여성일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까지 하겠는가. 우리가 삼국시대 여성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면 이런 고정관념을 깨뜨릴 필요가 있다. 

이처럼 목차부터 저자들의 집필 의도를 잘 드러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유화부인과 소서노부터 시작해서 잘 알려져 있지 않은 부여태후, 그리고 너무나도 유명한 선덕여왕과 진성여왕까지 삼국시대에 나라를 건국하고 다스렸던 대표적인 여성들에 대한 설명에서 독자들은 상당한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마 책을 읽고 나서 부모님께 '엄마~정말 여자가 나라를 세우고 다스렸어?'라고 물어볼지도 모를 일이다. 그 다음으로 등장한 인물들은 평강공주와 선화공주, 우씨왕후다. 이들은 모두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개척해 남편을 귀하게 하고 본인을 소중히 여겨 역사에 길이 이름을 남긴 여성들이다. 특히 스스로 왕을 선택해 수십년 권력의 정점에 섰던 우씨왕후에 대한 이야기는 아마 어린이들에게 신기하게 비춰질지도 모르겠다. 얼마전 힐러리가 쓴 자서전에 대한 신문 광고를 본 적이 있었다. 클린턴과 힐러리가 어느 주유소에 갔는데 그 주유소 사장이 힐러리 옛 남자친구였단다. 그러자 클린턴이 "당신은 나랑 결혼 안 했으면 지금쯤 주유소 사장 부인이 되어 있겠군."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힐러리 왈. "아니지. 그랬다면 지금 저 사람이 미국 대통령이 되었겠죠."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런 대단한 여성들이 우리 역사에도 많이 있었다는 생각을 절로 하게 됐다.

주인장이 특히 주의깊게 본 부분은 '남자도 당해낼 수 없었던 여성 무사'에 대한 내용들이었다. 이 부분은 주인장도 대충 알고 있던 내용들이었는데 여기서 재밌게 읽을 수 있었다. 실제 홍라녀와 설죽화 등 여성 무사에 대한 이야기가 전래되고 있고, 가야 고분에서는 여전사의 존재를 추정할만한 고고자료가 발견되기도 했다. 저자들이 다소 널리 알려진 내용이 아닌 계선공주나 수영 · 수진 자매에 대해 이야기한 것은 새로운 사실을 알려주기 위함이 아닐까 한다. 여성들도 말타고 무기를 들고 적과 싸운다는 것은 세계사적으로도 보편적인 이야기이며 우리는 아마존의 여성 전사들에 대한 이야기도 익히 알고 있다. 보편적인 것임에도 우리는 그간 이런 여성의 모습에 대해 간과하고 있었던 것 같다. 

여기까지만 보면 삼국시대 여성들은 모두 드세고 당당하고 남성들이 어쩌질 못 하는 그런 존재였는가? 하는 생각이 들지도 모른다. (발해 남자 셋이 모이면 호랑이를 잡는다고 하는데 그 발해 남자도 여자 앞에서는 꼼짝 못 했다니 이 얼마나 대단한 일이 아닌가?) 하지만 마지막 테마에서 볼 수 있듯이, 삼국시대 여성들 또한 밖으로는 남편을 내조하고 안으로는 자녀교육에 열과 성을 다 하고 애틋한 사랑을 나누며 정절을 지키기도 했다. 열녀의 대표주자하면 아마 열에 아홉은 '성춘향'이라는 인물을 꼽을 것이다. 그런데 이 춘향이의 모델이 되는 여인이 삼국시대 여인이었다면?? 생각해본 적이 있는가? 고구려 안장왕이 태자 시절 백제땅인 한강 유역에서 만난 한주(珠-책에서는 구슬아씨로 나온다)가 그 주인공이다. 안장왕을 잊지 못 하고 새로 부임한 관리의 수청을 거부하고 죽을 위기에 처하지만 결국 고구려군에 의해 구출된 그녀는 사랑에 골인한다. 그 밖에 삼국간 치열한 전쟁 속에서도 꽃핀 가실이와 설씨 아가씨의 애틋한 사랑 이야기도 보는 이로 하여금 가슴 뭉클하게 한다. 

이처럼 이 책에는 삼국시대에 살았던 여성들의 다양한 삶에 대한 재미난 이야기들이 많이 실려있다. 단순히 집밖에 못 나가고 집안에서 자수나 놓고 남편 내조하랴, 자식 키우느라 고생만 하는 그런 여성의 이야기가 여기에는 실려있지 않다. 물론 그것도 여성의 삶 중 일부였지만 전부는 아니었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잘 모르는 그 나머지 여성들의 삶을 이 책에서 확인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독자들은 책 읽는 재미에 푹 빠질 것이다. 참고로 주인장 역시 1시간도 채 걸리지 않고 책을 다 읽었는데 그만큼 재밌으면서도 글이 감칠맛났던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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