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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헬스 등록을 했다. 원래 학원이고 헬스고 한번 등록하면 백퍼센트 출석률을 자랑하는 나였지만 오늘은 어찌나 푹푹 찌는지 문 밖에 나서는 게 두려웠다. 다들 내 마음 같았는지 헬스장도 썰렁했다. 작년 겨울에 뵈었던 할아버지 한 분이 천천히 자전거 페달을 밟고 계셨고 트레이너와 수다를 떨고 계시는 아주머니, 잠이 덜 깬 건지 알듯 말듯 애매한 표정의 아가씨, 내내 고개를 숙인 채로 러닝머신 위를 걷고 있는 청년... 그리고 내가 전부였다. 미처 보지 못한 사이 다녀간 사람들도 있으려나. 아무튼 쩌렁쩌렁 울려대는 최신 가요가 무색할 정도로 한적했다. 한우 꽃등심을 점심으로 먹으며 끊임없이 ‘신뢰’를 강조, 또 강조하는 장관과 북한 원자로 소식을 케이블 뉴스로 들으며 살짝 짜증날 뻔 할 때가지 열심히 걸었다.  
 그 동안 학교 다닌다는 핑계로 운동도 멀리했고, 시간을 단축한다는 핑계로 걸어가도 되는 길을 차를 타고 다니는 등 움직이는 일에 게을렀다. 나이를 먹을수록 점점 정신이 육체에 미치는 영향보다 육체가 정신에 끼치는 영향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게 된다. 그러니까 마음 사이즈 바꾸는 일이 신체 사이즈 바꾸는 일보다 이젠 더 쉽더라(?)는 것이다. 고로, 운동해야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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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외수가 그랬던가. 여자는 사랑을 하면 천재가 되고 남자는 바보가 된다고. 내가 원래 이런 사람이 아니었는데, 라고 갸웃거리는 그 앞에서 대놓고 쿡쿡거리며 저 말을 떠올렸다. 그런데 내 생각은 약간 다르다. 여자는 잘난 척 하는 것뿐이고 남자는 그저 ‘지는 게 이기는 거’라고 대충 편하게 생각하는 건 아닐까. 남자를 남자 자신보다 더 잘 통찰하는 여자와 아무리 고심해도 여자의 마음을 알 수 없는 남자. 알아야 하고, 알아주길 바라는 여자에 비해 몰라도 괜찮고, 몰라줘도 계속 여자를 사랑할 의향으로 충만한 남자. 그래서 바보가 천재보다 더 행복하다고 태고 이래 숱한 고전들이 주장해오고 있는가 보다. 티끌 섞이지 않은 미소를 계속 보고 싶거든 남자를 너무 들볶지 말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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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마는 예전부터 나와 심하게 다투었을 때도 아침이면 항상 내가 먹을 국과 반찬을 정성껏 준비해놓고 외출하셨었다. 매끈하게 다림질 된 블라우스는 물론이고. 접시 위에 가지런히 놓인 계란말이와 빳빳한 셔츠 깃을 보면서 이것을 먹고, 이 옷을 입으면 내가 지는 건가? 지금보다 어릴 땐 그런 몹쓸 생각도 했지만 요즘은 어째 코끝부터 찡해진다. 엄마는 제 할 일을 완벽히 해야 어디 가서도 하고 싶은 말을 제대로 할 수 있다는 신조로 살아오신 분이고 안팎에서 그 신조를 성실히 실천하고 계신다. 뱁새가 황새 따라가려고 하면 가랑이가 찢어진다는 말처럼, 한 마디로 나는 엄마의 상대가 안 되는 것 같다. 반에 반만 해도 좋은 아내, 엄마가 되겠지. 다른 한편으론 그렇게 한시도 긴장을 늦추지 않고 살아오기가 얼마나 고단하고 힘들었을까, 하는 마음에 안쓰럽기도 하다. 그만큼 자식들의 인생에 빛과 소금이 되어주신 분인데 나는 영 엄마의 기대에 못 미치는 딸인 것 같아 요즘은 마음이 편치만은 않다. 인생의 굽이굽이, 힘들 때마다 엄마의 씩씩한 자존심을 기억해야겠다. 벤치마킹도 보답의 한 방식이었으면. -_- 

그나저나 덥다, 더워. 소나기라도 잠깐 뿌렸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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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니 2008-06-27 16: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주말에 장마라던데요.
예전에 예상은 했더랬지만, 실제 연애를 하시면서 이렇게 살짝 남기는 글에서 느껴지는 느낌이 정말 예상대로 곱고 이해심 많고 현명하신 거 같아서 , 좋아요. :)

깐따삐야 2008-06-28 22:27   좋아요 0 | URL
비가 시원하고 촉촉하게 내리네요.
생각은 그런데 생각이 드러나는 방식이 엽기적이라는 게 문제에요. -_-;

순오기 2008-06-27 19: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어머니의 잔소리는 소나기가 아닌가요?
나는 소나기로 쏟아부어요~ '어릴때 습관, 젊을 때 정신이 평생 간다. 사람은 그리 쉽게 바뀌는 게 아니거든!'
그러는 나는 반듯한 습관이나 바른 정신으로 내 할일 다하며 사는 것도 아니면서...ㅜ
'내가 원래 이런 사람이 아니었는데...'라고 말하는 그남자가 곁에 있군요.^^

깐따삐야 2008-06-28 22:32   좋아요 0 | URL
우리 엄마도 아마 잔소리를 시원하게 퍼붓고 난 후 청량감을 느끼실까나요? ㅋㅋ '쿨하게 한걸음' 그 소설에 나오기를, 늙어가시는 부모님은 아이 대하듯 대해야 한대요. 되게 공감했어요.
행복하게 속아주는 남자가 곁에 있어 다행이죠.^^

라로 2008-06-27 2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그렇게 더웠나요????님과 제가 가까운데 사는데 전 괜찮던데????ㅎㅎㅎ
암튼 넘 오랫만이죠????
브리핑에 올라온 님의 글 보고 반간마음에 슝~.^^
그동안 저도 뜸했걸랑요~.^^
암튼 넘 반가요~.^^
깐따님의 어머님을 벤치마킹하고 싶어요, 이 대전 조그만 제 집에,,,

깐따삐야 2008-06-28 22:34   좋아요 0 | URL
오늘 나비님 계신 대전에도 비가 왔겠군요. 오랜만이에요, 정말.^^ 부지런히 안부도 챙기고 그래야 했는데 마음만 먹다가 그새 방학이네요.
저희 엄마처럼 사시면 쓰러지실지도 몰라요. 대단한 정신력의 소유자거든요. 그나저나 나비님은 지금도 다정하고 열성적인 어머니 아니셨던가요? ^^

레와 2008-06-30 14: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깐따삐야님 방학해서 좋아요..^^
(쌩뚱~)

깐따삐야 2008-07-04 14:36   좋아요 0 | URL
방학 끝나면 논문이 샤사삭 완성되어 있다면 좋겠어요! 욕심쟁이 우후훗~ ^^
 

  며칠 전 종강모임을 한 뒤 기말페이퍼를 두 개 냈고 자, 이제 본격적인 방학이다. 이번 학기는 어떻게 흘러갔는지 모르겠다. 프로포절은 무사히 마쳤지만 다음 학기 개강 후 거의 곧바로 본논문 발표가 있기에 부지런을 떨어야 할지도. 아무튼 여느 때처럼 학교에 다니고, 사람들을 만나고, 근처 학교로 수업을 하러 다니며 바쁘게 보냈다. 공기의 냄새가 확연히 달라지는 6월. 후텁지근한 날씨가 느껴지면서 어느새 한 해의 반을 보냈다는 것을 실감했다. 언제나 그렇듯 시간이 무척 짧게 느껴지는 동시에, 참으로 다채롭게 08년도의 절반을 썼다는 생각. 공부를 하는 중에 즐거움과 동시에 한계를 느끼고 나 자신과 타인에게 감동하기도, 실망하기도 하면서. 특별함과 안온함의 중간 지대, 달콤쌉싸름한 상반기였다.

 공부, 일, 인간관계, 어느 것 하나 능숙하지 못하지만 그나마 내가 가진 최대 미덕은 매사에 겁이 많다는 것 쯤 될까. 한때는 스스로를 과대평가할 때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조화를 중시하는 노파처럼 모든 것이 그저 ‘밖에서 보기에 무난할 만큼’ 정도였으면 하는 바람. 그리고 나 자신조차도 ‘밖에서 보기에 무난할 만큼’ 정도인 인간이었으면 하는 바람. 언제부터인가 알아서 수위 조절을 하게 되는 것 같다. 과거에 비해 덜 뜨겁다고 해서 아쉬워하거나 실망하지도 않는다. 열렬한 충만감은 때로 스스로를, 타인을 질식시키기도 하지 않던가. 내가 나를 부정하는 일에 지친 것인지, 아니면 모든 일은 스스로를 긍정하는 데서부터 출발해야 한다는 말이 이제야 와 닿게 된 것인지? 그건 잘 모르겠다. 이런 나의 심경 또한 달콤쌉싸름할 뿐.

 벌써 엄마가 된 친구와 이제야 사회에 첫발을 디딘 친구. 그들 사이에서 목하 연애 중인 나는 인생의 어디쯤 와 있는 것일까. 한껏 고조된 기분 가운데에서도 여전히 곁눈질을 일삼으며 방황을 꿈꾸고 ‘하늘의 눈물이 고인 땅, 별을 감춘 구름에 보인 달, 골목길 홀로 외로운 구두 소리, 메아리에 돌아보며 가슴 졸인 맘’ 에픽하이의 노래 속에서 애잔해하는 나는 지금도, 앞으로도 철드는 일이 더디기만 한 사람인 걸까. 새벽을 밝히며 소설을 읽고 글을 쓰는 일이 도무지 낯설어진 요즘. 나는 까슬거리는 파자마 안에서 축축하게 울고 싶다. 예전엔 청승을 떠느라 울었다면 이제는 사라지는 청승이 그리워서 울고 싶은 것이다.

 “당신은 아직도 젊고 꿈이 많군요.” 한 줄 문장에 비밀을 들켜버린 듯 수줍어하던 나를 바라보는 상대의 눈빛에서 나는 애정 이외에 질투를 읽었다. 그리고 외로움도. 나는 항상 그랬다. 공유하는 부분 이외에 나만의 꿈, 나만의 열정, 나만의 이야기를 갖고 싶었던 것 같다. 허무맹랑한 판타지라고 해도 좋으니 뒤통수에 코드를 꼽으면 나만의 매트릭스 안으로 빠져들어 시간도, 공간도 잊은 채 눈 감고 달려갈 수 있는 그 곳. 나는 이런 나만은 버릴 수가 없다. 사랑하는 누군가를 외롭게 한다고 해도. 동시에 나는 언제든 ‘밖에서 보기에 무난할 만큼’ 의 포즈를 잡고 살아가고, 살아갈 수 있다. 그래서 더욱 새벽 같은 시간. 빨간 불이 노란 불이 될 때까지 추스르고 기다리는 시간이 필요하다.

 홀로 빗장을 걸어둔 채 머릿속과 마음속을 마음껏 부유해도 좋을, 방학이다. 본격적으로 나를 괴롭히고 치유하는 시간. 자, 나의 나니아 속으로 풍~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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웽스북스 2008-06-24 0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꺄아 (나 제일먼저 이밤에 이거 발견하고 열광하고 있어요!)

깐따삐야 2008-06-24 01:33   좋아요 0 | URL
꺄아~ (웬디양님이 역시 젤 먼저 댓글 달아주고. 옛날 기분이 새록새록~ ^^)

웽스북스 2008-06-24 01:35   좋아요 0 | URL
제일 먼저 댓글 달 수 있게 안자고 있던
오늘밤의 내가 막 기특해요 ^_^

깐따삐야 2008-06-24 01:38   좋아요 0 | URL
웬디양님의 '창의적 불면'은 여전히 건재하군요. 막 기특하고 반가워요.

가시장미 2008-06-24 03: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냥, 깐따삐야님 :)

깐따삐야 2008-06-25 12:30   좋아요 0 | URL
안냥, 가시장미님~ 좋은 소식이 들리더군요. 축하해요.^^

마늘빵 2008-06-24 08: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오랫만인데요.

깐따삐야 2008-06-25 12:31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아프님은 여전히 부지런히 활동하고 계시더군요. 존경합니다.^^

치니 2008-06-24 09: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쩐지 웬디양님과 깐따삐야님이 서로 잘 아는 자매 같다는 느낌은...저만이 받는걸까요? 후후.

깐따삐야 2008-06-25 12:32   좋아요 0 | URL
이쁘게(?) 보아주셔서 감사해요. 치니 언니도 많이 보고 싶었습니다.

레와 2008-06-24 1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 깐따비야님! ^^



(사라지는 청승이 그리워 울고싶다니.. 어쩜.. 이런 표현을..!!)

깐따삐야 2008-06-25 12:32   좋아요 0 | URL
반가워요. 레와님.^^
다시 청승 떨러 귀환했어요. ㅋㅋ

순오기 2008-06-24 1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웅~~깐따삐야~~~~ 삐야 삐야~야~~~~ (에코^^)
나의 나니아 속으로 풍덩~~ 하는 깐따님 치마 꼬리 잡았어요~~~~

깐따삐야 2008-06-25 12:33   좋아요 0 | URL
앗, 순오기님이닷! 반갑습니다. 그나저나 저는 치마를 잘 안 입습니다만. ㅋㅋ

Mephistopheles 2008-06-24 1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흠 칼국수 먹으러 갑시다.

웽스북스 2008-06-24 23:08   좋아요 0 | URL
우와 우와우와우와
나 여기서 막 좋아하고있어 ㅋㅋ

깐따삐야 2008-06-25 12:34   좋아요 0 | URL
오홋! 메피님. 정말이죠? 캡처해서 저장해놔야지. 저 진짜 칼국수 먹고 싶어요.

Mephistopheles 2008-06-25 12:43   좋아요 0 | URL
연도와 월 일이 안정해졌지만요..~~

깐따삐야 2008-06-27 16:17   좋아요 0 | URL
그럼 그렇지. 진짜 너무하셈. ㅠㅠ

개츠비 2008-06-24 2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이~ 깐따삐야님 ! 오랜만에 ^^ 방학 부럽습니다...언제나 열정이 느껴지네요

깐따삐야 2008-06-25 12:35   좋아요 0 | URL
아, 정말 오랜만이어요. 잘 지내시죠? 언제나 열정이... 느껴진다면 저도 참 좋겠습니다. 이제 책 좀 열심히 읽으려구요. 그 동안 너무 안 읽었어요.

2008-07-08 23: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7-10 14: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7-11 00: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7-14 22: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역시 가장 바쁠 때 즐기는 딴짓이란! 프로포절이 다음주로 잡혔고 거의 환각 상태로 지내다가 조금 정신을 차렸다. 벌써 5월이구나. 징그러울 정도로 붉게 타오르던 연산홍은 벌써 희끗하니 시들어 가고 있고 이십대의 마지막 봄에 나는?

 그나저나 하도 오랜만에 페이퍼를 쓰려니 잘 안 써진다. 감정을 배제하는 글만 붙잡고 있다가 일상 안의 내 마음을 들여다보려니 오히려 그게 더 낯설구나. 요즘은 책도 안 읽고 날이 갈수록 단순해지는 것 같다. 피부가 예전 같지 않아서 수시로 팩은 해주면서 마음의 각질들은 제대로 제거하질 못하고 있다. 나에게 작은(?) 변화가 생겼는데 그 변화 안에서 조금 엉거주춤 하고 있다. 심란한 주부처럼 공연히 손빨래도 해보고 안 쓰는 그릇들도 정리하고. 그런 식으로 시간을 보내면서 나는 무엇을 향해 가고 있을까.

 이제 와서 어떻게 살아야 할까? 라는 고민이 다시 고개를 쳐든다면 정말 내 가슴에 창 내고자~ 할 수도 없고. 나는 삶에서 평범 이상을 원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는데 가만 보니 평범에 대한 기준조차 없었다는 깨달음. 남들처럼, 이란 말도 애매하기 짝이 없다. 객관적으로 볼 때, 란 말도 어폐가 있다. 그럼 그냥 하루하루 열심히 살자, 는 것도 우수 답안이긴 한데 좌표 없이 열심히만 살면 뭐? 나는 등 따숩고 배불러서 형이상학적 권태에 빠진 걸까.   

 게임에는 젬병인데 가끔 삶이 게임의 연속이라는 느낌이 든다. 이겨도 그다지 기쁠 것 같지는 않은데 진다면 조금 서운할 것 같은. 그렇다고 참전을 안 하기엔 인간다움을 포기하는 듯한 무력감. 마치 매트릭스라는 미로에 감금된 듯한. 키아누 리브스와 함께라면 또 모르지만.-_-a 선명하지 않은 글, 명징해지지 않는 마음 같으니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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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8-05-03 14: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시각에 저도 서재에 있었어요.
뭔가를 하느라 분주했었지요.
그건....나중에 말씀드릴께요.
조금,창피하거든요.
님을 만나 기쁩니다.

페이퍼,멋져요!

깐따삐야 2008-05-04 22:44   좋아요 0 | URL
무슨 일을 하고 계셨을까요? 저도 승연님을 만나 기쁩니다.^^

Mephistopheles 2008-05-03 14: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프로포절이 끝나면 마음의 각질은
뜨신 물에 탱탱 뿔려 억센 이태리 타월로 박박 문지르세요.^^

깐따삐야 2008-05-04 22:45   좋아요 0 | URL
이런 메피님스러운 댓글이 얼마만인지! ^^

Mephistopheles 2008-05-06 12:43   좋아요 0 | URL
메피스러운 댓글을 달기에 깐따스러운 페이퍼가 너무 뜸하다죠..=3=3=3=3

순오기 2008-05-03 16: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궁 브리핑에 뜨길래 반가워서 클릭했는데...명징해지지 않은 마음이라니~~ ㅠㅠ
그래도 님의 근황을 접할 수 있어 좋아요. 6월에 광주에서 볼 수 있으려나...

깐따삐야 2008-05-04 22:46   좋아요 0 | URL
다른 분들의 근황도 궁금한데 마음의 여유가 통 없어서리...ㅠㅠ 순오기님의 광주 이벤트는 꼭 참여하고파요.

순오기 2008-06-21 03:02   좋아요 0 | URL
깐따삐야님, 아직도 바쁜거에요?
광주이벤트 참가비는 그날 현장에서 돈 내는 분이 있어서 양해를 구하고 돌려받았어요. 우리 사진도 겁나게 올렸는데...안 바쁠때 한번 둘러보시고 많이 배아파해 주세요~ㅋㅋㅋ
제 카테고리 이벤트를 클릭하시면 제가 올린 글과 다른 분들이 올린 것도 다 먼댓글로 연결되어 있어요.^^

깐따삐야 2008-06-24 01:27   좋아요 0 | URL
저 때문에 많이 번거로우셨겠어요. 죄송합니다. ㅠㅠ
안 그래도 사진 보고 많이 부러워 했답니다. 멋진 여정, 좋은 사람들, 순오기님의 이벤트는 저 이외에도 참 여러 알라디너들을 배 아프게 했을 것 같아요. 이제 방학 했으니 자주 뵐 수 있음 좋겠네요.^^

마늘빵 2008-05-04 0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논문 쓰는 동안엔 마음으로 가는 통로를 차단해놨다는. -_- 머리만 써야돼요 머리만. 아 영문학 계열이라 좀 다른가. 아무래도 문학이다보니. 그래도 논문은 머리로 쓰는 글.

깐따삐야 2008-05-04 22:47   좋아요 0 | URL
맞는 말씀이에요. 머리로 쓰는 글. 그래서 더 힘든가 봐요. 이렇게 싱숭생숭한 계절에 말이지요. -_-

웽스북스 2008-05-04 0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흥! 깐따삐야님 ㅜ_ㅜ (중의적 의미의 눈물)

깐따삐야 2008-05-04 22:49   좋아요 0 | URL
아흥! 가끔씩 회전문을 열고 내게로 다가오던 웬디양님의 모습을 떠올린다는.^^

프레이야 2008-05-05 1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삐야님 반가워요.
키아누 리브스와 함께 있는 상상으로라도 마음 풋풋해지시길요.ㅎㅎ

깐따삐야 2008-05-08 13:44   좋아요 0 | URL
혜경님, 저도 반갑습니다.^^
프로포절이 끝나서 마구 풋풋해요.
 

  포근한 한낮이 예상되는 화창한 식목일 아침, 나의 웬디양님을 만나기 위해 버스에 올랐습니다. 첫 만남인데도 마치 오래 알고 지낸 친구를 만나러 가는 것처럼 편안한 기분이었어요. 백화점 회전문을 열고 유유히 걸어나오던 웬디양님은 훤칠한 키에 시원한 미소, 봄볕 아래의 싱그러운 아가씨였습니다. 또랑또랑한 목소리에 검고 큰 눈동자가 인상적이었죠. 이제는 더 이상 명랑만화 이미지의 웬디양님을 떠올리긴 어려울 것 같아요. 우리 사이를 익히 아시는 분들, 제 눈에 안경이라고 해도 좋아요. 웬디양, 그녀는 예쁩니다.

 점심을 먹기 위해 명동으로 이동, 주말인데다 식목일이라서 그런지 사람이 정말 많더군요. 낯설고 복잡한 거리에서 자칫 미아가 될까봐 쫄래쫄래 열심히 따라다녔습니다. 일정을 짜고 사람들과 연락하느라 웬디양님은 정신이 없었고, 저는 그저 고맙고 미안한 마음에 살짝 멍한 기분이 되었던 것 같아요. 그때 맞은 편에서 성큼성큼 다가오던 고운 청년, 아프락사스님이었습니다. 사진으로 뵌 적이 있어서 낯설지는 않았는데 실제로 뵈니 눈빛이 참 맑은, 단아한 청년이었어요. 유명 알라디너들과 연이어 마주하니 마치 연예인이라도 만난 것처럼 기분이 묘하더군요.

 우리는 점심을 먹기 위해 근처 일식집으로 갔습니다. 웬디양님의 로망인 감우성의 친필 사인을 발견하고 반가워하면서 맛있게 점심을 먹었습니다. 청주는 그렇게 줄을 서서 먹을 정도로 성업 중인 가게가 많지 않은데 명동은 그런 광경이 쉽게 눈에 띄더군요. 눈길을 끄는 음식점들이 곧잘 보여서 명동 맛집 순례 같은 것을 해봐도 좋을 것 같단 생각이 들었어요. 촌스러운 저는 하여간 수많은 간판들과 다양한 사람들 속에서 시선 고정, 정신 집중이 마냥 힘들었어요.

 점심을 먹고난 다음엔 '식코'를 보기 위해 대한극장으로 갔습니다. 조금 기다리자 야양청스의 좀비 신도, 살청님이 나타났습니다. 처음엔 수줍어 하시면서 저와 눈도 안 마주치시는 것 같았는데 영화를 보고 나와 담배를 한 대 피우시더니 조금 정신을 차리시는 것 같았어요. 호프집 조명 아래서 찬찬히 바라보니 일전에 혜경님께서 섬세히 묘사하셨던 것처럼, 나이에 비해 소년 같은 순수함이 엿보이더군요. 아무도 메뉴에 관심을 보이지 않자 혼자서 거하게 주문하고 거하게 계산까지 마치시는, 오래도록 회자될만한 자상함을 보여주셨어요. 그리고는 다음엔 간장게장까지 사주시겠다고 약속까지 하시고(이쯤에서 메피님? 하고 한번 불러드러야 할 듯?) 살청님, 되게 멋져용.^^

 그리고 저를 깜짝 놀래켰던 한 사람, Lud-S님. 광택이 나는 검정 자켓에 빨간 체크무늬 바지, 특이한 끈매듭이 특징인 흰색 단화를 신고 제트기가 아니라 지하철을 타고 날아오신 우리 형님. 첫눈에도 화끈하고 패셔너블한 우주인이었어요. 오밀조밀한 이목구비에 하얀 손은 미소년 같은데 조금 마음에 안 들면 상대방 뒤통수를 냅다 후려칠 것 같은 오묘한 카리스마를 한몸에 지닌, 에너지가 넘치는 매력적인 분이었어요. 휴대폰 앨범 속에는 미니어처와 함께 찍은 셀카들이 많았고 덕분에 신비주의 S님의 일상을 좀더 가까이서 엿본 것 같아 반가웠지요.

 알라디너들을 오프에서 만난 것은 서재를 꾸린 이후 처음이었는데 글과 겹치는 부분도 있었고, 새롭게 발견한 부분도 있었고, 아주 흥미롭고 행복한 만남이었습니다. 제가 지방에서 올라간 탓에 아무 것도 몰라서 일정을 계획한 웬디양님이 너무 많은 수고를 한 점, 형제상봉의 꿈을 이뤘음에도 집에 돌아올 시간을 맞추느라 S님과 더 오랜 시간을 함께 하지 못한 점 등이 미안하고, 아쉽고 그렇습니다. 온화한 미소, 맛있는 점심을 제공해 주신 아프님과 술과 안주와 알라딘 뉴스레터(?)로 흐뭇한 술자리를 만들어 주신 살청님께도 정말 감사드려요. 안 그래도 어리버리한데, 낯선 도시에 가서 어리둥절까지 보탰던 저를 따듯하게 반겨주시고 배려해주셔서 모두모두 고맙습니다. 베풀어주신 포근한 추억에 기대어 앞으로 더욱 열심히 살게요. 언젠가 보답할 날을 기다리며~ 홧팅~♡


Lud-S님이 명동에서 사주신 탁구공 휴대폰줄이에요. 잘 살펴보면 그 날 모인 알라디너 분들을 닮아 있답니다. 이런 독특한 선물 참 좋아요. 감사합니다. 형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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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viana 2008-04-06 1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어머 사진이 없잖아요.무효에요.
따뜻한 봄날 행복한 시간들을 보내신 님들이 부러워요.흑흑

깐따삐야 2008-04-07 02:27   좋아요 0 | URL
탁구공 안에 알라디너 있다? 자알 찾아보세용.^^

순오기 2008-04-06 1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여기도 신비주의인가요? 무효에요2 ^^
그래도 만남의 장면이 활짝 펼쳐집니다~ 내 맘대로 상상!
이런 번개는 마냥 들뜨게 하는 즐거움이 동반되는 현장~~~ 흠, 좋아요 좋아^6^
탁구공에 이미지를 꿰맞추며 즐거워하는 1인.ㅎㅎㅎ

깐따삐야 2008-04-07 02:29   좋아요 0 | URL
언젠간 순오기님의 활달한 입담을 실시간 생방송으로 들을 수 있는 영광의 그 날이 오겠죠? 기대합니다.^^

마늘빵 2008-04-06 12: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 나는 후기 생략. 어제 재밌었어요. 담엔 깐따삐야님 마을루.

깐따삐야 2008-04-07 02:31   좋아요 0 | URL
흐흐. 나도 아프님에 대한 인상은 생략. 요렇게 쓸걸 그랬나. 놀러오세요.^^

2008-04-06 14: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4-07 02: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웽스북스 2008-04-06 15: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것만 보면 내가 완벽한 계획을 짜서 깐따삐야님을 맞이한 줄 알겠어요
어리버리 자책모드 뒷이야기를 써야 하는데 ㅋㅋㅋㅋㅋㅋㅋ

깐따삐야 2008-04-07 02:35   좋아요 0 | URL
웬디양님에겐 고마움을 다 표현할 길이 없어요. 진심으루. 정신도 없고 다리도 아팠을텐데 내내 활짝 웃어줘서 고마웠어요. 역시 나의 웬디양님.^^

다락방 2008-04-06 18: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와~ 즐거운 시간 보내셨군요! 게다가 멋진 분들도 잔뜩 만나시고 말예요.

:)

깐따삐야 2008-04-07 02:36   좋아요 0 | URL
제게는 선물 같은 하루였죠. 아름다운 다락방님을 못 뵈어서 살짝 아쉬웠구요. 다음에 기회를 주시와요.^^

마노아 2008-04-06 23: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상큼한 식목일을 보내셨군요! 완전 멋진 알라디너들이에요! 사진이 없는 것은 너무 아쉬워요.(>_<)

깐따삐야 2008-04-07 02:38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마노아님. 어쩜 그리 다들 개성 넘치고 멋지던지요!
사진이 없는 것은 저 역시 아쉽답니다. -_-

L.SHIN 2008-04-07 1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옷, 저도 후기를 쓰려고 했는데, 생각해보니 혼자 오버쇼에 '나폴레옹 증후군'까지
한걸 생각하니 창피해서..( -_-) ㅋㅋㅋㅋ

깐따삐야 2008-04-08 09:38   좋아요 0 | URL
S님 덕분에 얼마나 즐거웠는데 창피라니용. 말도 안됏! 상봉의 기쁨을 여유 있게 못 누려서 아쉬움이 남아요. 이젠 휴대폰줄 볼 때마다 형님을 떠올리게 되네요.^^

Mephistopheles 2008-04-07 11: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 저는 왜요?? =3=3=3=3

깐따삐야 2008-04-08 09:39   좋아요 0 | URL
예?? 그리워서요. ㅋㅋ

Jade 2008-04-07 1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깐따삐야님~ 안녕하세요 ㅎㅎ 어제 웬디양님께 만나셨단 말 들었어요 저도 어제 웬디양님 만나서 (이렇게 공개되는 웬디양님의 사생활~? ㅋㅋ) 근데, 아프님의 진짜 매력이신 smooth하고 몽글몽글한 턱선을 못보셨군요! 그럼 만난거 무효에요 무효! ㅋㅋㅋㅋ

웽스북스 2008-04-07 12:12   좋아요 0 | URL
뭐야뭐야 제이드님 만났다는 거 페이퍼에는 슬쩍 안밝히고있었는데 말이죠 ㅋㅋㅋ (역시 신비주의같은 건 나와는 거리가 먼 얘기였어 ㅋㅋㅋ)

Mephistopheles 2008-04-07 16:41   좋아요 0 | URL
이런 댓글을 접하면 신비주의 혹은 신기주의 장막을 걷기 전에 뻑적지근하게 전신성형을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히게 되기도 한다죠.

마늘빵 2008-04-08 09:08   좋아요 0 | URL
-_- 머니머니 나 살 빠졌거덩요. 아니 빠지고 있거덩요. 흥.

깐따삐야 2008-04-08 09:50   좋아요 0 | URL
Jade님- 반갑습니다. 실은 얼마 전에 님의 서재에 들른 적이 있었는데 이제서야 인사를 나누게 되네요. 제가 오랜만에 상경을 하여 정신이 없었던 탓에 아프님 턱선까지는 세심히 못 살폈군요. 깐따삐야 상경기 무효설이 확실시 되는 건가요? ㅋㅋ

웬디양님- 웬디양님의 검고 큰 눈동자는 충분히 신비로웠어요.^^

메피님- 간장게장 사주시면 성형 따윈 필요 없게 됩니다. 흐흐.

아프님- 턱선까진 자세히 못 봤는데 무효라네요. ㅋㅋ

프레이야 2008-04-07 22: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사람들, 멋진 만남이었군요.
소년 같은 살청님을 떠올리며..ㅎㅎ

깐따삐야 2008-04-08 09:53   좋아요 0 | URL
네, 날씨처럼 포근한 하루였어요. 살청님에 대한 혜경님의 묘사가 얼마나 꼼꼼하고 적확했는지 몸소 느끼고 왔답니다.^^

가시장미 2008-04-08 1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서울에 오셨었어요? ^^ 이거 아쉬운데요! 저도 뵙고 싶었는데...
깐따삐야님, 너무 오랜만에 인사드려요. 그동안 잘 지내셨어요?

서울에 오셔서 많은 분들과 즐거운 시간을 나누신 것 같아서.. 제가 다 기분이 좋네요!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저도 만나고 내려가세요. 으흐

깐따삐야 2008-04-09 21:37   좋아요 0 | URL
가시장미님, 정말 오랜만이에요. 저는 잘 지내고 있답니다. 장미님도 사진을 보니 행복한 봄처녀의 기운이 물씬 느껴지던데요~

알라디너를 직접 오프에서 만난다는 것은 참 신기하고도 즐거운 일이었어요. 다음엔 가시장미님도 꼭 보고 싶어요.^^

2008-04-14 19: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4-19 09: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
 졸업시험이 끝났고 감정이 고양되어 흥분된 주말을 보냈다. 아직 꽃이 피지도 않은 적막한 숲길을 걸으며 작은 새소리에도 환호성을 질렀다. 시험 때문에 그다지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생각하진 않았는데. 겨울의 끄트머리부터 속으로는 꾸준히 신경을 쓰고 있었나 보다. 어쨌든 끝났다! 회상을 즐기는 성격이지만 이번만큼은 그냥 이쯤에서 잊고 싶다. 이제 남은 건 다음 달에 있을 프로포절인데 모든 구상물들이 갈팡질팡하다가 두둥실 공중에 떠버린 것 같다. 확실한 건 여전히 확실한데, 그 안에 담을 것들이 김 서린 안경 너머로 바라보는 사물들처럼 희뿌옇구나. 누군가 알록달록 열기구라도 타고 내려와 나를 멀리 머-얼리 실어가 버렸으면 좋겠다.

#
 첫 월급을 탄 친구가 진주귀걸이를 선물해줬다. 항상 수수한 것만 하고 다녀서 좀 화려한 것을 주고 싶었는데 나에겐 무용지물이 될까봐 그냥 무난한 것으로 골랐단다. 디자인은 심플한 것인데도 진주의 느낌이 화사해서 특별한 날에 해야 할 것 같다. 아무튼 나를 생각해준 그 마음씀씀이가 참 고마웠다. 비록 조금 늦게 교단에 섰지만 오히려 그 덕분에 초임 때의 나보다 훨씬 더 인내심 있고 너그럽게 아이들을 대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그녀는 무엇이든 빠르다고 좋기만 한 것도, 조금 늦어진다고 나쁠 것도 없다는 사실을 생생하게 검증하고 있었다.

#
 “나는 소중한 건 아무도 안 보는 곳에 숨겨두고, 간직하고 싶어요. 가끔씩만 나 혼자 꺼내보고 말이죠.” “아, 나는 소중한 것일수록 자주 꺼내보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자랑하고 싶던데요.” 그저 개인차일까. 아니면 남녀의 차이일까. 요즘의 나는 일기도 잘 쓰지 않고 누군가를 만나 마음을 온전히 드러내며 대화하지도 않는다. 하고 싶은 말이나 떠오르는 감정은 이따금 봄바람에 묻어 보내고 그 또는 그녀를 만났을 땐, 내가 지어보일 수 있는 가장 밝고 상냥한 표정을 짓곤 한다. 위선도, 유혹도 아니고 그저 그러고 싶기 때문이다. 예민한 친구 하나가 이런 내 모습을 알아채고 추궁했지만 짐짓 모른 척 했다. 사실은 나도 이런 내 모습을 스스로 모른 척 하고 싶을 때가 있다. 변덕스런 일교차만큼 시시각각 변하는 자잘한 감정들 속에 견고하고 꾸준한 무엇인가를 발견하기 전까지는 아직은 이르다는 생각. 봄이 오는 부산한 소리들을 음미하는 가운데 내 마음의 소리에도 가만히 귀를 기울이고 있다.

#
 고백해야겠다. 알라디너들이 보고 싶었다고. 상경 일자를 잡았으나 나의 불찰로 무산되어 4월을 기다리고 있다. 십년을 넘게 사귄 친구에게도, 세상에서 나를 가장 잘 안다는 엄마에게도 하지 못하는 말을 이곳에 와서는 참 잘도 한다. 나의 결점이라든가, 비밀을 가장 많이 알고 있는 사람들은? 나 다음으론 알라디너들 같다. 누군가와 진지한 대화를 하다가도 그냥 집으로 돌아와 컴퓨터를 켜고 페이퍼를 쓰고 싶다는 충동을 느낄 만큼 이곳에 쟁여둔 내 마음의 부피와 밀도가 무척 큰가 보다. 내가 스스로를 치유하고 보듬으며 성장해가는 동안 적절한 거리를 두고 나를 읽어주고 지켜봐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건 참 행복한 일이다. 오프에서 누군가와 가까워지면 가까워질수록, 많은 대화를 나누면 나눌수록, 이 공간에 대한 그리움이 커지는 건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아마도 마음이 두 개인 모양이다. 이런 나를 향해 고개가 끄덕여지는 게 어쩐지 조금 슬프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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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8-03-25 0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프로포절을 프로포즈로 봐버렸다는...전자보단 후자가 더 좋겠다라는 생각..ㅋㅋ
# 직샷은 필수. 직샷은 필수. 직샷은 필수.!!
# 봄바람이 왠수인게지요..
# 음....그러셨군요..어쩐지 웬디양님이 주말동안 잠잠하시다 했습니다. 아마도 바람맞고 삐진걸지도.?? =3=3=3=3

깐따삐야 2008-03-25 00:10   좋아요 0 | URL
# 애초에 비교 자체가 안 되는 거지요!
# 본인은 신기주의면서 너무하신당. ㅋㅋ
# 곧 4월이 되면 더하겠죠?
# 우리 야양청스 여교도들은 남교도들마냥 그렇게 빈번하게 삐지거나 하지 않아요. 조만간 만나면 더더욱 사랑해줄 것이에염.^^

L.SHIN 2008-03-25 0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곳에 쟁여둔 내 마음의 부피와 밀도가 무척 큰가 보다"

멋진데,동상. 오랜만에 와서 너무 감동시키지 말라구요.(웃음)
어쩐지 공감해버린 부분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꼭꼭숨기의 달인인 내가 과연
깐따 동상 만큼이나 이렇게 쟁여둔 마음의 부피와 밀도가 여기에 있을까 하는 회의감.
솔직히 말하면 나는 전 서재에서 마음을 다 주었다오.
그래서인지 지금의 나는 알라딘 마을에 처음 입주한 사람처럼 방황을 하고 있어요.
1년이 넘었는데 말이죠, 이 동네에 산지가.
자, 사설은 여기서 접고 -

깐따님의 졸업 축하드립니다. 찜찜+홀가분의 짬뽕 국물이라 해도, 어쨌든 끝났으니까.
하나의 마침표를 찍는 것은 새로운 시작을 위한 출발점이기도 하죠.
그리고 '진주 귀걸이를 한 깐따삐야'의 모습이 보고 싶습니다, 우어어어!!!!

깐따삐야 2008-03-25 20:12   좋아요 0 | URL
형님, 조만간 적응하실 거에요. 전 처음 서재를 열고 머뭇대던 시간만 2년이었는걸요. 이 곳은 은근히 중독성이 강하다구요.

보슬보슬 차가운 봄비도 오고 짬뽕 국물 생각나는 저녁이군요. 졸업은 아직 한참 남았지만 축하를 받고나니 왠지 홀가분? ㅋㅋ 언젠가 형님과 상봉할 땐 진주귀걸이를 하고 가도록 하지요.^^

순오기 2008-03-25 03: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십년을 넘게 사귄 친구에게도, 세상에서 나를 가장 잘 안다는 엄마에게도 하지 못하는 말을 이곳에 와서는 참 잘도 한다. 나의 결점이라든가, 비밀을 가장 많이 알고 있는 사람들은? 나 다음으론 알라디너들 같다."
이래서 알라딘에 쟁여논 내 마음의 부피와 밀도가 나오는거잖아요 좋아요.^^
보고 싶었어요~~~~ 얼굴을 대하듯 깐따님의 글이!

깐따삐야 2008-03-25 20:15   좋아요 0 | URL
오홍~ 순오기님. 넘넘 보고 싶었습니다. 댓글 퍼레이드를 펼치며 밤을 꼬박 지새우던 순간과, 새벽녘에 순오기님 홀로 이 곳에 접속하셔서 남겨주신 댓글들... 그 모든 것들이 그리웠어요.^^

프레이야 2008-03-25 06: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삐야님 어여 오세요. 졸업시험 땜에 뜸하셨군요.
저도 진주귀걸이 한 삐야님 보고싶다요^^

깐따삐야 2008-03-25 20:16   좋아요 0 | URL
공부도 열심히 안 하는 애들이 꼬옥 시험 핑계로 잠수 타고 머 그러잖아요. ㅋㅋ
언젠가 혜경님과도 반갑게 마주할 날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치니 2008-03-25 08: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랜만이에요, 잘 지내셨던 거 같네요. :)

깐따삐야 2008-03-25 20:17   좋아요 0 | URL
우왕~ 치니 언니! 반가워요. 보고 싶었어요. 저는 잘 지내고 있어요. 갑자기 막 가슴이 짠해지고 그러네용.^^

마늘빵 2008-03-25 09: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락

깐따삐야 2008-03-25 20:18   좋아요 0 | URL
아프님, 보고 싶었어요. 와락!

웽스북스 2008-03-25 09: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힝 깐따삐야님 너무 반갑잖아요
근데 메피님 나 주말에 뜸해서 심심하셨나부다 흐흐 ;p

Mephistopheles 2008-03-25 11:04   좋아요 0 | URL
댓글로 약올릴 사람이 없다는 건 참 허전함을 느끼게 합니다.=3=3=3=3

깐따삐야 2008-03-25 20:19   좋아요 0 | URL
나의 웬디양님, 요즘 내가 너무 소홀했지요? 그래도 나 미워하면 안 되요오? ㅋㅋ

메피님은 여전하시군요. 훙!

2008-03-25 11: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3-25 20: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레와 2008-03-25 16: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비부비부비부, 이제 종종 만날수 있는거죠?!

^^

깐따삐야 2008-03-25 20:35   좋아요 0 | URL
아앙~ 레와님이닷. 보고 싶었어요.^^

다락방 2008-03-26 1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주귀걸이를한깐따삐야, 가 좋아요.

저도 언젠가 진주 귀걸이를 한 깐따삐야님을 볼 수 있을까요? 만약 그렇다면, 아 오늘은 특별한 날이구나, 할 수 있을텐데요. :)

깐따삐야 2008-03-28 09:26   좋아요 0 | URL
언젠가는 다락방님과도 다정하게 조우할 날이 오겠죠? 그 날을 기다리겠습니당.^^

2008-04-04 13: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4-06 10:15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