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에 반하는 로맨스, 천재 소년, 아름다운 음악, 해피엔딩, 그리고 로빈 윌리엄스까지(이 영화에선 안쓰러운 악한으로 등장하여 눈길을 끔), 대중의 심중을 건드릴만한 거의 모든 요소를 갖춘 영화였다. 한편으론 그렇듯 모든 것을 담으려다 보니 스토리의 비약이 심하다는 오점을 남겼다. 첼리스트와 록커라는 닮은 듯 다른 세계의 운명적인 이끌림, 십년이라는 긴 세월을 초월하는 가족애, 마치 자신의 미모를 악용하는 미인처럼, 음악의 아름다움을 잘 알고 그것을 자본화 하려는 악당, 줄리어드와 저잣거리를 아우르는 천재적인 음악성... 이러한 간극의 파고에도 불구하고 영화에 몰입할 수 밖에 없는 까닭은 어떤 '간절함'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주인공 소년, 에반(프레디 하이모어 분)은 말한다. "부모님은 나를 원했을 거에요. 하지만 그들은 길을 잃었을 뿐이에요." 스치듯 지나는 저 대사가 내내 여운으로 남았다. 누구라도 우리에게 저만치 따듯한 희망을 걸어준다면, 당신은 다만 길을 잃었을 뿐이라고 다독여 준다면, 숨을 쉬는 일이 조금은 더 편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살다보면, 보이는 절망 앞에서 굴복하는 것은 쉬운 반면에 보이지 않는 희망 속에 자신을 던지는 것은 그렇듯 쉽지가 않다. 하지만 그것이 허황된 비약일지언정, 해피엔딩을 위해서라면 단 2%의 희망이라도 한번 쯤 걸어보고 싶은 것 또한 사람의 마음인지도. 

 무엇보다 이 영화의 가장 큰 매력은 바로 '음악'이다. 어쩌면 '소리'라고 하는 편이 나을지도 모르겠다. 에반에게는 그냥 지나쳐도 좋을 소리란 없고, 부모를 찾는 막막한 여정의 이정표처럼 작용하는 것 또한 소리이다. 아직 서로를 찾지 못했지만 마치 서로가 서로를 부르는 것처럼, 밴드싱어인 아버지 루이스(조나단 리스 마이어스 분)의 노래, 첼리스트인 어머니 라일라(케리 러셀 분)의 연주, 아들 에반의 지휘가 오버랩되며 하나의 선율처럼 조화되는 장면은 단연 압권이었다. 소리는 약속처럼 서로를 부르고, 음악은 운명처럼 서로를 엮어준다. 위저드(로빈 윌리엄스 분)는 말한다. "음악은 사람들을 이어주는 하모니란다." 그는 악당임에도 불구하고 Wizard of OZ처럼 에반을 부모에게로 돌려보내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셈. 역시 헐리우드의 영원한 삼촌, 로빈 윌리엄스는 칼을 휘두르고, 고함을 질러대고, 수십 개의 피어싱을 하더라도, 어린이를 위한 휴머니스트란 사실엔 변함이 없는 것 같다.   
  
 아, 에반의 아버지로 나오는 조나단 리스 마이어스가 넘흐넘흐 멋지더라는. 기타를 치며 노래하는 그의 모습에 나는 문득 젊은 날의 이완 맥그리거를 떠올리며 잠시 흐뭇했다. 음악영화에 관심이 있으시거나 '찰리와 쵸콜릿 공장'의 찰리를 다시 보고 싶어하는 어린이들, 또는 조나단 리스 마이어스라는 훈남의 재발견에 공감하시고 싶으신 분들은 이 영화를 선택하셔도 밑질 게 없겠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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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7-12-09 22: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제 이 영화 보았어요. 노래, 하모니, 소리.... 환상의 조합이었죠. 스토리의 비약에도 불구하고 보고 있으면 행복해지는 그런 영화였어요. 몹시 아름답게 보였답니다. ^^

깐따삐야 2007-12-10 10:06   좋아요 0 | URL
아, 마노아님도 보셨군요. 여류 감독이라 그런가요. 서사의 재미보다는 감성 건드리기에 초점을 두었달까. 무엇보다 음악의 힘이 컸어요.^^

Mephistopheles 2007-12-09 2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단 음악이 주제인 영화들은 한방 먹고 들어가긴 하더라구요.^^
귀를 즐겁게 해 줄 요소는 충분히 있고 훈남이나 미소년까지 나온다면 시각적 만족감도 동반되다 보니..^^

깐따삐야 2007-12-10 10:09   좋아요 0 | URL
그렇죠? 음악영화치고 몹시 실망했던 경우는 드물었던 것 같아요.

웽스북스 2007-12-10 0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훈남의 재발견에 저도 휘둥글 ㅋㅋ

깐따삐야 2007-12-10 10:09   좋아요 0 | URL
근데 극중 역할이 애아버지라 좀 그렇더라는. ㅋㅋ

마늘빵 2007-12-10 12: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옥상씬이 제일 좋았다는.

깐따삐야 2007-12-10 22:21   좋아요 0 | URL
그럴 줄 알았다는.

라로 2007-12-10 1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두 아그들 이끌고, 아기 유모차 태워서
사람들이 쑤군거리는것에도 불구하고
용감하게 봤다지요~.ㅎㅎㅎ
전 생각만큼 좋진 않았어요,,,넘 기대했나봐요~.^^;;;
하지만 제 아이들이 넘 좋아라 하더라구요~.ㅎㅎㅎ
훈남인 조나단 리스 마이어스는 미션 임파셔블에서부터
제가 "오호~ 훈남인걸?"했다지요~ㅎㅎ(훈남 귀신)
제가 넘 늙은건지, 부모역할을 하는 사람들이 젊어지는걸 보면서
뭔지 모를 아뭏든 그런 느낌이 들어서 그랬어요,,,ㅎㅎ암튼(아우 표현의 무능력ㅠ)

깐따삐야 2007-12-10 22:27   좋아요 0 | URL
아이들과 함께 보셨군요.^^ 저와 같이 보았던 어린이는 nabi님처럼 이 영화가 별로였나 봐요. 좀 지루해 하더라구요. 역시 훈남으로 인해 하나되는 우리.ㅋㅋ

라로 2007-12-10 2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데 옥상씬에서,,,,거리에서 기타치던 사람이 라빈윌리암스였던거 아시나용???ㅎㅎ
우연의 일치가 넘 지독하죠???ㅎㅎ

제 아이들은 넘 좋아하면서 보든디,,,^^;;;;

깐따삐야 2007-12-10 22:54   좋아요 0 | URL
그래요오오? 몰랐어요. 악당 위저드씨 알고보니 좋은 일 많이 했네요.^^ 저랑 같이 영화 본 꼬마는 곧 제 페이퍼에 등장합니다. 고고씽~

순오기 2007-12-21 23: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영화보고 나름 좋았는데, 페이퍼는 안 썼다는... ㅎㅎ
저토록 간절하면 기적이 일어난다는 희망이라도 있어야 살맛나지 않겠나 변호하고 싶은 심정이었어요. ^^

깐따삐야 2007-12-22 00:02   좋아요 0 | URL
그쵸? 희망이 간절하면 기적도 가능한가 봐요. 그러리라는 희망이 또 있어야 절망 속에서도 꽃이 피는 거고. (법정 스님 오셨네 그냥-_-)

프레이야 2007-12-22 0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매치포인트,에서 조나단 넘 멋있던걸요^^
기타 치는 저 아이도 훈훈하네요. 역시 영화보다 훈남에ㅎㅎ
이 영화는 아직 안 봤네요.

깐따삐야 2007-12-22 00:19   좋아요 0 | URL
오... 그 영화에도 나오는군요? 못 봤는데 꼬옥 봐야지!
dvd로 나오면 함 보세요. 가족이 함께 보는 영화로 좋을 것 같아요.
날이 추워지니 훈남을 기반으로 한 영화 선택이 주종을 이루네요.ㅋㅋ
 
햄버거에 대한 명상 민음 오늘의 시인 총서 22
장정일 지음 / 민음사 / 200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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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때 장정일을 좋아했었다. 지금도 그가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만 예전만큼 그의 책을 즐겨 읽지는 않는다. 애정이 있었기에 실망도 있었던 셈. 이문재의 경우도 그렇고 장정일 또한 초기시집에서 이미 가장 신선하고도 완벽한 경지를 보여주었던 것은 아닐까, 하고 조심스런 발언을 해본다. 그러나 생존해 있는 작가들이기 때문에 조만간 근사한 책을 들고나올 수도 있겠지. 장정일은 근래에 희곡집을 한 권 낸 것 같은데 안 그래도 이 장르에 관심이 있던 터라 읽어봐야겠단 생각이 든다.  

 99년도. 군에서 휴가를 나왔던 한 선배는 나에게, "너한테 잘 어울릴 것 같은 시집이라서 너에게 주려고." 라고 말하며 이 시집을 건네주었다. 나는 곧 젊은 시인의 거침없는 언어와 발랄한 상상력에 도취되었다. 이 사람, 어쩌면 천재일지도 몰라. 시종일관 감탄하면서. 사실 나란 사람은 안과 겉, 사고와 행동의 어긋남을 스스로도 인지할 만큼 모순되는 인간인데 당시의 선배는 나를 꽤나 전위적인 후배로 보아주었나 보다. 오해였지만 내가 아직도 그 말을 기억하는 것을 보면, 아마 나는 그 오해 속에서 숨은 이상을 발견하곤 잠시 행복했는지도 모르겠다.

 그로부터 멀리 떠나온 지금, 사심없이 치열해질 수 있는 것도 한철이라는 생각이 든다. 어떤 판단을 할 때 그것이 타협이기 보다는 겸손이었으면 하는데, 대관절 그 경계란 것이 모호하기도 한데다 스스로의 기만은 아닐까 싶어 갸웃거릴 때도 많다. 이젠 더 이상 치열해지지는 못하고 치열한 성찰에만 열을 올리는 것 같아 장정일을 다시 읽으며 내내 부끄러웠다.     


지하인간

- 장정일

내 이름은 스물 두 살
한 이십 년 쯤 부질없이 보냈네.

무덤이 둥근 것은
성실한 자들의 자랑스런 면류관 때문인데
이대로 땅 밑에 발목 꽂히면
나는 그곳에서 얼마나 부끄러우랴?
후회의 뼈들이 바위틈 열고 나와
가로등 아래 불안스런 그림자를 서성이고
알만한 새들이 자꾸 날아와 소문과 멸시로 얼룩진
잡풀 속 내 비석을 뜯어먹으리

쓸쓸하여도 오늘은 죽지 말자
앞으로 살아야 할 많은 날들은
지금껏 살았던 날에 대한
말없는 찬사이므로.

 


※ 안습 패로디

서재폐인

- 깐따삐야

내 별명은 깐따삐야
한 이 년 쯤 어리버리 보냈네.

알라딘이 즐거운 것은
재주꾼 알라디너들의 톡톡튀는 빼빠질 때문인데
이대로 코 박고 잠들어 버리면 
나는 알라딘에서 얼마나 부끄러우랴?
자책의 콧방귀가 콧구멍을 비집고 나와 
눈꺼풀 아래 꾀죄죄한 다크서클을 우롱하고 
알만한 알라디너들이 자꾸 도망가 즐찾삭제와 악성댓글로 얼룩진 
알라딘 속 내 서재에 발을 끊으리 

피곤하여도 지금은 쉬지 말자
앞으로 써야 할 많은 빼빠는
지금껏 써왔던 빼빠에 대한
말없는 협박이므로.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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웽스북스 2007-12-08 2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깐따삐야님 완전 센스쟁이! ^^

깐따삐야 2007-12-09 21:08   좋아요 0 | URL
웬디양님, 나... 괜찮았어? ㅋㅋ

미미달 2007-12-09 0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물 둘을 한 달도 안 남긴 지금 저 시를 알게 되다니.
셤끝나고 당장 책 읽어보아야겠시와염. ^^

깐따삐야 2007-12-09 21:14   좋아요 0 | URL
그럼 지금 스물하고도 고작, 하나란 말이군요. 참으로 놀라운 나이가 아닐 수 없소. 부럽당.-_-

로쟈 2007-12-09 17: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첫시집이 유고시집이라는 게 장정일의 지론이므로 이후의 '실망'은 당연한 거 같습니다. 대신에 작가는 '희곡'에 전력하고 있으므로 기대는 그쪽으로 모아야 할 거 같아요...

깐따삐야 2007-12-09 21:11   좋아요 0 | URL
로쟈님, 제 서재에선 아마 처음 뵙죠? 올리시는 좋은 글들 잘 읽고 있답니다. 첫시집이 유고시집이란 말, 근사하게도 들리는데 어쩌면 그것이 시인의 운명 같기도 하네요.^^ 희곡집이 나온지는 얼마 안 된 것 같은데 꼭 한번 읽어보려고 합니다.

치니 2007-12-09 18: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하. 요즘 깐따삐야님 , 물 오른 빼빠질, 재미납니다.

깐따삐야 2007-12-09 21:13   좋아요 0 | URL
추어탕집에 애들 좀 풀어봐야겠어요. 대체 그 날, 내 탕에 미꾸라지 말고 뭘 탔는지.-_- 그래도 저 많이 이상하진 않죠? ㅋㅋ

미미달 2007-12-10 0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물둘을 한 달도 안 남긴 . 문법적으로 에러인가염?
이제 스물셋 되지요 ㅋㅋㅋㅋㅋ

깐따삐야 2007-12-10 10:04   좋아요 0 | URL
스물둘이나 셋이나 도찐개찐이라는.-_-

2007-12-10 15: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12-10 22: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프레이야 2007-12-10 2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깐따삐아님 안습 패로디 땜에 무지 웃겨요.ㅎㅎㅎ
근데 누가 님 뻬빠에 악플을?? 살청님더러 애들 좀 풀어달라고 해야겠네요.^^

깐따삐야 2007-12-10 22:33   좋아요 0 | URL
저거 슬픈 시에요.-_- 살청님이 살인청부업자의 약자인가요, 설마? 나 레옹 좋아하는데 친하게 지내야겠다. 저 좀 그 분한테 소개시켜 주세요오.
 

  태그 이벤트를 진작에 알았어야 하는데 아무래도 공연히 뒷북을 치는 것 같아요. 그러나! 밤참에 호의적인 페이퍼들을 보니 용솟음치는 식욕을 참을 수가 없기에, 내 컴퓨터에 저장되어 있는 먹거리 사진들을 모아 모아서 상차림을 한번 해주셔야겠어요. 보시기에 좋은 것은 비단, 훈남 뿐만은 아니겠지요. (그나저나 기말페이퍼 두 줄 쓰고 마이페이퍼 오십줄 쓰고 앉았는 폼이라니. 대체 그 많던 영감들은 다 노인정으루 가셨나염.-_-)

깐따삐야의 다단계 밤참 스토리 : 그 겨울의 밤참 ★ 


 저는 정말 가뿐한 바나나우유 하나로 밤참을 대신하고 싶었어요. 밤바람 한 모금으로도 영 아쉬울 땐, 부득이하게 냉장고 문을 열고 우유 한 팩 정도로 출출한 허기를 달래곤 했답니다.

 


 하지만 사람 뱃속이 그렇게 만만하면 우리가 왜 배고픔에 굴복하는 것이겠습니까. 삶은 계란은 심심한 야밤, 오붓한 기차 안의 소중한 먹거리죠.

 


 이쯤되면 그냥 처음부터 만두나 쪄먹을걸, 왜 바나나우유는 마시고 계란을 한 개도 아니고 세 개씩이나 삶았나, 하는 후회가 밀려옵니다.

 


 만두 찌느라 달그락대는 소리에 잠에서 깨신 엄마는 밤새 레포트 쓴다고 퀭한 딸내미를 그냥 지나치실 수 없는지 결국 잡채를 데워주시기에 이르렀지요. 만두가 더 살찐다, 그냥 잡채 먹어라. 그러나 눈 앞의 음식이 깨끗이 비워지기 전에는 그 어떤 일에도 집중할 수 없는 건 저만 그런 건가요? 눼. 저만 그렇군요.-_- 엄마들은 자식들 입으로 맛있는 음식이 들어가는 모습이 가장 예쁘다고 하죠. 저는 엄마를 기쁘게 해드리기 위해서라도 필사적으로 먹습니다. 정말 타고난 효녀가 아닐 수 없어요.

 


 이제는 먹은 게 무서워서라도 밤을 새울 결심을 하는 타이밍이죠. 결국 후라이팬을 꺼내 밥을 볶습니다. 김치도 쫑쫑 썰어넣고 콩나물 무침도 팍팍 섞어주신 후, 고소한 참기름 몇 방울 떨궈주시면 이보다 더 보람차기 힘든 밤참이 완성됩니다. 여기에 저녁에 먹던 콩나물국이 남아있으면 금상첨화, 지상낙원이겠죠.

 


 볶음밥이 별로일 땐, 떡볶이도 좋아요. 사실 여럿이 먹기엔 떡볶이가 더 낫지요. 저는 그래서 항상 떡과 어묵을 냉장고에 상비해 두곤 합니다. 남들은 상비약을 준비해 둔다던데 평소에 잘 먹으면 아플 일도 없다는 게 제 지론이거든요. (저를 비타민에 출연시켜 주심이) 예전에 자취할 때 친구들이 찾아오면 떡과 어묵, 라면사리나 당면을 넣고 떡볶이를 해줬더랬죠. 맛은 보장할 수 없지만 그래도 열렬히 먹입니다. 저는 뭔가를 먹고, 먹이는데 남다른 재능이 있는 것도 같아요.-_-;

 


 이 알흠다운 사진은 뭐냐구요. 사천만의 술안주, 골뱅이무침 아니겠습니까. 참만 먹다보면 밤이 넘흐 길어요. 이미 잠들 타이밍을 놓친 우리에겐 곧 시원한 보리음료와 이슬 한 모금이 당기는 순간이 도래합니다. 이 때 누군가 나서서 소면을 삶아 또아리를 틀어주시고, 아삭한 오이와 부추 속에 쫄깃한 골뱅이들을 몰아넣고 솔솔 비벼주신다면, 우리는 곧이어 새큼달큼+아삭쫄깃한 야밤의 영락을 누리게 됩니다. 세상엔 그깟 칼로리보다 더 소중한 게 많으니까요.

 


 생뚱맞져. 원래의 제 마음을 표현해 보았습니다. 저는 그냥 과일이나 조금 먹으려고 했어요. 딸기 한 개, 키위 반 쪽이면 저의 콩알만한 위장도 자족할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식욕은 인생 같은 거에요. 어느 방향으로 흘러갈 지 누구도 예상할 수 없죠. 우리는 그저 부표처럼 격랑에 휩쓸리며 이거 먹었다, 저거 먹었다, 할 수 밖에요. 때론 햄버거나 후라이드치킨 등, 더 편리하고 윤택해 보이는 메뉴에 한눈을 팔기도 하지만 그래도 구관이 명관이라는 수수한 깨달음과 함께 떡볶이로, 볶음밥으로 귀환하곤 합니다. 밤참은 이렇듯 우리에게 뜻깊은 교훈을 주는 셈이지요. 그리고 푸짐하게 먹었다고 절대 좌절할 필요는 없어요. 인생은 길고, 세상엔 그깟 칼로리보다 소중한 게 많으니까요. 

  

 마치며...

  저 사진들은 제가 예전부터 손수 찍어온 실물사진들이에요. 물론 삶은 계란 껍질을 깐 것 이외에 제가 한 것이라곤 없어요. 아, 과일을 잘라 이쑤시개를 꼽아놓은 건 제 솜씨군요. 바나나우유를 들고 있는 것도 저랍니다.-_- 모든 정황을 살펴볼 때, 제가 그럭저럭 정상체중을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이 스스로도 놀랍고 대견합니다. 하지만 살이 찔 것이 두려워 맛있는 음식 앞에서 주저하는 비겁함을 보이진 않겠어요. 세상엔 그깟 칼로리보다 소중한 게 더 많으니까요.♡

 

  
 뽀우너스 사진입니다. 역시 낮밤을 불문하고 시공을 초월하여 우리를 가장 설레이게 하는 간식은 어머니가 꼭꼭 말아 싸주시는 김밥 아니겠습니까. 저는 얼마나 더 내공이 쌓여야 사랑하는 사람에게 저렇듯 예쁜 김밥 도시락을 싸 줄 수 있을까요. 혼자 깨어 글을 쓰는 이 시간, 저는 이제 냉장고로 내달립니다. 집나간 영감님이 돌아오셨고 기말페이퍼를 쓰기 위해 새로운 에너지를 끌어모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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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빵 2007-12-07 09: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음. 밤에 바나나우유에 계란에, 만두에, 잡채를 다 드신거에요? -_-
아침에 일어나면 얼굴이 퉁퉁, 배가 뽈록 =3333

깐따삐야 2007-12-07 13:27   좋아요 0 | URL
얼굴이 퉁퉁, 배가 뽈록. 뭘 새삼스럽다구요.-_-

웽스북스 2007-12-07 09: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흐 다행이다~
어젯밤에 이 페이퍼를 안보고 자서요 ^^

인생은 길고, 세상엔 그깟 칼로리보다 소중한 게 많으니까요.
이말 짱좋아요

깐따삐야 2007-12-07 13:29   좋아요 0 | URL
한발 늦었군요. 저를 자극시킨 건 웬디양님이었는데. 이론!

밤바다 2007-12-07 09: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흐흐 이거 다 먹다가는 밤이 새버릴 것 같아요~

식욕은 인생 같은 거예요..
이 말 마음에 담아갑니다. ㅎㅎ

깐따삐야 2007-12-07 13:32   좋아요 0 | URL
밤바다님 별명을 순간, 바밤바로 잘못 읽을 뻔 했어요.-_- 제가 이 정돕니다. 하핫.-_-

Mephistopheles 2007-12-07 1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나 눈 앞의 음식이 깨끗이 비워지기 전에는 그 어떤 일에도 집중할 수 없는 건 저만 그런 건가요? 눼. 저만 그렇군요.-_-

아닙니다 깐따삐야님...여기 한 명 더 있습니다!

깐따삐야 2007-12-07 13:33   좋아요 0 | URL
와, 이건 데자뷰? 저 문장 쓰면서 메피님 떠올렸다는.ㅋㅋ

마노아 2007-12-07 1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태그제왕 되셨군요. 축하해요^^

깐따삐야 2007-12-07 13:35   좋아요 0 | URL
감사해요.^^ 워낙에 쟁쟁한 글들이 많아서 뒷북 치는 거라고 생각했는데 역시 먹고, 먹이는 거에 있어선 저를 따를 자가 없군요. 파하핫. 이게 과연 웃어야 할 사태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_-

가시장미 2007-12-07 1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흑.. 아침도 안 먹었는데, 이 글을 봤으니.. ㅠ_ㅠ
식욕이 파도처럼 밀려옵니다. <- 아니. 이런 고상한 표현을?! ㅋㅋ

태그왕 되신거 축하드려요.
저도 앞으로 태그써서 글 쓸래요. 한 번도 해본적 없는데 으흐

깐따삐야 2007-12-07 13:40   좋아요 0 | URL
장미님, 아침은 꼬옥 챙겨 드셔야죠. 그나저나 무척 날씬하시던데 비결이 몬가요? 사랑하면 예뻐진다는 그런 말씀 하시려거든 훠이훠이.-_-

장미님의 태그스토리도 기대할게요.^^

라로 2007-12-07 1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제는 먹은 게 무서워서라도 밤을 새울 결심을 하는 타이밍이죠."이거 보고 넘어갔습미다~. 우하하하
넘 웃겨~~~.
올라온 사진의 먹거리도 먹거리지만 글이 더 맛깔나니~~~ㅎㅎㅎ
기말페이퍼구 뭐구 맨날 알라딘에 페이퍼 올려주심 좋겠다~~ㅎㅎㅎ
오늘의 태그는 '성적표'라네요~.
깐따삐야님 쓸 야그 또 잇을거 같은디~~ㅋㅋㅋ
중복시상 가능하다니 또 써줘요오오오오~~.

근데 저 바나나우유들고 왜 사진을 찍으셨어요????(썡뚱)

깐따삐야 2007-12-07 13:45   좋아요 0 | URL
nabi님, 뿡사모 회장의 갑빠가 있죠. 기말페이퍼는 근근히 이어가고 있답니다.-_-

성적표에 대해선 추억이 별로 없는데... 아, 오빠 통지표로 군고구마 싸먹어서 엄마한테 혼난 기억은 있네요.

제 친구가 저 바나나우유 회사에 다니거든요. 홍보 차원으로 쭈욱 내밀고 찍었어염. 달지도 않고 맛나요.^^

미미달 2007-12-07 15: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초동인데 배달도 되나요? ㅋㅋㅋㅋㅋ

깐따삐야 2007-12-07 22:50   좋아요 0 | URL
넘 멀다. 배보다 배꼽이 크겠는걸요.ㅋㅋ

순오기 2007-12-07 17: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뒷북이 너무 쎄서~~~ 전, 덤으로 올랐네요!
너무 맛나는 페이퍼...앞으로도 주욱~ 기대할게요!

깐따삐야 2007-12-07 22:53   좋아요 0 | URL
무슨 말씀을요. 저는 제가 순오기님 덤으로 올랐다고 생각했는데요. 불멸의 고구마튀김.^^
 

  밖에 눈이 온다는 전화를 받고도 옴짝달싹 못했는데 드디어 페이퍼를 하나 마쳤다. 함박눈이 쏟아졌다면 우울했겠지만 다행히 이건 비도 아니고 눈도 아닌 것이 청승맞게 내리고 있군. 07년은 아직 보름도 넘게 남았지만 첫눈도 온데다 다음주면 종강이어서 그런가, 사뭇 파장 분위기가 난다. 연말이라고 들뜨지 않는 건 나를 들뜨게 해 줄 사람이 없어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 나이가 들어간다는 서글픈 반증이겠지.

 올해는 덜렁대다가 복사실 철문에 손가락이 끼어 피멍이 든 것을 빼곤 별다른 물리적 아픔 없이 무탈하게 보낸 듯 싶다. 기분 좋은 일도 있었고 마음 아픈 일도 있었지만 모두 다 스치고 나면 이렇게 담담한걸. 그 순간엔 그것만이 전부요, 그것만이 특별해 보였을지라도 멀찌감치 떨어져서 바라보면 그저 여느 해와 다를 것이 없는 소소한 사건들이었다. 이제는 초등학생처럼 일기를 쓰지 않으니 어딘가 기록해 놓지 않으면 기억은 추억이 되지 못한 채 사라져 버릴 것만 같다. 나에겐 어떤 일들이 있었을까. 문득 내가 나 자신에게 궁금해져 몇 가지의 키워드로 정리해 보았다.



# Book : 올해는 많은 책들을 읽었음에도 알라딘에 올린 리뷰의 갯수는 참 초라하다. 내가 읽은 책들이 대개 전공 관련 서적이라는 변명을 차치하고라도 리뷰를 올릴 마음의 여유가 부족했던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상에 남는 책을 꼽으라면 에드워드 올비의 'The Zoo Story.' 학부 때 희곡작품을 몇 개 읽긴 했지만 올비의 작품은 대학원에 와서 처음 읽었다. 집단의 아웃사이더인 제리가 중산층을 대표하는 피터를 향해 시도하는 소통의 제스처는 마치 필사적인 구애의 양상처럼 격정적이고도 극단적이다. 1958년 작품인데도 이러한 진풍경이 낯설지가 않은 것을 보고 '모두 병들었는데 아무도 아프지 않았다.'는 이성복의 싯구가 떠올랐다. 단순히 읽는 즐거움을 넘어서 내게 문제의식을 던져주었던 작품이다.

# Movie : 역시 올해의 영화는 '밀양'이다. 밀양 외에도 사랑, 마이파더, 라파예트, 궁녀 등등의 영화를 본 것 같은데 혼자서 한번 더 보고싶다는 생각이 드는 작품은 역시 밀양 뿐이다. 언젠가 알라딘에 밀양의 리뷰를 올리기도 했지만, 그 리뷰를 지금 다시 읽어봐도 그것만으로는 이 영화를 말하는데 한없이 부족하다는 느낌이 든다. 전도연과 송강호의 연기는 훌륭했고 영화 속, 그 누구도 인생에 대해 단언하지 않는데도 나는 이 영화 속에서 쨍하니, 반짝이는 삶의 긍정을 읽었다. 이창동 감독은 진짜 예술가구나, 라는 생각을 들게 만들었던. 영화는 예술의 한 장르이지만 영화감독이라고 해서 모두 예술가는 아닌 것처럼.

# Song : '가로수 그늘 아래 서면' 올해 하반기에 이 노래를 참 많이도 들었다. 임재범, 이승철 등도 불렀지만 내 구미에 가장 잘 맞는 버전은 이문세다. 박기영의 '마지막 사랑'을 들었을 때의 느낌과 흡사했는데 그냥 그대로 슬픔 자체랄까. 내 귀는 땡벌부터 시칠리아노까지, 광범위한 스펙트럼을 자랑하며 거의 모든 음악을 차별대우하지 않지만 간혹 타이밍에 의해 선호도가 좌우되는 경향은 있다. 누군가 노래방에서 이 노래를 불렀고 그 때 나는 마음으로 울고 있었지만 그 노래가 끝난 후, 곧장 템버린을 흔들어대며 엄정화의 배반의 장미를 불러제끼는 용단을 보여주었다. 아, 이율배반으로 점철된 유흥이여.-_-



# Place : 세월의 공백을 건너뛰어 불쑥 찾아진 친구와 불쑥 가게 되었던 남이섬. 섬에서의 하룻밤이 주었던 고립감과 평화는 여유 없이 돌아가던 내 일상에 때마침 끼어든 긍정적 체험이었다. 남이섬은 오랜 시간 나를 보아온 속 깊은 이성친구처럼 한 마디의 말 없이도 위안을 주었다. 사랑이 영원할 것으로 믿고 있을 어린 연인들은 카메라로 추억을 만드느라 분주했고, 나와 친구는 줄담배 피워대는 할망구처럼 시큰둥한 표정으로 한 마디씩 했다. 저저저... 치마 봐라. 감기 들겠다. 콜록~

# Time : 특별한 것 보다도 밤에 강의실에 모여 사람들과 영화를 보았던 시간이 기억에 남는다. 모든 불을 끄고 다 같이 스크린을 응시한 채, '세일즈맨의 죽음'과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를 보았던 그 날. 짬뽕과 우동을 시켜놓곤 후루룩거리며 세상의 모든 아버지들에 대한 안쓰러움을 토로했으며, 블랑슈 뒤부아의 비극에 대해 진지한 토론을 했다면 거짓말이고, 그저 오로지 비비안 리와 말론 브란도의 미모에 대해 끊임없는 찬사를 보냈다. 그 날, 오래된 화면의 흑백 영화와, 강의실 안의 어둠과 정적은 내게 묘한 매력을 주었다.



# Human : 어처구니 없게도 뿡사모 회장으로 등극했다. 어느 할아버지가 바다에 빠진 어린아이를 구하자 사람들이 그 용기에 대해 칭송했고, 물에서 나온 할아버지 왈, 언놈이 내 등 밀었어? 나도 주변 사람들이 와와 하면서 밀어주니 결국 교수님과 매우 친한 사이인 척 하게 되었다. 물론 교수님은 좋은 분이시다. 평온한 외면에 감추어진 따숩은 열정이랄까. 첫눈에 그런 느낌이 왔고, 고집스러우면서도 따듯한 분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다지 논리적이지 못한 나는 매사를 직관으로 때려맞추는 습성을 버리지 못했고 결국 제 발등 찍는 경우도 허다하긴 했지만, 서투른 내 직관에도 일말의 일리는 있으리. 주위를 보면 사람과 곁을 트는데 시일이 오래 걸리는 사람들이 있고 교수님도 그런 분이란 생각이 든다. 처음에 비하면 많은 진보가 있었지만 항상, 워서 오셨쎄여? 라고 물을 것만 같은 서먹한 분위기는 그대로다. 그나마 우리방 분위기가 이 정도인 것은 실어증인 교수님과 수다증인 내가 빤타스틱한 조화를 이루기 때문은 아닐까. -_-;; 아무튼  교수님을 중심으로 해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났고, 그들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고, 오가는 대화와 토론 속에서 배운 것이 많은 한해였다.       

# Shock : 쥐도 새도 모르게 5년 간의 비밀연애를 해왔던 동아리 선배 한쌍이 결혼을 했다. 뜬금없는 소식을 접한 나와 동기는, 함박웃음을 짓고 있는 신랑신부를 향해 이게 대체 어떻게 된 사태냐고 행패를 부렸다. 졸업을 하고 먼저 사회에 나온 J선배는 새로운 공부를 시작한 Y선배를 한결같이 기다려주었고, Y선배가 원하던 직업을 갖게 되자 준비를 해서 결혼을 하게 된 것이었다. 그들은 쾌청한 가을날, 조용한 성당에서 소박한 결혼식을 올렸고 십년이 넘는 세월 동안 우정과 신의를 함께 했으니 오래도록 행복할 수 있을 것이다. 요란떨지 않는 그들의 행보에 축복 있으라. - 뿡사모       

# Love :  수적으로만 따지면 대박이었다. 싱글이었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났고, 소위 말하는 결혼적령기 츠자인 셈이니 기회가 없지는 않았다. 그러나 지금 내가 여전히 혼자라는 사실이 실속이라고는 없었음을 확실히 증명한다. 소개팅과 같은 인위적인 만남이든, 우연히 엮이게 되는 자연스러운 만남이든, 사람은 많이 만나보는 게 좋다고 생각하지만 그럴수록 평소 생각해오던 이상형에 자꾸 수정이 가해지면서 점점 더 조심스러워지는 나를 발견한다. 안목이 높아지면 오히려 다행인데 나의 연애호르몬은 발산에는 젬병이요, 수렴에는 능통해서 이래저래 다 시큰둥해지는 경지에 다다르고 마는 것이다. 더욱이 눈치도 없지, 눈치도 안 보지, 눈치를 줘도 모르기에 모든 게 물거품으로 돌아가는 경우도 허다하다. 그리고는 폭닥폭닥 앵겨대는 애완견이나 한 마리 길러볼까 하는 생각이나 하구. -_- 누군가의 말에 의하면, 사랑은 좋아하는 것 플러스 알파라던데 대체 그 알파의 실체가 애매무쌍해주시니 원. 어쨌든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나를 좋아한다고, 내게 잘해준다고 다가 아니며, 예나 지금이나 헤어질 때 아프고 힘들더라도 그만큼 서로 많이 좋아할 수 있는 사람을 만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넘 당연한 건가. 그리고 뭐니뭐니해도 마음이 예뻐야 남자고 가슴이 따뜻해야 남자라는 명제에는 변함이 없다. 아, 잘생기면 플러스 알파~♡


# Present : 올해 받았던 가장 인상적인 선물은 바로 요 인형이다. 서울에 놀러갔을 때, 인사동에서 친구가 내게 선물한 것이다. 그 녀석은 자나깨나 동기사랑을 외치더니 찬바람을 헤치고 달려가 이 깜찍한 인형을 내게 안겨줬다, 와락, 하진 않았고 짜식, 했다. 가지고 있는 인형이라곤 못생긴 긴팔원숭이 뿐이었는데 속으로 무척 감동했다. 우리는 물론 예전부터 서로 몸무게 걱정이나 해주는, 정말 아무 일도 일어날 수 없는 절망적인 관계이긴 하지만 오랜만에 얼굴 본 기념이라고 선물도 다 해주고, 짜슥, 못 보던 사이 사람 됐군아. 아무튼 갓 제대한 예비역 방 같던 내 방이 요 녀석 덕분에 환해졌다. 곰인형은 있으니 다음엔 개인형을 사달라고 해야겠다. 왈왈.

# Style : 우리 동네의 잘나가는 헤어드자이너이신 미스터 수지 아저씨의 권유로 머리를 좀 길러볼까 했는데, 다시 미스터 수지 아저씨의 권유로 단발머리로 싹둑, 잘라버렸다. 여름에 갔을 땐 길러보지, 하시더니 요번에 갔을 땐 겨울엔 잘라야 돼, 하시더라는. 결국 드자이너 맘대루라는. 신기에 가까운 가위질로 나를 현혹시킨 후, 마치 초등학생 딸내미를 꾸짖듯 반말 쩍쩍 해대시는 칼있쑤마도 여전하시다. 나보다 훨씬(?) 연세도 많으신데 내게 꼬박꼬박 존대하시는 알라디너 분들이 새삼 고맙게 느껴진다. 오프라인의 나는 처음 보는 사람에게도 이상하게 반말을 들을 때가 많은데 아무래도 어딘가 좀 만만하게 생긴 모양이다. 새해엔 머리도 기르고, 허리 잘록한 정장도 입고 다니고, 메이크업에도 신경써야지, 라고 하기엔 별로 자신이 없고 그냥 반말 들어도 기분 나빠하지 말기로 한다. 난 마음이 넓으니깐.-_-



# Society : 올해도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역시 대미를 장식하는 것은 대선이겠지. 평소 괜찮게 생각했던 사람들이 정치판에 발을 담그는 순간, 눈꼬랑지 부근부터 이상하게 변모해가는 모습을 보는 것이 그리 좋지만은 않다. 원하는 것을 넘칠만큼 가진 후, 한 차원 이상의 것에 욕심을 내는 그 마음을 이해는 한다. 그렇듯 개인의 영달을 추구하는 정치꾼 말고 비전 있는 정치가의 모습을 기대하기엔 우리나라의 의식 수준이 여전히 미흡한 걸까. 누군가의 굽신거림에 한번 중독된 사람은 거기서 헤어나오기가 죽기보다 힘든 모양이다. 정치는 안 하고, 정치꾼만 하려고 부단히들 애쓰는 걸 보면. 시끄러운 홍보트럭 때문에 붕어빵 아저씨 고막 터지는 건 아닐까, 오늘도 걱정된다. 지들이 대신 붕어빵 구워줄 것도 아니면서 하필 고 옆에서 난리법석들이람.

# Question : 사람 사는 게 참 부조리하다. 굉장하게 들리지만 그냥 간단히 말해서 마음 먹었던 대로, 뜻했던 대로, 잘 풀리는 것도 있지만 안 되는 게 더 많다는 의미다. 공부를 시작했고 비교적 성실했다고 생각하지만, 공부 이외의 것들에 대해선 성실하려고 했음에도 잘 되지 않았던 것들도 많았다. 미술시간, 직접 물감을 섞어가며 만들었던 색상환처럼, 삶이 둥근 원을 중심으로 해서 똑고른 색조로 옮겨가는 건 아닌 것 같다. 필연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실수가 되기도 하고, 우연처럼 생각했는데 운명이 되기도 한다. 고로, 다음에 무슨 색이 튀어나올지 아무도 모르는 거다. 빨강 다음이 곧 다홍인 것은 색상환에서나 가능한 것일 뿐. 결국 사람은 노랑연두가 나오거나 남보라가 끼어들 것에 대비해 성실에 성실을 거듭하는 수 밖에. 어쩌면 삶은 이렇듯 다채롭다는 그 사실에 만족할 수 있어야 하는지도 모르겠다.

# Hope : 08년도 계획은 미정이다. 아무리 한치 앞을 모른다 해도 계획 없이는 그나마 더 깜깜하니깐 리스트를 만들긴 만들어야 하는데. 우선을 일년 더 남은 대학원 생활을 열심히 해야겠지. 하면 할수록 느끼는 거지만 공부도 다 때가 있다는 어른들 말씀이 맞는 것 같다. 물론 모든 걸 불사하는 강한 의지만 있다면 사소한 제약들이야 문제될 것이 없지만 점점 나이를 먹고 세월의 때가 묻을수록 스스로 공부하고 배운다는 것이 말처럼 쉽지만은 않다. 수확량이 얼마나 될지는 모르지만 그저 묵묵히 괭이질을 해대는 농부의 마음이어야 하는데, 점점 심신의 소박함은 사라지고 각박함만 늘어나니 문제다. 나는 공부의 달인도, 생활의 달인도 되지 못할텐데, 페이퍼의 달인에라도 도전해 볼까.-_-


# Aladdin : 서재 2.0으로 바뀐 후부터 어딘가 아직도 낯설다. 원래 적응력이 떨어지긴 하지만 이건 좀 심한 것 같군. 내 서재 이외의 공간에서 어떤 웃기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을지 넘흐넘흐 궁금한데 대체 어디서부터 기웃거려야 할지를 모르겠어서 그냥 브리핑 정도만 해오고 있다. 올라오는 글들을 보며 느끼는 것이지만, 알라딘엔 유쾌한 미남들도 많지만 재주꾼 미녀들도 참 많은 것 같다. 마치 매일 업데이트 되는 따끈따끈한 잡지를 읽듯, 그들의 일상과 리뷰와 재능을 엿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 중에 악한은 드물지 싶다. 책과 글이라는 공통분모 덕분에 소통에 있어서도 자유로우면서도 참 건전하다. 올해도 이 곳에 와서 책을 고르고, 다양한 리뷰를 읽고, 일상의 희로애락에 공감하며 많은 도움을 입은 것 같다.  

 

 일일이 모두의 안부를 챙길 수는 없겠지만 이 글 읽으시는 분들, 한 해 마무리 잘 하시고 다가오는 무자년에 무쟈게 좋은 일들만 많이 생기셨음 좋겠어요. 연말이라고 과음하지들 마시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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웽스북스 2007-12-06 2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어 저도 이런 정리 해보고싶어요~ 저도 올해의 영화는 별 이변이 일어나지 않는 한 '밀양'입니다. 깐따삐야님의 리뷰를 찾아 읽어봐야겠네요

깐따삐야 2007-12-06 21:20   좋아요 0 | URL
완소녀 웬디양님께서 찾아와주시고 넘 반가워요.^^ 그쵸? 밀양 정말 최고였는데. 밀양 보고나서 '싸이보그는 괜찮아'보다 더 짜증난다고 말한 사람도 봤답니당.-_-

웽스북스 2007-12-06 21:23   좋아요 0 | URL
그럼 사이보그지만 괜찮아,도 재밌게 본 저는 고마 칵 나가 죽겠습니다

깐따삐야 2007-12-07 00:01   좋아요 0 | URL
존재의 이유가 라이스메가트론이라고 하셔서 깜딱, 놀랐는데 끝까지 읽어보니 이해가 되네요. 독특하고 아기자기하단 느낌은 들었는데 저한테는 아무래도 너무 난해한 영화였나봐요.-_-

깐따삐야 2007-12-06 2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웬디양님, ㅋㅋㅋ 취향 독특하시긴 한데요. 대관절 임수정과 정지훈이 찾아헤매던 존재의 이유는 몰까요.-_-

웽스북스 2007-12-06 23:11   좋아요 0 | URL
어머,그런가요? ㅎㅎ 이렇게 물어보시니까 되게 조심스럽네요-
주변에 싸이보그 재밌게 본 사람 그래도 좀 됐었는데, ('좀'의 수준이긴 하지만요-) 존재의 이유는 라이스메가트론 아닐까요? ㅋㅋㅋ (사실 저 라이스메가트론 이름이 기억이 안나서 옛날에 쓴 리뷰 찾아본 사건 ㅋㅋ) 모두 같지 않더라도, 자신의 방식을 상대의 방식에 맞춰가며, 그렇게 치유하고, 소통하는 데 있는 거라고 생각했어요 전 ^^

마늘빵 2007-12-06 22: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길다 길어. 헉헉. 저 곰탱이를 가장한 토끼녀석인지, 토끼를 가장한 곰탱인지, 것도 아니면 안녕 안녕 해대는 텔레토비인지 모르겠다만, 참 귀엽군요. 꽤 컸을 때까지 인형 안고 잤더랬는데. 한 20살까지? 방구석에 안고자던 불독은, 왈왈, 이제 먼지 뒤집어쓴채 수년을 미동도 않고 있구나. -_-

깐따삐야 2007-12-06 22:12   좋아요 0 | URL
아프님 바부. 클릭하면 커져요. 저건 토끼코트를 입은 곰돌이라구요. 개인형이 필요해요. 그 불독 저 주셈.-_-

마늘빵 2007-12-06 22:19   좋아요 0 | URL
어 진짜 클릭하니까 커졌다. 신기하네. 이런거 어떻게 하는거에요. 클릭해서 보니 더 귀엽게 생겼네. 불독은 침을 잘 흘리는데...

깐따삐야 2007-12-06 2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프님, 귀엽죠? 근데 저도 몰라요. 얼결에 클릭했는데 확 커져서 저도 놀랐음. 침을 흘린다니 인형인줄 알았더니 진짜 불독인갑네. 됐어요.-_-

마늘빵 2007-12-06 22:35   좋아요 0 | URL
-_- 침 흘린다니까 바로 싫다는거봐. 어쩌면 그건 내 침일지도... ( '')

깐따삐야 2007-12-06 2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프님, 그 말 듣고보니 더 싫으네? ( ")

마늘빵 2007-12-06 22:40   좋아요 0 | URL
-_-a 긁적...

라로 2007-12-06 2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밌고 엉뚱한 아줌마들도 있어요~.^^;;;저처럼,,ㅎㅎ

전 성격이 급해서 저렇게 정리 못해요~.
뿐 아니라 생각도 못해낼꺼에요~.ㅠ
다 나이탓이라고 할래용~~~호호호

깐따삐야 2007-12-06 23:06   좋아요 0 | URL
nabi님은 글에서 언급한 재주꾼 미녀에 속하십니당.^^ 제목은 괜히 메멘토가 아니랍니다. 정리해놓지 않으면 몽땅 까먹거든요. 젊은 것이 이렇다니 딱하기도 하죠.-_-

Mephistopheles 2007-12-07 0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라디오에서 들은 우수개 소리 중에 연말 망년회 송년회에 술을 퍼마시며 과음을 하는 이유가 한해동안 받은 상처, 슬픔, 울분을 잊기 위해서라는군요.^^
깐따삐야님도 내년에는 올해 못이루신 것 다 이루시는 한해되셨으면 좋겠습니다. (청첩장이 날라올라나??)

깐따삐야 2007-12-07 02:48   좋아요 0 | URL
와, 나도 많이 마셔야겠다.-_- 메피님 같은 남자 있음 소개시켜 주세요오. 내여자괴롭히지마, 라고 공개태그를 쓸 수 있는 남자루요.

가시장미 2007-12-07 0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깐따삐야님.. 너무 멋진글이네요.
글을 참 재미나게 잘 써주시네요. 으흐
정말 이제 한 해의 끝을 잡고 있네요. 시간이 참 빨라요.
사무실에 앉아서 하루를 시작할 때는 언제 퇴근하나... 막막한데..
멀리보면 시간이 벌써 이 만큼이나 흘렀네.. 하네요. ㅋㅋ

사실 얼마전부터 이웃서재로 등록하고 글을 엿봤드래요.
기회봐서 인사를 드리려고 했는데, 먼저 글을 남겨주셔서...
반가웠답니다! 화제의 글이 좋기는 좋군요. 으흐
앞으로도 좋은 글 부탁드릴께요. 그럼 오늘은 이만 :)

깐따삐야 2007-12-07 02:57   좋아요 0 | URL
예쁜 장미님이 오셨군요. 반가워요.^^ 요즘 저는 시험 때만 되면 소설책 붙들거나 서랍 정리하는 학생, 제삿날만 되면 이불 홑청 뜯어 빠는 며느리가 된 느낌이에요. 해야 할 건 많은데 이건 엄연한 도피 증세? 그래도 많은 분들과 소통할 수 있어서 그 점은 참 좋네요. 늦은 밤, 들러주셔서 감사해요~

BRINY 2007-12-07 08: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그저 빨리 보충수업없는 방학을 맞이하고 싶을 뿐입니다. 35년된 학교 건물은 바람이 숭숭. 게다가 애들은 왜 그리 문이란 문들은 열어젖히고 다니는지요.

깐따삐야 2007-12-07 13:23   좋아요 0 | URL
토닥토닥. 이해합니당. BRINY님 댓글을 볼 때마다 제가 교사란 사실을 급, 깨닫곤 해요.-_-

프레이야 2007-12-07 08: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내년이 무자년이에요? 이름 무쟈하게 좋으네요.
멋진 페이퍼에요, 깐따삐야님~

깐따삐야 2007-12-07 13:22   좋아요 0 | URL
무자년, 쥐띠해라네요. 혜경님께도 무쟈게 좋은 일들 많이 생기시길 바래요.^^

rainy 2007-12-07 1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삿날만 되면 이불 홑청 뜯어 빠는 며느리..
그런 사람들을 종종 만나게 되어 안심. 입니다 ^^
올해는.. 내년은.. 그런 생각들을 모처럼 덜 하는 12월이네요..
좋은거겠죠? ^^
학생들과 함께 계실때보다 요즈음이 더 귀여워지시는 것 같아요.
내년엔 더 더 귀여워 지시길 ^^;;

깐따삐야 2007-12-07 13:25   좋아요 0 | URL
전유성 아저씨가 그랬대요. 사람이 어떻게 항상 쓸데있는 일만 하고 사느냐구. 너무 멋진 말 아닌가요? 채신머리 없이 까불어도 좋게 봐주시니 감사해요.^^
 

  그야말로 endless paper.-_- 써야 할 페이퍼가 세 개씩이나 되는데 오늘은 이만 과감무쌍하게 접어주시기로 한다. 막 추웠고, 삭 떨었고, 넘 피곤하니깐. 알라딘 페이퍼만 열심히 쓰고 정작 기말 페이퍼는 안 써지니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으려고 하네. 정말 독창적이고 창의적으루다가 쓰고 싶은데 아뿔싸, 늦게 태어난 게 죄다. 내가 하고 싶었던 말은 누군가가 벌써 다 해놨다. 그러게, 사람이 다 거기서 거기지. 작품론을 쓰지 말고 그냥 작품을 하나 써오라고 하시지. 그게 더 쉬울 것 같다는 오만한 생각이 들려고 한다. 아무래도 정 안 되면 알라딘 마이페이퍼를 출력해서 제출해야겠다. 교수님에 대한 독창적인 칭찬이 있는 부분으루다가. 짝퉁 뿡뿡이. 뿡뿡이 이미테이션.

  영시 교수님은 종강 기념(?)으로 아무렇지도 않게 말씀하셨다. 혼자 살기엔 평균수명도 늘어나고 쓸쓸하지 않겠습니까, 똑똑한 여성들이 자식 교육도 잘합니다, 눈을 좀 낮추셔서 결혼들 하세요, 라고. 나는 거기다 대고 분명 누군가 테러를 한 것이라고, 이 동네는 농약을 쳤는지 당최 남자라곤 씨가 말랐다고, 무력감을 호소했다. 교수님은 하하하, 웃으시더니 교수회의 시간에 이 어처구니 없는 사태에 대해 다른 교수님들과 함께 의논해 보시겠단다. 옆에 서른다섯의 언니 선생님이 소근거렸다. 어머, 자긴 한창 때야. 정말 어처구니 없는 일이 아닐 수 없다.-_-

  지난 학기에 함께 스터디를 했던 선생님이 유학을 가신단다. 신화와 성경에 대한 지식이 해박한 분이어서 도움을 많이 받았는데 이제는 교육 쪽으로 다시 관심을 기울여 미국으로 가신단다. 남의 결단은 쉬워 보여도 정작 내 일이 되면 쉽지만은 않은 것이, 있는 자리 박차고 떠나는 일. 가족 모두가 2년 정도 계획하고 다 함께 떠난다는데, 도전이 끝나자 다시 새로이 도전하는 그 용기와 결단이 부러웠다. 이미 마흔을 훌쩍 넘긴 연세임에도 불구하고 그 눈빛에선 열의에 찬 십대마냥 초롱초롱 윤기가 흘렀다. 그에 비해, 아직 한창 때라는 내 눈빛은 동태의 춥춥한 눈동자를 닮아 있었다. 대략 어처구니 없어지려고 했다. 죽여주는 페이퍼를 쓰겠다고 덤비다가 지레 죽지 말고 이번에도 타협이 불가피할 것 같다. 내성적으루다가 연구와 사유에 몰두하리, 라고 쓴 게 언젠데.-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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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빵 2007-12-05 0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원래 레폿은 쓰려고 마음 먹으며 안써져요. 마음을 다 비우고 하루 종일 놀다보면 유레카, 할 때가 있어요. 그때 컴 앞에 앉으세요. :)

p.s. 한창 때 맞으시구만. -_- 어처구니가 없어라. 저도 하나 사야겠어요.

깐따삐야 2007-12-04 23:39   좋아요 0 | URL
음, 그렇죠? 그나저나 대체 얼마나 더 놀아야 써질까요. 에궁.

p.s. 저보다 한살씩이나 많으신 아프님. 어쭈구린 안 산다니깐요.>.<

마늘빵 2007-12-05 01:29   좋아요 0 | URL
이상하다. 저보다 한 살 어리시면 19살 이어야 하는데... 음 그런건가요?

p.s. 저도 어쭈구리는 없어서 못 팔아요. :p

깐따삐야 2007-12-04 2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프님, 정말 어처구니 없는 희망사항이군요. 삼시세끼 장어만 먹어도 그런 일은 안 생깁니다. 흑. 연세 지긋하신 알라딘 옹들이 이런 우리를 보고 뭐라고 하실지.-_-;;

p.s. 혹시 어쭈구리에 가보셨나요? ㅋㅋ

마늘빵 2007-12-05 01:29   좋아요 0 | URL
삼시세끼 장어를 안먹어봐서 무효. -_- 난 아직 어리다고오. '아직'을 붙여야한다는게 우울하군요.

p.s. 어쭈구리는 별로에요. 으슥하고 음침한 촛불 하나에 의지하는 테이블과 편안한 쇼파가 있는 곳이 더 좋아요. :)

깐따삐야 2007-12-05 0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전 내년까지는 이십대에욤. 부럽져? 부럽져? 이게 모니.-_-

어쭈구리는 팔랑팔랑하는 아해들이 가는 데라구요. 우리가 가봤자 물만 흐리죠. 음침, 쇼파, 그런 게 다~~ 나이 먹었다는 증거임.

마늘빵 2007-12-05 01:29   좋아요 0 | URL
-_- 안부러운데요. 저도 20댄데 왜 부러워요. 어처구니 없어라.

저는 원래 어릴 때부터 음침, 쇼파 이런거 좋아했어요. 돈 없어서 그런데 못다녔지 훙. 자꾸만 나이 먹일라고 그래. 어처구니 없어라. :p

깐따삐야 2007-12-05 0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허업? 당신을 알라딘의 '구라대마왕'으로 모십니당.

어릴 때부터 그러셨다니 조로네 조로. 쯧. -_-

마늘빵 2007-12-05 01:29   좋아요 0 | URL
-_- ...... -_ㅠ

Mephistopheles 2007-12-05 0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뭐야뭐야 이 양반들이 늙은이 앞에서..!!

마늘빵 2007-12-05 01:29   좋아요 0 | URL
아니 메피스토님 안주무셨습니까. ㅋㅋㅋ 메피스토님이 왜 늙은이에요. 꽃미남이신데.

깐따삐야 2007-12-05 00:41   좋아요 0 | URL
메피 오라버님이 가장 먼저 발끈하실 줄 알았어요.ㅋㅋ 그나저나 알라딘 꽃미남계의 지존이신 아프님 울렸다고 테러 당하는 건 아닐지. 그러게 왜 내년이면 서른씩이나 되고, 고기도 못 먹고 난리냐구요.-_-

마늘빵 2007-12-05 01:29   좋아요 0 | URL
어라어라. 고기 먹어요. 이제! 소랑 돼지는 먹어요. 근데 고기 안먹는게 더 좋은건데? 건강에도 좋고, 동물도 보호하고, 자연도 보호하고. 난 깐따삐야님이랑 같이 늙어가는 20대라니깐요옷.

알라딘 꽃미녀계의 지존이신 삐야님 울려서 테러 당하는 건 아닌지 모르겠네 =333

마늘빵 2007-12-05 0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야밤의 대화'가 왜 들통났나했더니 댓글 열 개 초과해서 저어기 메인으로 갔군요. 이런이런.

깐따삐야 2007-12-05 0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개사가 유행이던데 아프님을 위해 하나 지어야겠다. "세상에 뿌려진 고기만큼"

내일 그 동네에 저랑 친분 있는 가축들 다 풉니다.-_-


마늘빵 2007-12-05 01:28   좋아요 0 | URL
어! 유머였어요? 아이 재미없어라 =333

깐따삐야 2007-12-05 0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제 컨셉은 아무나 걸리기만 해봐, 라고 말씀드렸을텐데요? 아직 컨셉의 심각성을 못 깨닫고 계시네. 어디서 유머란 말이 튀어나옴? -_-

마늘빵 2007-12-05 01:28   좋아요 0 | URL
췟 :p

2007-12-05 01: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12-05 01: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라로 2007-12-05 05: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쭈~ㅎㅎㅎ(도 있어여~~~^^;;;)

깐따삐야 2007-12-05 20:48   좋아요 0 | URL
파하핫.-_-;;

조선인 2007-12-05 08: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어쭈~

깐따삐야 2007-12-05 20:48   좋아요 0 | URL
므하핫.-_-;;

비연 2007-12-05 1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흥! (ㅋㅋㅋ)

깐따삐야 2007-12-05 20:48   좋아요 0 | URL
헉!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