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 4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신 인간 과학 - 우주 생명 정신을 주제로 한 석학들의 대화 더 생각 인문학 시리즈 6
한스 페터 뒤르 외 지음, 여상훈 옮김 / 씽크스마트 / 2018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 제목의 묵직함과 다르게 소프트한 서술이 인상적이다. 다만 책이 다루고 있는 소재들이 묵직한 탓에 쉽게 읽히지는 않는다. 물론 이건 읽는 내가 과알못인 이유에서 기인할 것이다.

이 책의 가치는 인간의 역사처럼 오래된, 하지만 명쾌하게 답을 할 수 없는 소재들을 한 권에 모아놓은다음, 각 분야의 석학들로 하여금 짧게(이것이 중요하다!) 말하게끔 한 데 있다. 이 책이 처음부터 결론을 기대하지 않은 방송용 토론의 출판물이라는 점은 쉬운 서술을 담보하고 있다.

40년동안 자연과학에 대해 모르쇠로 살다, 조금의 관심이 싹트려고 하는 시기에 만난 이 책은 참 반가웠다.이야기를 읽으며 수시로 발언자의 약력을 확인하는 것도 번거롭기는 하지만 쏠쏠한 재미다. 그리고 누군가가 고등학생 자녀에게 논술이나 국어영역을 대비하여 책을 추천해달라고 한다면 이 책 역시 권하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숲 속에서
마리 홀 에츠 지음, 박철주 옮김 / 시공주니어 / 1998년 5월
7,000원 → 6,300원(10%할인) / 마일리지 350원(5% 적립)
2017년 07월 31일에 저장
구판절판
나도 나도
최숙희 글.그림 / 웅진주니어 / 2009년 6월
11,000원 → 9,900원(10%할인) / 마일리지 550원(5% 적립)
양탄자배송
내일 아침 7시 출근전 배송
2017년 07월 31일에 저장



2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촛불문화제가 끝나고 시위대는 자연스럽게 거리로 향했다. 오늘(27일)은 끝까지 따라가 보기로 했다. 청계광장을 벗어난 대열은 을지로로 방향을 트는가 했더니 신세계백화점 앞에서 유턴을 두 번이나 했다.

 

명동 쪽으로 향해 가기에 명동성당에 들어가서 정리하는가보다 했더니 계속 직진해서 명동성당을 끼고 돌아 을지로 4가 쪽을 향하다가 경찰에게 막혔다. 그러나 충돌을 피하고 다시 유턴, 명동 내부를 통과해서 롯데백화점으로 향하다가 다시 경찰에게 막히자 이번에는 명동 밀리오레 앞으로 와서 정리집회를 했다(그 뒤 내가 빠진 뒤에도 집회는 이어져 또 백여명이 연행되었다고 한다).

 

왜 이런 경로를 나열하나 하면, 이 대열에는 '좌표'가 아니라 '지속' 그 자체가 중요했다는 것을 말하기 위해서다. 즉, '청와대로 가자!'는 등의 이동 목표가 없고, 열리면 가고, 막히면 돌면서 조금이라도 더 긴 시간 살아남자는, 전자가 근대적 운동기획이라면 후자는 마치 생명체의 삶의 본능이랄까, 뭐 그런 느낌이었다.

 

시위대 앞에 지도방송을 하는 누군가가 있긴 했지만, 전체적으로 시위대는 비조직적이었고 산만했다. 그런데도 비폭력 원칙을 확고히 지켜 불필요한 경찰과의 충돌을 피한 것은 훌륭했다. 일부 격화된 시위대가 경찰에게 목청을 높이며 싸울 태세를 보였지만, 대부분은 평화 기조를 지키려는 분위기였다. 어린 학생들과 아이들, 주부들도 있어 더욱 분위기는 그러했다. 그리고 난 비폭력 평화행진의 기조를 확고히 지지한다.

 

시위현장에서 <조선일보> 기자와 대화하다

 

마침, <조선일보> 기자인 선배를 거리에서 만났다. 예전에 술도 같이 많이 먹던 선배였고, 취업이 안 돼 괴로워하다가 어떻게 <조선일보>에 들어가게 되었을 때, 핼쑥한 얼굴로 변명도 많이 하던 선배였다. 그 속에서 자신이 대학시절 배운 가치들을 지켜나가겠다고 얘기도 했지만, "존재가 의식을 규정한다"는 것은 진리이기에, 크게 기대하진 않았다. 다행히, 그 선배와의 관계는 그런 의식에 의해 시작된 관계는 아니었다.

 

"어이, 조중동!"

"조용해! 나 맞아 죽는다."

 

입사한 지 4년차인가 그런데 아직 시위 취재 담당이냐고 놀렸더니, 자기 '쫄따구'들은 다 지방에 가 있어서 벌써 며칠째 고생이란다.

 

"기사 좀 잘 쓰지! 왜 자꾸 욕 먹게 써?"

"내가 쓰는 거 아냐. 몇 시, 몇 명 이런 거 불러주면 안에서 써."

 

그런 거구만. <조선일보>에서 촛불집회가 '불법시위'로 변질되었다고 쓴 후 자기도 '밤길 조심해라'는 이메일을 수백 통씩 받고 있단다.

 

"그렇지만, 이렇게 거리를 점거하고 하는 시위가 불법시위지, 평화시위는 아니잖아?"

 

왠지 대화가 재미있어졌다. 사람이 보수화되는 과정은, 과거에 따르던 가치를 돌연 다른 가치로 바꾸는 것이 아니라, 사물을 '질서'의 눈으로 보는 것부터 시작된다. 시위를 하라, 법 테두리 내에서. 요구를 하라, 제도 안에서. 위험하거나 돌발적이지 않게. 그러나 질서화된 가치는 이미 생동하는 진보일 수는 없다.

 

"'OO시위'라고 할 때 'OO'에 넣을 수 있는 건 다양하지. '밤샘' 시위일 수도 있고, (무장하지 않았으니까) '평화' 시위일 수도 있고, 집시법을 위반했으니까 '불법' 시위라고 할 수도 있지. 어떤 사건이라도 속성은 여러 가지가 있는 법이니까. 문제는 왜 다른 속성은 제쳐놓고 하필 '불법'이라는 속성으로 사건을 정의하려고 하느냐지. 그 역시 의도가 있는 것 아닌가?"

"음…. 사실 청계광장에 앉아 집회할 때만 해도 나쁘지 않게 봤는데, 이렇게 밤 늦게 거리를 점거하고 다니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냐?"

 

의미? 사실 전술적으로 얼마나 유효하냐, 이런 문제라면 난 이 방식이 최고라고 말하긴 어렵다. 하지만 중요한 건 그런 게 아니다.

 

"그렇게 의미를 묻는 물음 자체가 무의미한 것 같은데? 사람들은 그렇게 논리정연하게 자기 행동을 시작하는 게 아니잖아. 또 어차피 이들의 힘으로 경찰을 뚫고 청와대에 갈 수도 없고, 간다 한들 뭘해? 그렇다고 우리에게 매체가 있어, 뭐가 있어. 효율성의 면만 놓고보면 우리에게 의미있는 수단은 어차피 없어. 중요한 것은 이 사람들의 행동에서 이들이 얼마나 분노하고, 절망하고 있는지를 느끼는 거지. 국민들이 이렇게 분노하고 절망하는데, 정부는 어떻게 할 거냐, 이게 핵심이지."



명령하라, 이뤄질 것이다? ... 시민사회는 절대 그렇지 않다

 

앞서 이 시위의 양상이 운동권들에게 익숙한 '좌표를 향한 이동'이 아니라 삶을 유지하려는 생명체의 본능 같다고 했다. 맞다. 어차피 대중이란, 그 안에 규정할 수 없는 역동성이 있다. 생물처럼, 본능적이긴 하나 비논리적인 경향성을 갖고 있다.

 

정치적 지도력이란, 이러한 대중들과 끊임없이 소통하고 이들을 설득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어떤 방향을 향하도록 하는 것이다. 미리 만들어 놓은 틀을 들이대며 그것이 질서라고 우기는 것은, 결단코 성공할 수 없는 지도력이다. 영화 <쥬라기 공원>에도 나오지 않는가? 자신이 과학자라고 공룡을 통제할 수는 없다. 특히 유전자 조작 같은 '간단명료한' 방법 따위로는.

 

'명령하라, 이뤄질 것이다.' 건설회사 사장으로선 익숙한 방식이겠지만, 시민사회는 절대 그렇지 않다. 그런 시민사회가 무질서하고 '비정상적'이라고 보는 발상에서 벗어나야 한다. 오히려 그 역동성과 돌발성이 있어야 건강한 시민사회다.

 

지금 시민들이 이렇게 화를 내고 무질서하게 움직이는 것이, 역으로 우리 사회를 튼튼하게 만드는 밑거름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제발 그 허상 뿐인 질서에 매달리지 말고, 사태의 근원을 해결하려고 해야 한다. 몇 명의 시위대를 잡아 가두거나, 배후세력이 어쩌니 하고 떠드는 것은 사태를 악화하는 지름길이다.

 

비록 가난한 국가지만 그래도 제 국민이 지지하는 쿠바 사회주의 정부는 카스트로를 빼고 말할 수가 없다. 카스트로는 어느 날, 대통령궁 창문을 열고 아래 광장에 모인 시민들에게 외쳤다고 한다.

 

"어이! 이웃 니카라과가 설탕이 부족하다고 한다. 우리는 많이 남으니 한 100톤 정도 보낼까?"

 

그랬더니 시민들은 자기들끼리 막 토론하더니 "좋소, 카스트로! 보내버려요!" 하고 대답했다고 한다.

 

독특한 카리스마를 갖고 대중과 소통하기를 두려워 않았던 카스트로기에, 50년의 장기집권 뒤에도 망명하거나 유폐되지 않고 시민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 아직도 문제를 모르겠나?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어제 밤 한 시 반 귀가, 세 시 취침.

아무래도 이명박 정권이 집회형태를 가두시위 양상으로 몰아가고 있는 듯한 느낌도 듭니다.
가면 갈수록 선택의 여지를 두지 않게 만들어버립니다.

딱 하나만 생각합시다.
하나님의 뜻은 어디에 있을까?
그래서 예수라면 어떻게 하셨을까?

미국산 소고기 수입으로 인해 광우병에 걸릴 확률이 0.01%라 해도 광우병에 걸릴 확률이 더 높은 사람은 부자입니까, 아니면 빈자입니까. 하나님은 누구의 편에 서 계십니까?

촛불집회를 주도했다는 이유로 고등학생이 수업시간중에 선생님에게 귀를 잡혀 끌려갈 때 하나님은 누구의 편에 서계십니까?

평회시위 도중 무차별적인 진압으로 시민들이 연행되었을 때 하나님은 누구의 편에 서계십니까?

하나님은 누구의 편에 서계실까요?
예수라면 어떻게 하셨을까요?
또 예수의 제자들인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어떻게 해야할까요?

칼 바르트의 ‘교회교의학’의 한 부분을 인용(정의와 평화가 입맞출때까지, 니콜라스 월터스토프 저, 홍병룡 역, IVP 간, 재인용)하며 마칩니다.

“하나님이 요구하시는 인간의 의(義), 그 분꼐 순종하여 이루어야 할 인간의 의-아모스 5:24에 따르면 강물처럼 흘러넘쳐야 할 공의-는 위협당하는 무죄한 자, 억압당하는 가난한 자, 과부, 고아, 나그네의 편에 서서 반드시 공의를 도모할 책임이 있다. 이 때문에 자기 백성의 삶에서 일어나는 사건들과 관련하여 하나님은 언제나, 무조건적으로, 또 열정적으로 그들의 편을, 아니, 그들의 편만을 옹호하시는 입장을 취하신다. 그리고 교만한 자를 반대하며 낮은 자의 편에 서시고, 이미 권리와 특권을 향유하는 자를 반대하시며 그것을 빼앗긴 자를 선호하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정의와 평화가 입맞출 때까지 IVP 모던 클래식스 3
니콜라스 월터스토프 지음, 홍병룡 옮김 / IVP / 2007년 6월
장바구니담기


O 하나님이 요구하시는 인간의 의(義), 그 분꼐 순종하여 이루어야 할 인간의 의-아모스 5:24에 따르면 강물처럼 흘러넘쳐야 할 공의-는 위협당하는 무죄한 자, 억압당하는 가난한 자, 과부, 고아, 나그네의 편에 서서 반드시 공의를 도모할 책임이 있다. 이 때문에 자기 백성의 삶에서 일어나는 사건들과 관련하여 하나님은 언제나, 무조건적으로, 또 열정적으로 그들의 편을, 아니, 그들의 편만을 옹호하시는 입장을 취하신다. 그리고 교만한 자를 반대하며 낮은 자의 편에 서시고, 이미 권리와 특권을 향유하는 자를 반대하시며 그것을 빼앗긴 자를 선호하신다. (칼바르트, 교회 교의학)

O 분명 하나님은 남을 짓밟는 죄와 탐욕의 죄에 심판을 내리시는 분이다. 하지만 이는 그분이 부자에 반대하여 가난한 사람들의 편에, 압제하는 자에 반대하여 압제당하는 자의 편에 서신다는 말과는 다르다. 우리가 하나님 앞에 설 때는 모두가 가난한 자요 모두가 억압당하는 자가 아닐까?

- 이 말만 보면 저자는 약간은 모호한 입장을 취한다. 하나님 앞에서는 모두가 가난한 자요, 모두가 억압당하는 자라는 지극히 원론적인 이야기로 빠져버린다.-153-154쪽

O 한 사회에 가난한 자들이 있다는 사실은 그분의 뜻에 어긋나는 일이다. 그분의 나라가 완성되면 가난한 자가 전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한 사회에 가난한 자들이 있을뿐만 아니라 부자들도 있다는 사실은 더더욱 그분의 뜻에 어긋나는 일이다. 그런 현실에서, 그분은 당연히 가난한 자들의 편이다. 그들이야말로 피해자라고 그분이 직접 말씀하시기 때문이다.

- 저자는 하나님 앞에서 계급적이며 대립적인 사고를 인정하지 않는다. 하지만 빈부의 문제를 넘겨버리지도 않는다. 계급적인 관점에서 빈부의 문제가 잘못되었다, 하나님은 가난한 자를 선호한다, 이것이 아니라, 빈부의 문제는 하나님의 정의와 배치되기 때문에 그분은 가난한 자의 편에 설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159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 4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