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차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3권 중에서..
새로운 충격이 온몸을 휩쓸어, 마시고 있던 술을 다 쏟아버릴뻔 했다. 그는 심각한 사태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재빨리 술잔을 비워버렸다. 그리고, 또 재빨리 한 잔을 더 들이켜 앞에 마신 술을 뒤따라 보냄으로써, 앞서 마신 술이 뱃속에서 잘 있는지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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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째서 두 잔째 술이 처음 들어간 술의 안부를 전해주지 않는지 알아보려고 세 잔째 술을 후딱 마셔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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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술을 또 한 잔 다른 목구멍에다 쏟아 부었다. 이 술이 앞서 들어간 술을 밀어줌으로써 서로 힘을 합해, 두 번째에 들어간 술이 제 기능을 하도록 만들어주리라는 것이 그가 생각한 계획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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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네 잔째 술이 이런 임무를 다 잘 이해했는지 불안해져서, 계획을 좀더 잘 설명해주라는 뜻에서 다섯잔 째 술을 파견했고, 사기 진작 차원에서 여섯 잔 째 술도 내려보냈다.
술 마시는 이유를 참 구구절절히 붙여놓은 글귀들을 보니.. 한편으론 웃음이 나고, 한편으론 서재인들이 생각난다. 아마도 며칠간 음주 페이퍼를 상당히 많이 읽었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