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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3 - 시오리코 씨와 사라지지 않는 인연 ㅣ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1부 3
미카미 엔 지음, 최고은 옮김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13년 8월
평점 :
아마 다 책을 조금이라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비슷할 것인데, 아무래도 책에 대한 책은 가장 흥미가 간다. 물론 난 아직 헌책까지 수집하러 다닐 정도의 장서가는 아니다. 근래에 들어서 어떤 책의 판본의 차이나 가치에 대해서 민감해지기는 했지만. 그러던 차에 이런 고서점과 관련된 이야기는 내게 정말 매력적이었다. 꼭 롤플레잉의 스토리 진행인듯한 느낌이 들어서, 그렇게 크게 나에게 맞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이 책 속에서는 한 권의 헌책에는 세월만큼 어떠한 사연이 있다... 이야기가 있다... 이런 식의 이야기를 많이 한다. 글쎄. 아직 내가 헌책을 산 적이 거의 없어서 모르겠지만, 몇달전에 내가 팔았던 중고서적이 어느 누군가에 닿았다는 사실을 눈에 본다면 어떤 느낌이 들지 모르겠다. 이 사람은 모르지만, 나에게 인연이 닿아있구나... 라는 생각을 할까?... 몇달 전부터 역사에 깊은 관심(이라고 해야할지)을 가지게 되면서 어떤 인터넷 모임에 가입한적이 있었다. 어떤 누군가가 학위논문을 헌책방에서 구해서 읽었다며 사진을 찍어 올렸는데, 그게 어느 누군가에게 전하는 말이 적힌 책이었다. 이럴때면 그 책의 사연이 궁금해진다. 저자가 직접 전해준 그 상대방이 어떤 이유(저자와의 트러블? 아니면 정말 곤란한 일이 있어서? 받은 사람이 돌아가셔서 유족이 내다판건가? 아니면 누군가가 도둑을 해서 내놓은 것일까?)로 헌책방에 내놓아졌는지 궁금해하고 상상하는 즐거움이 정말 컸다. 이 책을 읽으면서도 그런 즐거움으로 읽었다.
물론 이 책의 화자인 '나'와 시오리코 사이의 미묘한 감정을 엿보는 것도 즐거운 것이기도 할 것이다. 훌룡한 책이라거나...그렇지는 않아서 훗날에 가서도 기억할 것 같지는 않지만, 그래도 역시 책에 대한 이야기는 더할나위 없이 나에게는 즐거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