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를 위하여 1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51
이문열 지음 / 민음사 / 2001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정식으로 읽은-어떤 강제에 의한 것이 아닌- 이문열의 소설이다. 이문열이라는 이름 속에는 다양한 문학적 성취와 권위등이 있겠으나, 최근에 발언을 통해 형성된 이미지는 보수반동의 한 문인일 따름이다. 아마도 젊은 사람들 상당수는 그런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십년도 넘게 되었는가 싶은데, 그의 책 화형식이 있기도 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정확히 어떤 이가, 어떤 이유로 그런 화형식을 가졌는지는 뚜렷하게 기억나지 않는다.  그렇지만, 지금 황제를 위하여 1권을 읽고 난 이후에는 그런 이미지가 형편없는 문인으로 폄훼당했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가 이룬 문학적 성취라고 해도 나는 잘 모르겠다만, 형편없는 소설은 아니라 생각되기 때문이다.

 

 어쨋거나, 황제를 위하여는 한국판 돈키호테라 해도 될 듯한 약간은 황당무계한 황제를 이야기를 담고 있다. 시작은 그런 황제의 이야기를 알고 있는 유일한 노인에게서 이야기를 전해들은 한 기자가 연의형식을 빌려 황제를 이야기한다는 구조를 취하고 있다.  1권에는 총 3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황제의 아버지인 정처사가 어떤 기묘한 일을 겪고, 정감록에 등장하는 정 진인이라는 것이 자신이 아들임을 확신하고, 그런 황제가 그런 소명을 깨달으며, 온갖 편력과 그 끝(?)에 이르러는 개국까지 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대목에서 가장 우스꽝스러운 것은 3년동안의 황제의 편력에 있었던 일들이다.  황제의 격은 낮지 않을지 몰라도 그 황당무계한 생각등은 엉뚱한 상황으로 흐르게 한다. 거기에 동조하는 이들조차 있으니... 그런 황당무계함은 그의 신민들의 절명까지도 생각해야되지 않을까 할 정도로 바보스러운데가 있다. 하지만, 옆에 김명국이라는 인물은 그런 황제의 황당무계함을 알고서 어떻게든 그런 방향으로 흐르지 않도록 하고 있다.  1권의 마지막에 왕자 융에게 말하는 대사에 그런 마음을 잘 담고 있는 듯 하다.  황제의 황당무계함은 우스꽝스러우면서도 안쓰러운 마음이 있는데, 그래도 그나마 그런 황제의 실체와 그를 따르는 무리들에 대한 정확한 파악을 하고 있는이가 있어서 그나마 다행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과연 개국과 동시에 태조가 된 황제와 그를 따르는 무리들이 어떠한 이야기를 만들어갈지 기대하며 2권을 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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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12-02-24 2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뭐 진보,보수의 개념을 떠나서 이문열의 초기 작품들은 힘이 느껴지지요.전 예전판으로 이 책을 갖고 있는데 이걸 2권으로 분권하다니 민음사가 좀 넘하단 생각이 드네용^^;;;

가넷 2012-02-25 00:09   좋아요 0 | URL
안 그래도 2권으로 분권될만한 분량도 아닌데, 좀 너무 하단 생각을 하긴 했습니다. ㅋㅋ